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공도사(恭都寺)의 정진과 게송
철경(鐵鏡至明)스님이 하산사(何山寺)에 살 때 그의 문하에 공도사(恭都寺)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명(四明) 사람으로 몸가짐이 청렴하고 불법 수행에 정진하며 날마다 법화경 한 권을 모두 외웠다.
임종 때 아무런 질병과 고통이 없이 옷을 갈아입고 가부좌 한 채 열반하였는데 화장을 해도 혓바닥이 불타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게송을 소리 높혀 읊조리며 추도하였고, 지금까지도 그 게송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어느날 밤 홀로 앉아 게송을 하였다.
온 산의 창아래 등잔불을 밝히니
화로에도 불이 없어 썰렁하구나
화두는 놔 두었다 그 이튿날 들자하고
도인은 종을 치러 또다시 누각으로 올라가네.
點盡山窓一盞油 地爐無火冷湫湫
話頭留向明朝擧 道者鼓鐘又上樓
철경화상은 법좌에 올라 특별히 이 게송을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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