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원각경(圓覺經)

제4.金剛藏菩薩章(금강장보살장)

通達無我法者 2007. 12. 14. 21:14
  미혹의 본질

  그때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두 무릎을 끓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비하신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 원각의 청정한 대다라니의 인지법행과
점차 방편을 선양하시어
모든 중생들의 몽매함을 개발케 해주시니,
모임에 온 법회 대중들은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입고
환의 가리움이 밝아져서 지혜의 눈이 청정해졌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중생들이 본래성불이라면
어찌하여 다시 온갖 무명이 있습니까?

    만약 모든 무명이 중생에게 본래 있다면
    무슨 인연으로 여래께서는 다시 본래성불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시방의 다른 중생들이 본래 불도를 이루고 후에 무명을 일으킨다면,
    일체 여래께서는 어느 때에 다시 일체 번뇌를 내시게 됩니까?

    오직 원하오니 막힘이 없는 대자[無遮大慈]를 버리지 마시고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비밀장을 열어 주시며,
    말세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수다라교의
    요의(了義) 법문을 듣고 영원히 의심을 끊게 해주소서."

    이렇게 말하고는 오체투지하고 이와 같이 세 번 거듭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금강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재선재라, 선남자여.
    그대들이 능히 모든 보살들과 말세 중생들을 위해서
    여래에게 깊고깊으며 비밀스러운 구경방편을 묻는구나. 
    이는 모든 보살들의 최상의 가르침인 요의 대승인지라,

    능히 시방세계의 수학(修學)하는 보살과 모든 말세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결정한 믿음[決定信]을 얻어서 길이 의심을 끊게 하니,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이에 금강장보살이 가르침을 받들어 기뻐하면서 모든 대중들과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모든 세계의 시작하고 마치고 생기고 멸하고
    앞서고 뒤지고 있고 없고 모이고 흩어지고 일어나고 그침이
    생각 생각 상속하여 순환 왕복함에
    갖가지로 집착하고 버리는 것이 다 윤회이니라.
    윤회에서 벗어나지 않고 원각을 변별하면
    그 원각성(圓覺性)이 곧 한가지로 유전하리니,
    만약 윤회를 면한다면 옳지 못하리라.

    비유하면 움직이는 눈이 능히 잔잔한 물을 요동시키는 것과 같으며,
    또 움직이지 아니하는 눈이 회전하는 불을 따라서 도는 것과 같다.
    구름이 지나감에 달이 움직이는 것과,
    배가 지나감에 언덕이 움직이는 것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움직이는 것이 쉬지 아니함에
    저 물건이 먼저 머문다는 것도 오히려 얻지 못하거늘,
    어찌 하물려 생사에 윤전하는 때 묻은 마음이 일찍이 청정하지 아니하고
    부처님 원각을 관함에 뒤바뀌지 아니하겠는가.
    이런 까닭에 그대들이 다시 세 가지 미혹[三惑]을 일으키느리라.

    선남자여, 비유하면 환의 가림으로 망령되이 허공꽃을 보았다가
    환의 가림이 만약 없어지면, 이 환의 가림이 이미 멸했으니
    어느 때에 다시 일체 모든 환의 가림을 일으키는가라고 말하지 말라.
    무든 까닭인가? 환의 가림과 허공꽃 두 가지가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허공꽃이 허공에서 멸할 때에
    허공이 어느 때에 다시 허공꽃을 일으키는가라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어서 일어나고 멸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사와 열반은 한가지로 일어나고 멸하거니와,
    묘각이 두렷이 비춤에는 꽃도 가림도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마땅히 알라.
    허공이 잠시도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잠시도 없는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다시 여래의 원각이 수순해서 허공의 평등한 본성이 됨이겠는가.

    선남자여, 금광석을 녹임에 금은 녹여서 있는 것이 아니며
    이미 금을 이루고 나면 다시 광석이 되지 아니한다. 
    끝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금의 성품은 무너지지 않으니,
    마땅히 본래 성취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부처님의 원각도 또한 다시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여래의 묘한 원각의 마음은 본래 보리와 열반이 없으며,
    또한 성불과 성불하지 못함이 없으며,
    망령된 윤회와 윤회가 아닌 것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단지 모든 성문들이 원만히 한 경계도
    몸과 마음과 말이 다 끊어져서
    마침내 저가 친히 증득하여 나타난 열반에 이르지 못하거늘,
    어찌 하물며 능히 사유하는 마음으로
    여래의 원각경계를 헤아릴 수 있겠는가?

    마치 반딧불로써 수미산을 태움에 마침내 그럴 수 없는 것과 같이,
    윤회하는 마음으로써 윤회의 견해를 내어
    여래의 대적멸 바다에 들어간다면 마침내 능히 이르지 못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내가 설하기를,
    '일체 보살들과 말세 중생들이
    먼저 비롯함이 없는 윤회의 근본을 끊으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지음이 있는 사유는
    유위의 마음[有心]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다 육진의 망상 인연 기운이요, 실제 마음의 체는 아니다.

    이미 허공꽃과 같으니 이러한 사유를 사용해서
    부처님 경계를 분별한다면,
    마치 허공꽃에다 다시 허공과일을 맺는 것과 같아서
    망상만 점점 더해질 뿐이니, 옳지 못하니라.


    선남자여, 허망하고 들뜬 마음이 공교한 견해가 많아서
    능히 원각방편을 성취하지 못하니
    이와 같은 분별은 바른 물음이 아니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을 설해 말씀하셨다.


        금강장이여, 마땅히 알아라.
        여래의 적멸한 성품은
        마치고 시작함이 일찍이 있지 아니하니
        만약 윤회하는 마음으로
        사유한다면 곧 뒤바뀌어서
        다만 윤회하는 경계에 이를 뿐이요
        능히 부처님의 바다에는 들지 못하느니라.


        비유하면 금광을 녹임에
        금은 녹인 까닭에 있는 것이 아니며
        비록 본래 금이나
        마침내 녹임으로써 이루어지니라.
        한 번 진금의 체를 이루면
        다시는 거듭 광석이 되지 않느니라.


        생사와 열반과
        범부와 모든 부처님께서 한가지로 공화상[空花相]이라.
        사유도 오히려 환화이거늘
        어찌 하물며 허망함을 힐난하리오.
        만약 능히 이 마음을 요달하면
        그런 후에야 원각을 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