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55. “선림보훈(禪林寶訓)”에 기재된 임시변통의 문제에 대하여

通達無我法者 2008. 3. 7. 08:39
 

 

 

55. “선림보훈(禪林寶訓)”에 기재된 임시변통의 문제에 대하여


“선림보훈(禪林寶訓)”에는 담당 준(湛堂準)스님이 이상로(李商老)에게 보낸 서신이 실려 있다.


요컨대 법을 잘 전하는 것은 변통에 달려 있습니다. 변통을 모르고서 교학과 문자에 얽매이고 모습과 망정에 집착하는 것은 모두가 임시변통을 통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만법은 하나로 돌아간다 하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느냐'고 물으니 조주스님께서, “내가 청주(靑州)에 있을 무렵 베 적삼 한 벌을 해 입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옛사람이 임시변통에 통달하지 못하고서야 이처럼 대답할 수 있었겠습니까?


나의 생각으로는 그 스님이 던진 물음도 대단하긴 대단했는데 어째서 조주스님이 네가 머물 곳 [氵奏泊處] 은 없다고 하였을까? 그러나 그에게 답한 한마디를 임시변통에 통달한 것으로 여김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임시변통이라는 것은 상황을 보아 알맞게 처신하는 일로서 심의식(心意識)을 쓰는 것이다. 게다가 그 스님의 그와 같은 물음과 조주스님의 그와 같은 대답은, 두 개의 거울이 서로 비치는 것이며 빛과 그림자가 둘 다 없는 경지인데 어찌 임시변통이 있다 하겠는가? 담당스님의 이와 같은 말 속에는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