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1장)11. 사슴과 새를 벗으로 하다〔鹿鳥爲侶〕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5:04

 

 

 

후주(後周)시대 행인(行因)스님은 여산(廬山) 불수암(佛手巖)에 은거하여 살았는데 밤이 깊어질 때마다 한 마리의 사슴과 꿩이 돌집 곁에서 깃들어 쉬었다.   그렇게 오래됨에 자연히 친구처럼 길들여졌으므로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스님은 평생 제자를 받지 않았고 이웃 암자의 스님이 보살펴드렸다.

   하루는 말하기를,

   "발을 걷어 올려라.   내가 떠나련다."

고 하였다.   그래서 발을 걷어 갈고리에 걸자, 침상을 내려와서 몇 걸음을 걸어가다가 우뚝 선 채로 돌아가셨다.

 

   이에 찬탄하노라.

 

   욕심 많은 사람은 죽으려 하면

   욕심은 더욱더 간절해진다.

   심하면 향도 팔고 짚신도 팔면서

   전전긍긍 애착을 놓지 못한다.

   단순히 세상 사람뿐만 아니라

   부처님 제자도 이런 사람이 있도다.

   스님은 일생동안 맑은 기상이

   사람을 감동시켰고

   노니시듯 돌아기시니

   과연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