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52. 세상에 나오는 엉터리 어록들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2:03
 

 

 

52. 세상에 나오는 엉터리 어록들


요즘 세상에는 머리 깎은 외도가 한 무리 있는데,

그들은 불조께서 남긴 말씀을 모아 실속없는 책으로 만들고는 이를 “어록(語錄)”이라 하여 신도들의 시주로 간행하고 있다.

 

그들은 원래 깨달은 바도 없는데다 불조 화두의 근본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현학적인 말로 어리석은 자신의 해석을 잘못 붙이니 아는 사람이 보면 두려운 마음에 흐르는 땀을 금할 길 없을 것이다.

 

소천강(炤千江)은 사명(四明) 사람이며 원직지(圓直指)는 천태 사람이며 혁휴암(━休菴)은 양주의 사람인데 세 사람 모두 온갖 번뇌에 얽힌 범부에 불과하며 정견(正見)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도 마음대로 “어록”을 발간하였다.

 

휘(暉)장주는 은현(鄞縣)의 사람으로 조천강에게 귀의하여 금강경을 조목마다 분석하고 제멋대로 송을 붙여 간행 배포하였다.

내가 동곡사(桐谷寺)에 있을 무렵 휘장주가 찾아왔기에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 경에다 제목을 붙였으며 무엇으로 종지를 삼았느냐?”

 

그러나 그는 전혀 아는 바 없었다.

하물며 그가 미혹한 중생을 위하여 무상정변지각(無上正遍知覺)을 표출해 낼려고 하겠는가.

이들은 모두 정인(正因)에 근본하지 않고 삿된 도에 힘써 세상에 재난을 주면서 자신의 명성만을 좋아하여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고 유혹하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슬픈 일이다.

 

오늘날 큰 법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마땅히 이들을 추방하고 바로 잡아야 하는데도 오히려 그들을 따라 칭찬하고,

어떤 이는 서문과 발문까지 써주고 있으니 그들이 불문에 끼친 죄는 매우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