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를 뛰어넘은 대자유의 삶을 좇아
청화 큰스님이 열반에 드신 지도 벌써 반 년이 지났습니다. 생과 사가 모두 무상한 것인 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스님의 열반 앞에서 우리 제자와 문도들은 참으로 크나큰 슬픔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오늘까지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열반을 당하여 장마비 같은 눈물을 뿌리던 아난과 같이, 우리는 평소 큰스님에게 받은 자비에 대한 감사와 아쉬움을 세세토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우선 급한 대로 이 작은 책을 묶어 큰스님의 가르침을 새삼 음미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청화 큰스님은 일찍이 백양사 운문암 금타화상의 문하로 출가한 이래, 반백 년이 넘게 오로지 수행과 교화에만 헌신해 오신 종문의 큰스승이셨습니다. 출가 이전부터 사재를 헌납하여 학교를 세우시더니, 출가 후에는 눈푸른 납자로서 염불선을 주창하시어 선문의 종장으로 이 땅에 부처님의 법을 구현하신 출격장부이자 대선지식이셨습니다. 평생을 제방선원에서 일종식으로 일관하시며 오로지 생과 사를 뛰어넘는 자유를 위하여 혼신을 바치셨습니다. 특히 20여 년 전부터는 동리산 태안사에서 감로의 문을 열고 사부대중을 제접하시니, 이로부터 사마외도(邪魔外道)는 입이 막히고, 미륜중생(迷倫衆生)은 비로소 눈을 열게 되었습니다. 실로 큰스님의 법상 아래서 번뇌의 불을 끄고 업장을 닦아낸 자의 수가 동리산의 참나무보다도 많았거니와, 큰스님의 자비로운 모습을 뵈올 때마다 저희 제자들뿐만 아니라 산천의 초목들도 머리를 숙였습니다. 큰스님께서 보여주신 크나큰 법력과 가르침으로 인해 불일(佛日)은 참으로 그 빛을 더했다고 할 것입니다. 큰스님의 많은 가르침과 무거운 말씀 가운데, 사부대중이 가장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을 우선 간추려 책으로 묶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바른 공부는 부처님 공부밖에 없다던 큰스님의 가르침을 새삼 되새기면서, 큰스님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을 더불어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48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곡성 성륜사에서 주지 도일 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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