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선지식을 찾아가다 /오조선사
오조(五祖)스님이 처음 원조(圓照宗本)선사에게서 공부할 때 고금의 공안을 모두 깨쳤으나 한 스님이 흥화(興化存獎 :830~888)에게 물은 공안만은 알 수가 없었다.
한 스님이 흥화선사에게 물었다.
“사방팔방에서 닥쳐올 땐 어떻게 합니까?”
“중간을 쳐라!”
그 스님이 절을 하자 흥화선사가 말하였다.
“내가 어제 마을의 제사에 가다가 중도에서 때아닌 폭풍으를 만나 옛 사당 속에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오조스님은 이 공안을 가지고 또다시 가르침을 청하자. 그것은 임제의 가풍이니 그의 자손에게 찾아가 물어 보라고 하였다. 오조스님은 그 말대로 부산 원(浮山法遠)선사를 친견하고 공안에 대하여 가르침을 청하자 부산선사가 말하였다.
“이런 비유를 들 수 있다. 마치 서너집 되는 촌 마을에 땔감 장수가 긴 막대의 양편에 땔감을 담아 둘러메고서, 중간 서당(書堂)에서는 오늘 무슨 일을 하려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이 말에 오조는. 그런 경계는 대수롭지 않다고 하였다. 당시 부산 법원선사는 이미 연로하여 귀가 어두웠으므로 마침내 한분의 젊은 장로를 찾아가 보라고 하였는데 그가 바로 백운 단 (白雲守旦)선사였다. 부산선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그를 알지는 못하나 임제의 삼돈봉(三頓棒) 인연에 붙인 게송을 보니 그의 견지가 고결하였다. 그를 찾아가면 묻고 결택할만한 것이다.”
오조스님은 그 말을 따랐다.
“진정스님이 어느 날 황룡 노스님에게 말하였다.
ꡐ백운 수단이 임제 삼돈봉에 붙인 게송은 저의 경지와 같습니다.ꡑ
ꡐ너는 임제 삼돈봉을 어떻게 알고 있느냐?ꡑ
이에 진정스님이 송을 거론하자 황룡스님은 악! 하고 할을 한 뒤에, ꡐ백운은 깨달았지만 너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ꡑ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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