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30. 걸식으로 어머니를 봉양하다 / 공 행이(恭行已)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43
 

 

 

30. 걸식으로 어머니를 봉양하다 / 공 행이(恭行已)스님


공 행이(恭行已)스님은 상우(上虞)의 사람이다. 일생 동안 어렵게 공부하여 내전(內典:불경)과 외전(外典)을 모두 탐구하였으며 특히 시를 잘했다.

어머니가 연로하여 의탁할 곳이 없자 걸식으로 봉양하였는데 어머니를 업고 전당(錢塘) 호수를 건너면서 읊은 시 한 수가 있다.


어머니는 가마 위에 계시고 아들은 길을 걷는데

가마에 오르지 않고 걸을 때면 어머니가 먼저 아들을 부른다

끊어진 다리 밑에 흐르는 저 물길 따라 석양이 지는데

차가운 숲에 어미새에게 먹이를 물려주는 까마귀 보기가 민망스럽다.

母在籃輿子在途  子行不母先呼

斷橋流水斜陽外  羞見寒林返哺烏


이 시를 음미해 보면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