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장아함경(長阿含經)

불설장아함경 제21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6:27
[686 / 740] 쪽
  

불설장아함경 제21권

 

 

  후진 홍시 연간에 불타야사ㆍ축불념 한역
  
[제4분] ④
  30. 세기경 ④
  9) 삼재품(三災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事]이 있다. 장구(長久)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일월과 세수(歲數)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세간의 재앙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이 세간이 무너지려 할 때까지의 기간으로서 그 중간은 장구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이 세간이 다 무너진 뒤에 그 중간은 텅 비어서 세간이 없는 기간으로서 장구하고 멀고 멀어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천지가 처음으로 생겨나 성립되려 할 때까지의 기간으로서 그 중간은 장구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넷째 천지가 이미 성립되어 오랫동안 머물러 무너지지 않는 기간으로서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장구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네 가지 일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삼재(三災)가 있다. 어떤 것이 삼재인가? 첫째는 화재(火災)요, 둘째는 수재(水災)요, 셋째는 풍재(風災)이다. 이 삼재에는 세 한계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광음천(光音天)이요, 둘째는 변정천(遍淨天)이며, 셋째는 과실천(果實天)이다. 만일 화재가 일어나면 광음천
[687 / 740] 쪽
  까지 이르니 광음천이 그 한계가 되고, 만일 수재가 일어나면 변정천까지 이르니 변정천이 그 한계가 되며, 만일 풍재가 일어나면 과실천까지 이르니 과실천이 그 한계가 된다.
  어떤 것을 화재라 하는가? 화재가 처음 일어나려고 할 때에는 이 세간 사람들은 다 바른 법을 행하고 바른 소견을 지녀 뒤바뀐 생각이 없으며, 열 가지 선행을 닦는다. 이 법을 행할 때 어떤 사람은 제2선(第二禪)을 얻어 몸을 솟구쳐 허공에 올라가 성인도(聖人道)ㆍ천도(天道)ㆍ범도(梵道)에 머물면서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마땅히 아시오. 이것이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는 제2선의 즐거움입니다. 제2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이 때 세간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그를 우러러 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오직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는 제2선의 도(道)를 말씀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는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설명한다.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닦아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그리하여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또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ㆍ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을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의 세계가 다 없어지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과, 나아가 범천 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없어진다. 이 때가 닥치면 먼저 지옥이 다 없어지고 그 뒤에 축생이 다 없어지며 축생이 다 없어진 뒤에 아귀가 다 없어진다. 아귀가 다 없어진 뒤에는 아수륜이 다 없어지고 아수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천왕이 다 없어지며 사천왕이 다 없어진 뒤에는 도리천이 다 없어지고 도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염마천이 다 없어진다. 염마천이 다
[688 / 740] 쪽
  없어진 뒤에는 도솔천이 다 없어지고 도솔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화자재천이 다 없어진다. 화자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타화자재천이 다 없어지고 타화자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범천이 다 없어진다. 범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되고 사람이 다 없어져 남음이 없게 된 뒤 이 세상은 무너지고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그 뒤에는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않아 온갖 곡식과 초목이 저절로 말라죽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行)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큰 흑풍(黑風)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땅에서 4만 2천 유순쯤 떨어진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두 개의 해가 나타나고 두 개의 해가 나타난 뒤에는 이 세간에 있는 모든 작은 강과 봇물과 도랑물은 다 말라 버린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땅에서 4만 2천 유순쯤 떨어진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세 개의 해가 나타나고 세 개의 해가 나타난 뒤에는 이 세간의 모든 물인 항하(恒河)ㆍ야바나하(耶婆那河)ㆍ바라하(婆羅河)ㆍ아이라바제하(阿夷羅婆提河)ㆍ아마겁하(阿摩怯河)ㆍ신타하(辛陀河)ㆍ고사하(故舍河)는 다 말라 남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689 / 740] 쪽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불어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네 개의 해가 나타나고 네 개의 해가 나타나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인 대선견못[大善見池]ㆍ아뇩대못[阿耨大池]ㆍ사방타연못[四方陀延池]ㆍ우발라못[優鉢羅池]ㆍ구물두못[拘物頭池]ㆍ분타리못[分陀利池]ㆍ리못[離池] 등 이 세간의 모든 샘물과 못은 다 마르고 만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다섯 개의 해가 나타나고 다섯 개의 해가 나타나면 바닷물은 점점 줄어 1백 유순에서 7백 유순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때 대해의 물은 점점 줄어 남은 것은 7백 유순ㆍ6백 유순ㆍ5백 유순ㆍ4백 유순 나아가 1백 유순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때 바닷물은 점점 줄어 7유순ㆍ6유순ㆍ5유순 나아가 1유순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690 / 740] 쪽
  그 뒤에 바닷물은 점점 줄어 7다라(多羅)나무ㆍ6다라나무에 이르고 나아가서는 1다라나무의 깊이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갈수록 얕아져 일곱 사람ㆍ여섯 사람ㆍ다섯 사람ㆍ네 사람ㆍ세 사람ㆍ두 사람ㆍ한 사람 키만한 깊이가 되고 다시 허리에 이르고 무릎에 이르다가 결국은 복사뼈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마치 봄비와 같고 뒤에는 또 소발자국에 고인 물과 같다가 결국은 완전히 말라 사람의 손가락도 담글 수 없게 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다 밑의 모래에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쌓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나고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나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까지도 다 연기를 일으키며 타오른다. 그것은 마치 도가(陶家)에서 질그릇을 처음 구울 때처럼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691 / 740] 쪽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다 밑의 모래에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쌓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난다.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은 다 활활 타버리나니, 마치 도가의 가마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과 수미산이 모두 다 활활 타버리면 동시에 사천왕의 궁전ㆍ도리천의 궁전ㆍ염마천의 궁전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의 궁전까지도 또한 모두 활활 타버리고 만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법을 구하라.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길에 모두 타버린 뒤에는 바람이 불어 불꽃이 광음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 곳에 처음 태어난 천신의 자식들은 이 불꽃을 보고 모두 두려운 마음을 내어 말한다.
  '아, 이것이 무엇인가?'
  먼저 태어난 모든 하늘신들은 뒤에 태어난 모든 하늘신들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저 불꽃은 예전에도 여기까지 이르렀었지만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꺼지고 말았다.'
  이전의 불빛을 생각하기 때문에 광념천(光念天)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에 모조리 타버린 뒤에는 수미산왕은 점점 무너져 1백 유순과 2백 유순, 나아가 7백 유순까지 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92 / 740] 쪽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법을 구하라.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에 모조리 타버린 뒤에는 대지와 수미산이 다 타서 재조차 없게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하라. 이 대지가 불에 다 탄 뒤에는 땅 밑의 물이 다 없어지고 땅 밑의 바람도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하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화재가 일어날 때에 하늘에서 다시는 비를 내리지 않아 온갖 곡식과 초목이 저절로 말라 죽는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스스로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물 밑의 바람이 다하게 되는데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스스로 알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화재라 한다.
  어떻게 화겁(火劫)이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 중에 있다가 광음천에까지 이르면 골고루 비를 내리는데 빗방울이 수레바퀴만 하다. 이렇게 무수한 백천 세 동안 비가 내리면 그 물이 점점 불어나 그 높이가 무수한 백천 유순이나 되고 광음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 때 네 가지 큰 바람[大風]이 불어 그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이 점점 줄어 백천 유순에서 무수한 백천만 유순으로 줄어든다. 그 물의 사면에서는 승가(僧伽)라는 큰 바람이 불어와서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天宮)으로 변한다. 이 인연으로 범가이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점점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그
[693 / 740] 쪽
  물의 사면에서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天宮)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타화자재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점점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그 물의 사면에서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거품이 생겨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화자재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도솔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승가라는 바람이 불어와서 물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염마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물 위에 있는 거품은 깊이가 60만 8천 유순이나 되어 그 가장자리가 끝이 없다. 비유하면 이 세간의 샘물에서 물이 흘러나오면, 물 위에 거품이 생기는 것처럼 그것도 또한 그와 같다.
  어떤 인연으로 수미산이 있는가? 어지러운 바람이 일어나 이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을 만든다. 이 산의 높이는 60만 8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8만 4천 유순이며,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무슨 인연으로 네 아수륜의 천궁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사면에 큰 궁전을 세운다. 이 궁전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8만 유순이며, 저절로 7보의 궁전으로 변화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사천왕의 궁전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바다의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중턱 4만 2천 유순쯤에 되는 곳에 저절로 7보 궁전을 변성(變成)한다. 그러
[694 / 740] 쪽
  므로 사천왕의 궁전이라고 한다. 무슨 인연으로 도리천의 궁전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위에 저절로 7보의 궁전을 변성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가타라산(伽陀羅山)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보배산을 변성한다. 그 산의 뿌리는 땅 속으로 4만 2천 유순이나 내리고, 또 가로와 세로가 각각 4만 2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가타라산이 생겨난다.
  또 어떤 인연으로 이사산(伊沙山)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가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이사산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2만 1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2만 1천 유순이며, 그 변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이사산이 생겨난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이사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수진타라산(樹辰陀羅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만 2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만 2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이루어졌다. 이런 인연으로 수진타라산이 생긴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진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아반니루산(阿般尼樓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6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가각 6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아반니루산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아반니루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미린타라산(彌隣陀羅山)1)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니린타라산(尼隣陀羅山)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니린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비니타산(比尼陀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
  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니린타라산(尼隣陀羅山)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니린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비니타산(比尼陀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
  
1) 뒤에서는 '니린타라(尼隣陀羅)'라고 하였다. 송ㆍ원ㆍ명 3본에도 니린타라로 되어 있다.
[695 / 740] 쪽
  각 1천 2백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비니타산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비니타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금강륜산(金剛輪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3백 유순이요 가로와 세로도 각각 3백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금강륜산이 생겼다.
  무슨 까닭으로 하나의 월궁전이 있으며 일곱의 일궁전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저절로 하나의 월궁전과 일곱의 일궁전을 변성한다.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었으며 흑풍에 불려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온다. 이런 인연으로 일월의 궁전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저절로 4천하와 8만 천하를 변성한다. 이런 인연으로 4천하와 8만 천하가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4천하와 8만 천하에 저절로 대금강륜산(大金剛輪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6만 8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6만 8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한계가 없다. 단단한 금강으로 되어 있어 부술 수가 없다. 이런 인연으로 대금강륜산이 생겼다.
  그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큰 비를 골고루 내리는데 빗방울은 수레바퀴만 하다. 그 물이 가득 넘쳐 4천하와 수미산이 잠기게 된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땅에 불어와 큰 구덩이를 만들면 시냇물은 모두 그 가운데로 들어간다. 이로 말미암아 바다가 생기고 이런 인연으로 네 개의 큰 바닷물이 생긴다.
  바닷물이 짠 것은 세 가지 인연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 저절로 생긴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광음천까지 이르게 되면 곳곳에 비가 내려 천궁(天宮)을 씻고 천하를 씻는다. 범가이천의 천궁과 타화자재천의 천궁으로부터 아래로는 염마천의 천궁과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과 큰 산과 수미산까지 다 씻어 내린다. 그 중에 모든 곳에 있던 더럽고 짠 모든 부정한 즙액이 아래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 동일한 맛이 되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둘째 옛날에 큰 선인(仙人)이 바닷물을 금주(禁呪)로써 영원히 짜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마시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짜다. 셋째 저 큰
 
[696 / 740] 쪽
  바닷물에 온갖 중생들이 섞여 살고 있는데 그 몸이 큰 것은 1백 유순과 2백 유순에서 7백 유순이나 되는 것까지도 있다. 그 중생들이 그 속에서 숨을 들이 쉬고 내쉬며 토하고 들이마시며, 대소변을 보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이상의 일들을 화재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수재(水災)라 하는가? 수재가 일어날 때에는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바른 법을 받아 행하고 바른 소견을 가지며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고, 열 가지 선업을 닦는다. 선업을 닦고 나서 기쁨이 없어진 제3선(禪)을 얻은 어떤 사람이 몸을 솟구쳐 허공으로 올라가 성인도(聖人道)ㆍ천도(天道)ㆍ범도(梵道)에 머물며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즐거움입니다.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그를 우러러 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그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도(道)를 설명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도를 설명한다. 이 세상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제3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변정천(遍淨天)에 태어난다.
  그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3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ㆍ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ㆍ광음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3선의 도를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 세계가 다하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광음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다 없어진다. 그 때가 닥치면 먼저 지옥이 없어진 뒤에 축생이 없어지고 축생이 없어진 뒤에 아귀가 없어진다. 아귀가 없어진 뒤에 아수륜이 없어지고 아수륜이 없어진 뒤에 사천왕이 없어진다. 사천왕이 없어진 뒤에 도리천이 없어지고 도리천이 없어진 뒤에 염마
[697 / 740] 쪽
  천이 없어진다. 염마천이 없어진 뒤에 도솔천이 없어지고 도솔천이 없어진 뒤에 화자재천이 없어진다. 화자재천이 없어진 뒤에 타화자재천이 없어지고 타화자재천이 없어진 뒤에 범천이 없어진다. 범천이 없어진 뒤에 광음천이 없어지고 광음천이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되고 사람이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된 뒤 이 세간은 무너지고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위로 변정천에까지 이르면 곳곳에 큰 비를 내리는데 온통 뜨거운 물만 내린다. 그 물이 들끓어 천상(天上)을 볶으면 모든 하늘의 궁전은 다 녹아 없어져 남는 것이 없게 된다. 그것은 마치 소유(蘇油)를 불 속에 던지면 다 볶이고 녹아 없어져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광음천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비는 범가이천의 궁전을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인다.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넣으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범가이천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타화자재천ㆍ화자재천ㆍ도솔천ㆍ염마천의 궁전을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이되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넣으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 모든 궁전들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까지 다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이는데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던지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것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물은 대지를 볶아 없어져서 남음이 없고 땅 밑의 물도 다 없어지고 물 밑의 바람도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바뀌어 믿을 만한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698 / 740] 쪽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의 궁전도 볶이고 녹아서 없어진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범가이천의 궁전도 볶이고 녹아서 없어진다. 심지어는 저 땅 밑의 물까지도 다 없어지고 물밑의 바람까지도 다 없어지는데 그 사실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수재라고 한다.
  어떻게 수재는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변정천까지 이르면 곳곳마다 비를 내리는데 빗방울이 수레바퀴만 하다. 이와 같이 무수한 백천 세 동안 비가 내리면 그 물이 점점 불어나서 변정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네 가지 큰바람이 불어 이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은 점점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사면에서 승가(僧伽)라는 큰 바람이 일어난다. 그 바람이 물을 불어 흔들어대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나 모여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7보로 장식된 광음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광음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저 승가 바람이 물에 불어와 흔들어댄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나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에 있으면서 저절로 7보로 장식된 범가이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와 같이 나아가 바닷물이 한맛으로 짜게 되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화재가 본래대로 돌아갈 때와 같다. 이것을 수재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풍재(風災)라 하는가? 풍재가 일어날 때에는 이 세간 사람은 모두 바른 법을 받들고 바른 소견을 가지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으며, 열 가지 선업을 닦는다. 선행을 닦고 나서 청정함을 호념(護念)하는 제4선(禪)을 얻은 어떤 사람이 몸을 솟구쳐 허공으로 올라서 성인도ㆍ천도ㆍ범도에 머무르면서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청정함은 호념하는 제4선의 즐거움입니다. 청정함을 호념하는 제
[699 / 740] 쪽
  4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그 때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그를 우러러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청정함을 호념하는 제4선의 도를 말씀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제4선의 도를 연설한다.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제4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과실천에 태어난다.
  그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 목숨을 마치면 인간세계에 태어난다. 거기서 다시 제4선을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과실천에 태어난다.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변정천의 중생들에 이르기까지도 목숨을 마치면 인간 세계에 태어나 제4선을 닦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과실천에 태어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 세계가 다 없어지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변정천 세계에 이르기까지도 다 없어진다. 그 때 지옥세계에 이르기까지도 다 없어진 뒤에 축생이 다 없어지고 축생이 다 없어진 뒤에 아귀가 다 없어지며 아귀가 다 없어진 뒤에 아수륜이 다 없어지고 아수륜이 다 없어진 뒤에 사천왕이 다 없어지며 사천왕이 다 없어진 뒤에 이와 같이 계속하여 변정천까지도 다 없어지기에 이른다. 변정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고 사람이 다 없어져 남음이 없으면 이 세간은 무너지고 곧 재앙이 일어난다.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승가(僧伽)라 하는 큰 바람이 일어나서 과실천에까지 이르른다. 그 바람은 사방으로 퍼져 변정천의 궁전과 광음천의 궁전에 불면 궁전과 궁전이 서로 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진다.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두 개의 구리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음이 없는 것처럼 두 궁전이 서로 맞부딪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범가이천 궁전과 타화자재천 궁전에 불어오면 궁전과 궁전이 서로 부딪쳐 먼지처럼 남김 없이 부서진다. 마치 역사가 두 개의 구리
[700 / 740] 쪽
  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두 궁전이 서로 부딪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화자재천의 궁전과 도솔천의 궁전과 염마천의 궁전에 불어와서 궁전과 궁전을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남김 없이 부수어 버린다. 마치 역사(力士)가 두 개의 구리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공이와 공이를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저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남김 없이 부서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4천하와 8만 천하에 불어와서 모든 산과 큰 산과 수미산왕까지 백천 유순이나 되는 높은 허공으로 날려 버린다. 산과 산은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지는데 마치 역사가 손에 가벼운 겨를 집어 공중에 뿌리는 것처럼 저 4천하의 수미산과 모든 산을 다 부수어 흩어버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바람이 불면 대지가 다 없어지고 땅 밑의 물이 다 없어지며, 물 밑의 바람이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의 궁전과 광음천의 궁전이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진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나아가서는 땅 밑의 물까지도 다 없어지고 물 밑의 바람까지도 다 없어지는데 누가 정말이라고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믿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풍재라고 한다.
[701 / 740] 쪽
  어떻게 풍재가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과실천에까지 이르면 큰 비가 내리는데 그 빗방울은 수레바퀴만 하다. 무수한 백천 년 동안 장마비가 내려 그 물이 점점 불어 과실천에 이르면 그 때 네 가지 바람이 불어 이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이 점점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이 되면 그 물의 사면에서 승가라고 하는 큰 바람이 일어난다. 그 바람이 불어와 물을 움직이면 파도가 일고 거품을 일으켜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갖가지 색깔이 뒤섞인 7보로 장식된 변정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런 인연으로 변정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저 승가 바람이 물에 불어와서 흔들어댄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에 있으면서 저절로 갖가지 색깔이 뒤섞인 7보로 된 광음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나아가 바닷물이 한맛으로 짠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화재가 본래로 돌아갈 때의 일들과 같다. 이것을 풍재라고 한다. 또 이것을 3재라 하고 이것을 3복(復)이라 한다.”
  
  10) 전투품(戰鬪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늘신과 아수륜이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毘摩質多羅阿須倫)을 잡아 5계(繫)로 결박하여 선법(善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7엽(葉)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은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
[702 / 740] 쪽
  다.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갔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러자 아수륜왕은 천상의 쾌락을 보고 사모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곧 스스로 생각했다.
  '이곳은 참으로 훌륭하구나. 정말로 살고 깊은 곳이구나. 다시 아수륜 궁전으로 돌아가서 무엇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5계가 곧 풀리고 다섯 가지 즐거움이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만일 아수륜이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다시 5계로 결박되고 다섯 가지 즐거움은 저절로 없어졌다. 그 때 아수륜을 묶은 결박이 더욱 더 조여들었다.
  악마에게 묶이는 것은 이보다 더 심하여 나[我]라는 생각을 내는 사람은 악마에게 묶이고 나니 남이니 하는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은 악마의 결박에서 풀려난다. 나라는 것에 대하여 애착하면 결박되고, 남이라는 애착에 사로잡혀도 결박되며,2)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결박이 되고,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몸[色]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몸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큰 걱정[患]이고, 종기이며, 가시이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라는 것이 큰 걱정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알아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라는 행을 닦는다.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결박이 되고,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몸[色]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몸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큰 걱정[患]이고, 종기이며, 가시이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라는 것이 큰 걱정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알아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라는 행을 닦는다.
  나라고 보는 것은 무거운 짐이 되고 방일함이 되며, 유(有)가 된다. 나는 꼭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유위(有爲)3)이고, 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몸뚱이[色]가 실재한다는 생각이 곧 유위이고, 몸뚱이
  
2) 이 부분이 '애아위박 애애위박(愛我爲縳 愛愛爲縳)'으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는 '수아위박 수애위박(受我爲縳 受愛爲縳)'으로 되어 있다.
3) 다음 생의 생사(生死)를 불러 일으키는 행위로 12연기 중 행(行)에 해당된다.
[703 / 740] 쪽
  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몸뚱이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나는 생각이 있다'는 생각도 곧 유위이고, '나는 생각이 없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유위(有爲)는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된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유위가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되는 줄을 알기 때문에 유위를 버리고 무위(無爲)의 행을 닦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서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도리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아수륜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러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7엽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들도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제각기 장엄했다.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서로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났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당으로 끌고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 때 제석천은 선법강당 위에서 어정어정 거닐고 있었다. 아수륜왕은 멀리서 제석을 보고 5계에 묶인 채 욕설로 꾸짖었다. 그러자 제석의 시자(侍者)가 제석천 앞에서 곧 게송으로 말했다.
  
  천제(天帝)께서는 무엇이 두려워
  스스로 열약(劣弱)함을 보이십니까?
  수질(須質)4)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잠자코 듣고만 계시다니.
  
4) 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를 말한다.
[704 / 740] 쪽
  그 때 제석천이 곧 다시 게송으로 시자에게 답했다.
  
  그에게는 또한 큰 힘도 없으니
  내 역시 저를 두려워하지 않으나
  어떻게 큰 지혜 가진 자로서
  저 지혜 없는 자와 서로 다투리.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소서.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답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자 욕설해도 지혜로운 자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자를 이기는 것이다.
  
  그 때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天王)께서 이제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사람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께서 두려움 품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705 / 740] 쪽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입니다.
  
  그 때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대답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내가 제일의 진리를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 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 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706 / 740] 쪽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천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 하지 말라. 그 때의 제석천은 바로 나의 몸이었다. 나는 그 때 인욕(忍辱)을 닦아 익혀 경박하거나 사납지 않았고 또한 항상 능히 인욕하는 사람을 칭찬하였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이 내 도를 펴려고 한다면 마땅히 인욕(忍辱)과 침묵을 닦고 원한의 마음을 품지 말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과 아수륜이 싸울 때 석제환인이 질다(質多) 아수륜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무기를 갖추고 성내고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서로 싸우자고 하는가? 이제 내 마땅히 너희들과 함께 도의(道義)를 강론하여 승부를 알게 하리라.'
  저 질다 아수륜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바로 모든 무기들을 버리고 싸움을 그친다면 아무리 함께 논의해 보라고 하더라도 누가 그 승부를 알 수 있겠는가?'
  제석이 가르쳐 말했다.
  '일단 함께 논의해 보자. 이제 너의 무리들이나 우리 하늘의 무리들 가운데는 자연히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어 승부를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 때 아수륜이 제석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게송으로 말하라.'
  제석천이 대답했다.
[707 / 740] 쪽
  '너는 옛날에 하늘신이었으니 네가 먼저 말하는 것이 옳겠다.'
  그 때 질다 아수륜이 곧 제석천에게 게송을 지어 말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라.
  
  그 때 아수륜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모든 하늘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 때 제석천은 곧 아수륜을 위해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이 욕설해도 지혜로운 이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이를 이기는 것이다.
  
  제석천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다 크게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양했다. 그러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천제(天帝)는 아수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러자 아수륜도 또 게송으로 말했다.
  
  천왕이 저렇게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이의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이 두려움 품었다고 말하리라.
[708 / 740] 쪽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이네.
  
  그 때 아수륜왕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뛰고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그러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러자 제석은 아수륜을 위해 게송을 말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나는 제일의 진리를 자세히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 보고
[709 / 740] 쪽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 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석제환인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기뻐 뛰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아수륜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하늘 무리와 아수륜의 무리들은 각각 조금씩 물러나 서로들 말했다.
  '아수륜왕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것이 있고 도검(刀劍)의 원수를 일으키며 싸움의 뿌리가 생기게 하고 모든 원결(怨結)을 키우며, 세 가지 유(有)의 근본을 심는다. 제석천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말이 없고 도검의 원수를 일으키지 않으며 싸움의 뿌리를 내지 않고 원결을 키우지 않으며 세 가지 유의 근본을 끊는다. 천제(天帝)가 말한 것은 훌륭하고 아수륜이 말한 것은 훌륭하지 못하니, 모든 하늘들이 이긴 것이고 아수륜은 진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석제환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때 부드러운 말로써 아수륜의 무리들을 이겼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또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아수륜이 이기고 모든 하늘들이 졌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천폭(千輻)의 보배 수레를
[710 / 740] 쪽
  타고 두려워하며 달아나던 도중에 섬바라(睒婆羅)나무 위에 있는 새 둥지를 발견하였다. 그 둥지 속에는 새 새끼가 두 마리가 있었다. 그래서 곧 마부[御者]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이 나무에 두 마리 새가 있으니
  너는 마땅히 수레를 돌려 피하라.
  설사 내가 원수에게 해를 입을지라도
  저 두 새의 목숨을 해치지 말라.
  
  그 때 마부는 제석의 게송을 듣고 곧 수레를 멈추고 길머리를 돌려 새가 있는 나무 위를 피해 갔다. 그러나 그 때 수레의 머리가 아수륜을 향했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멀리서 보배수레가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 군사들끼리 서로 말했다.
  '지금 제석천이 탄 천 폭의 보배 수레가 우리들을 향해 되돌아오고 있으니 반드시 다시 싸우려고 하는 것이다. 당해낼 수 없겠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곧 물러나 흩어졌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신들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무슨 까닭인가? 곧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니라. 나는 그 때 모든 중생들에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었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그러니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모든 하늘신들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었다. 그 당시 제석은 싸움에서 이기고 궁으로 돌아와 다시 최승(最勝)이라는 큰 집[堂]을 지었다. 동서의 길이는 1백 유순이고 남북의 길이는 60유순이었다. 그 집은 백 간에다 매 간마다 일곱 개의 교로대(交露臺)가 있고 낱낱의 대 위에는 일곱 명의 옥녀(玉女)가 있으며, 낱낱의 옥
[711 / 740] 쪽
  녀에게는 일곱 명의 하인이 있었다. 석제환인은 또한 이들에게 물품을 공급할 걱정이 없었으니, 왜냐 하면 모든 옥녀가 누리는 의복과 음식과 장신구는 전생에 지은 업을 따라 스스로 그 복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수륜과 싸워 이기고는 기쁜 마음에 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최승당이라고 이름한 것인데 또 1천 세계의 모든 당관(堂觀)도 이 집만 못했기 때문에 최승이라 이름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수륜은 혼자서 생각했었다.
  '내게는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신통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도리천신이나 해와 달 등 모든 하늘들은 항상 허공에 있으면서 내 머리 위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저 해와 달을 가져다가 귀걸이를 만들어 자재하게 노니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때 아수륜왕은 분노가 불꽃처럼 치솟아 곧 추타(捶打) 아수륜을 생각했다. 추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아수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준비하여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으로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사마리(舍摩梨) 아수륜을 생각했다. 사마리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생각했다.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대신(大臣) 아수륜을 생각했다.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712 / 740] 쪽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작은 아수륜을 생각했다.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무기를 갖추고 무수한 무리들과 서로 따라 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라가 아수륜왕은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몸에 보배 갑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기를 갖춘 무수한 백천의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경계를 떠나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했다.
  그 때 난다(難陀)용왕과 발난다(跋難陀)용왕은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둘러싸 산골짜기를 진동시키고 구름을 엷게 펼쳐 방울방울 조금씩 비를 내렸다. 또 꼬리로 큰 바닷물을 치니 바닷물은 파도가 일어 수미산 꼭대기까지 솟아올랐다. 그 때 도리천은 곧 생각하였다.
  '지금 엷은 구름이 약하게 끼어 방울방울 조금씩 비가 내리고 바닷물이 파도가 일어 이곳까지 이른다. 이것은 분명 아수라가 싸우려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상한 징조가 있는 것이다.'
  그 때 바다 속에 있던 거억(巨億)이나 되는 모든 용의 군사들이 다 창과 활과 칼을 가지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기를 갖추어 아수륜을 맞이해서 싸웠다. 만일 용이 이기게 되면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용들이 지면 용은 본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 가루라 귀신에게 달려가 그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그들이 승리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무기를 갖추어 우리와 함께 힘을 합하여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모든 용들과 힘을 합하여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
[713 / 740] 쪽
  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지화(持華)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하였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지화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이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상락(常樂)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상락 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에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사천왕에게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사천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사천왕은 곧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나아가 제석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에게 아뢴다.
  '아수륜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합니다. 이제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714 / 740] 쪽
  그 때 제석천은 시중드는 한 천신에게 명령해 말한다.
  '너는 내 말을 가지고 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의 천자들에게 가서 전달하라.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지금 모든 하늘들은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그러면 그 시중 드는 천신은 제석의 분부를 듣고 곧 염마천에서부터 타화자재천까지 가서 제석의 말을 그들에게 전달한다.
  '저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이제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그 때 저 염마천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수미산 동쪽에 머문다.'
  그 때 도솔천자는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준비를 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백천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수미산 남쪽에 머문다. 그 때 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서쪽에 머문다. 그 때 타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북쪽에 머문다.
  이 때 하늘 제석은 삼십삼천의 도리천을 생각했다. 삼십삼천의 도리천도 곧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을 생각했다.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715 / 740] 쪽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묘장(妙匠)귀신을 생각했다. 묘장귀신도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선주(善住)용왕을 생각했다. 선주용왕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천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지금 마땅히 가자.'
  그리고 곧 제석 앞에 나아가 섰다.
  그 때 제석은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몸에는 보배 갑옷을 입고 선주용왕의 정수리를 타고 무수한 모든 하늘들과 귀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스스로 하늘 궁전을 떠나 아수륜과 싸웠다. 이른바 잘 갖추어진 무기인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 등의 무기와 갑옷들은 다 7보로 된 것이었다. 그런데 칼날로 아수륜의 몸을 찔렀지만 그 몸은 상하지 않고 다만 칼날이 부딪칠 뿐이었다. 아수륜의 무리들도 7보로 된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을 가지고서 칼날로 모든 하늘의 몸을 찔렀지만 다만 부딪칠 뿐 해칠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이 욕행(欲行)의 모든 하늘5)과 아수륜들이 서로 싸웠는데 욕심으로 인하여 이렇게 된 것이다.”
  과 아수륜들이 서로 싸웠는데 욕심으로 인하여 이렇게 된 것이다.”
5) 모든 하늘'은 곧 욕계(欲界) 6천의 천신들을 말한다.
 

'經典 > 장아함경(長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설장아함경 제22권  (0) 2008.01.26
불설장아함경 제20권  (0) 2008.01.26
불설장아함경 제19권  (0) 2008.01.26
불설장아함경 제18권  (0) 2008.01.26
불설장아함경 제17권  (0) 2008.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