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곡천스님의 기이한 행 담주(潭州) 도오산(道吾山)에 큰 못이 하나 있었는데, 성미가 고약한 용이 살고 있었다. 못 위에 작은 나뭇잎만 떨어져도 의례 우뢰가 치고 며칠 동안 비가 내리니, 그 곳을 지나는 길손들은 감히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였다. 자명(慈明)스님이 곡천 대도(谷泉大道 : 宋代人, 임제종)스님과 함께 그 곳..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9. 만법과 일심 / 영명 연수(永明延壽)스님 영명 연수(永明延壽:904~975)스님이 스스로 물었다. 이 근본 식심(識心)을 일체법의 체(體)라 하고, 항상하여 움직이지 않는다[常主不動]고도 하였다. 그렇다면 만법은 이 한마음[一心]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이 한 마음에서 떠나 있는 것인가? 만일 만법이 마음에 있다면 만법이란 변해가는 것인데 어찌..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8. 광인스님 영정찬 옛날 큰스님들은 산에 살면서 사물에 빗대어 자기의 뜻을 표현한 일이 많았는데, 이는 스스로가 즐기면서 또한 사람을 깨우치려는 의도에서였다. 이를테면 자호 이종(子湖利蹤:800~880)스님의 ‘축견(蓄犬)’* 공안과 도오 원지(道吾圓智:769~835)스님의 ‘무의단홀(巫衣端笏)’* 공안이 이와 같은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7. 「능엄경」의 유포 천태종(天台宗) 강사들은 예전에 지자(智者:538~597)스님이 인도의 어떤 낯선 스님[異僧]에게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다. “용수(龍樹)보살이 일찌기 관정부(灌頂部)의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10권을 외워 5천축국(五天竺國)에 퍼뜨렸는데 이 모두가 다른 경전에서는 듣지 못한 것..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6. 운문스님의 북두장신 / 옥간 림(獄澗林)스님 여산(廬山)의 옥간 림(玉㵎林)스님은 운문 문언(雲門文偃:864~947)스님의 ‘북두장신 인연(北斗藏身因緣)’에 관한 게송을 하였다. ‘북두에 몸 숨긴다’는 말 꺼낸 뒤부터 법신이 당당하게 드러났다오 운문스님이 이를 팔아먹고는 여지껏 마음대로 헤아려 보네. 北斗藏身爲擧揚 法身從此露堂堂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5. 임제스님의 삼현삼요와 「참동계」 임제 의현(臨濟義玄: ?~867)스님은 말하였다. “대체로 불법을 거론할 때에는 모름지기 한 귀절[一句]에 ‘삼현(三玄)’*을 갖춰야 하고 일현(一玄)에 ‘삼요(三要)’를 갖춰야 한다.” 현(玄)과 요(要)의 말씀을 여러 납자들은 까마득히 몰랐지만 분양 무덕(汾陽無德:947~1024, 汾陽善昭)스님만은 그 뜻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4. 왕안석의 불법에 관한 지견 왕문공(王文公:王安石)이 처음 재상이 되었을 때, 하객이 문에 가득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아무 말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벽 위에 시 한 수를 썼다. 눈서리 쌓인 대숲 사이 종산사여 늙은 몸 돌아가 이 생을 맡겨볼까. 霜筠雪竹鍾山寺 投老歸歟寄此生 또한 정월 15일에 상국사(相國寺)에서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3. 격식을 넘어선 행 / 법등 태흠(法燈泰欽)스님 법등 태흠(法燈泰欽:?~947)스님이 처음 홍주(洪州) 쌍림사(雙林寺)에 주지를 맡았을 때 말하였다. “산승은 본디 깊은 산골에 숨어 지내며 생을 마칠까 했었는데 청량(淸涼 : 法眼) 노스님이 여지껏 깨닫지 못한 화두가 있다 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를 위해서라도 그 화두를 완전히 깨쳐야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2. 스승과 도반을 분명히 선택함 / 단제 희운(斷際希運)스님 단제 희운(斷際希運:?~856년경)스님은 지난날 낯선 스님[異僧]과 함께 천태산(天台山)을 구경하며 며칠을 다닌 적이 있다. 그때 강물이 넘쳐 건너지 못하고 지팡이를 꼽아 둔 채 우두커니 있노라니, 그 스님이 삿갓을 배로 삼아 올라타고 건너 버렸다. 이에 단제스님은 큰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내 진.. 임간록(林間錄) 2008.03.12
11. 백낙천이 제스님에게 보낸 편지 향산거사(香山居士) 백낙천(白樂天 : 771~846)은 불경에 심취하였으며, 그와 교류하는 사람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았다. 그가 제(濟)스님에게 보낸 편지를 살펴보면, 심오하고 은미한 이치를 깊이 깨치고 고매한 불법을 밝게 알았다. 나는 항상 그의 글을 읽다 말고는 덮어두고 매우 감탄하며 그의 인품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