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계급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배상공이 대사께 물었다.
“어떻게 해야 수행의 등급에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종일토록 밥을 먹되 일찍이 한 톨의 쌀알도 씹은 바가 없으며, 종일토록 걸어다니지만 일찍이 한 조각의 땅도 밟은 바가 없다.
이러할 때에 나와 남 등의 구별이 사라져, 종일토록 갖가지 일을 하면서도 그 경계에 현혹되지 않아야만 비로소 자유자재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생각생각 모든 모양을 보지 않아서 앞뒤의 3제(三際)를 헤아리지 말라. 과거는 감이 없으며 현재는 머무름이 없고 미래는 옴이 없으니, 편안하고 단엄하게 앉아 움직이는 대로 내맡겨 얽매이지 않아야만 비로소 해탈했다고 할 수 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이 문중의 천 사람 만 사람 가운데서도 오로지 서너명만이 얻었을 뿐이니라. 만약 도 닦기를 일삼지 않는다면 재앙을 받을 날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이르기를, ‘힘을 다하여 모름지기 금생에 도업을 마칠 것이요, 뉘라서 누겁토록 나머지 재앙을 받겠는가?’라고 하였느니라.”
스님께서는 당(唐) 대중(大中 ; 847-859)년간에 본주(本州) 황벽산에서 세연을 마치셨다.
선종(宣宗) 황제가 단제선사(斷際禪師)라고 시호를 내리고 탑호는 광업(廣業)이라 하였다.
問 如何得不落階級 師云 終日喫飯 未曾咬著一粒米 終日行 未曾踏著一片地 與麽時 無人我等相 終日不離一切事 不被諸境惑 方名自在人 念念不見一切相 莫認前後三際 前際無去 今際無住 後際無來 安然端坐 任運不拘 方名解脫 努力努力 此門中 千人萬人 祇得三箇五箇 若不將爲事 受殃有日在 故云 <著力今生須了却 誰能累劫受餘殃>
師於唐大中年中終於本山 宣宗敕謚斷際禪師 塔曰廣業
ㅡ終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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