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 도적(道積)스님은 촉(蜀) 지방 사람으로 익주(益州) 복감사(福感寺)에 머물렀는데 성품이 인자하였다. 전염병이 든 자가 있었는데 살이 썩어 문드러져 더러운 냄새가 심하여, 냄새를 맡는 사람은 코를 싸 쥐었다. 스님은 그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다 주면서 행동과 마음이 전혀 다르지 않았다. 혹은 같은 그릇에다가 음식을 먹기도 하였으며, 때때로 옷을 기워 주고 빨래도 해 주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까닭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였다.
"향기와 악취는 마음으로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이다. 내 어찌 마음을 둘로 하겠는가? 여기에 의지해서 연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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