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큰스님 법어집/정통선의 향훈
석가모니의 성도(成道)
우리 인류는 45억 이상 되는 인총(人總)이 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 불행하게도 거의 태반이 되는 수가 무종교인, 종교가 무엇인지 모르고
서 인간을 물질의 노예로 타락시키는 그런 부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는 인간존재를 물질로 보지 않는 종교인이 되었습
니다. 그러한 가운데도 또 다행히, 우리는 자기 본질, 인생의 영원한 길, 그
런 길에 갈 수 있는 무상대도(無上大道)인 불교를 믿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하신 오늘을 당해서 우리는 새삼스럽게 우리 행복
을 되새기고 동시에 더욱 더 감격해서 마지않는 것입니다 .
석가모니가 나오시기 전에 또는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한 대성자(大
聖者)가 없었더라면, 우리 인간은 자기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 수가 없습
니다. 자기 고향을 알 수가 없습니다. 또는 어떠한 것이 참 지혜인가, 하는
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방황하고 헤매는 불행한 인간, 인간 존재밖에 모르는 그러한 현상적인 인
간이 영생(永生)의 자리, 죽지않는 행복, 이러한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로지
석가모니의 참다운 깨달음에서부터 비로소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깨달음은 그냥 우연히 안락한 가운데서 얻을 수 있는 것
은 아닙니다. 부처님의 6년 고행(苦行)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행이었고,
그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이룬 과거전생의 여러 가
지 고행과 난행(難行)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어떤 때는 주린 범한테 아낌없이 자기 몸을 보시했으며 또, 어떤 때는 참
다운 진리의 몇 구절의 법문을 얻기 위해서 나찰(羅刹)한테 자기 몸을 바쳤
습니다.
또, 어떤 때는 부처님의 진리를 얻기 위해서, 하나의 경문을 베끼기 위해
서 자기 살을 벗기어 종이를 삼고 자기 뼈를 분질러서 붓을 삼고 자기 피를
뽑아서 먹을 삼았습니다.
또한, 어떠한 때는 부처님의 찬란스러운 공덕(功德)을 기리기 위해서 한
발을 들고서 칠일칠야(七日七夜),일곱 날 일곱 밤을 부처님을 찬탄해서 마
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가지가지의 난행고행(難行苦行), 심히 어려운 성실한 고행이 쌓
여서 석가모니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뒤에도 역시 6년 고행이라는 무시
무시한 각고(刻苦)의 고행이 거기에 또한 곁들였습니다.
그렇게 해가지고서 성도(成道)하신 날이 2500여년 전의 오늘입니다.
이렇게 해서, 가시밭을 다 헤치고 성불할 수 있는 탄탄대로(坦坦大路)를
놓았음에도 불구하고서 우리는 아직도 그 길을 바로 못 가고 있습니다.
우리 불교현황을 볼 때, 바로 간다고 하면 이와 같이 혼돈(混沌) 스러운
비극적인 사태가 있을 수가 없는 것인데, 탄탄대로를 다 놓았음에도 불구하
고서 그 길로 바로 못 가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행을 야기(惹起)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은, 어떠한 것이 부처님의 참다운 대도(大道)인가? 어떻게 가야만
이 그러한 길로 바로 갈 수가 있는 것인가? 이것을 우리는 재차 다시 되돌
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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