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밀린다판하(Milindapanha)

Ⅲ. 논란 - [1장] 5. 눈을 보시한 시비(尸毘)왕

通達無我法者 2008. 11. 3. 21:41

 

 

        Ⅲ. 논란
      
                [1 장]
      
        5. 눈을 보시한 시비(尸毘)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 비구들은 말하기를, `시비왕은 자기 눈을 달라는 사람에게 두 눈을 주고 장님이 되었을 때, 하늘로부터 새로운 눈(天眼)이 주어졌다' 고 합니다. 이 말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비난받을 점이 있고 잘못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전에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어 그 이상 어떠한 원인이나 근거가 없을 때는 천안(天眼)은 생기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만일 시비왕이 눈을 달라는 사람에게 자기 두 눈을 주었다면, 새로 하늘눈이 주어졌다는 말은 잘못이오, 또 만일 천안이 새로 주어졌다면, 시비왕이 눈을 달라는 사람에게 자기의 두 눈을 주었다는 말은 잘못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것도 양도론법의 난문으로서, 어려운 문제보다 더 얽혀 있고, 화살보다 더 뾰족하고, 밀림보다 더 빽빽합니다. 그대에게 제출된 이 난문에 대하여 반대자를 논파할 발원을 세워 주십시오.” "대왕이여, 시비왕은 눈을 달라는 사람에게 자기의 두 눈을 분명히 주었습니다. 그 점에 대하여 의혹을 두지 마십시오. 그리고, 시비왕에게는 그 대신 하늘눈이 생겼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두지 마십시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러나,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어 그 이상 어떠한 원인이나 근거도 남아 있지 않은데, 어떻게 하늘눈이 생길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슨 이유로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어 그 이상 어떠한 원인이나 근거도 없는데 하늘눈이 생깁니까. 우선 그에 대한 이유를 들어 확신시켜 주십시오." "대왕이여, 이 세상에 진실은 존재하고, 그 진실의 맹서(誓言)에 의하여 참으로 믿는 자들은 진실의 행위를 수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존자여, 그런 것이 있습니다. 진실에 의하여 진실을 실행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 맹서(誓言)에 의하여 비를 내리게 하고, 불을 꺼지게 하고, 독의 효력을 없애 주며, 그밖에 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많은 일을 성취합니다." "대왕이여, `시비왕에게 하늘눈이 생긴 것은 진실(眞實)의 힘에 의했다'는 점에서, 상응(相應)되고 들어맞습니다. 아무런 원인도 현존하지 않지만, 진실의 힘에 의하여 하늘눈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이때 진실 그것이 하늘눈이 생기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이를테면 마술사(魔術師)가 `큰 비야, 내리라'고 주문(呪文)을 외우자, 큰 비가 내렸다고 합시다. 이때, 하늘에 비가 내릴 원인이 축적되어, 그 원인에 의하여 큰 비가 내렸겠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주문(呪文) 자체가 큰 비를 내리는 원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시비왕의 경우, 하늘눈이 생기는 통상적인 원인, 즉 자연인(自然因)은 없습니다. 진실 자체가 하늘눈이 생기는 충족 이유(根據)입니다. 대왕이여, 또 마술사가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덩이야 꺼져라'고 주문을 외운다고 합시다. 주문을 되풀이 하는 순간 불은 꺼졌습니다. 거기에 불을 끄는 결과를 가져올 축적된 원인이 미리 있었겠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거기서는 주문 자체가 순간적으로 불을 끄는 근거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시비왕의 경우 하늘눈이 생기는 통상적인 원인은 없습니다. 진실 자체가 천안이 생기는 충족 이유입니다. 대왕이여, 또 마술사가 `이 해로운 독(毒)을 치료약으로 변하게 하라'고 주문을 외웠다고 합시다. 주문을 되풀이 하는 순간 해로운 독은 치료약으로 변했습니다. 거기에 해로운 독을 치료제로 바꾸는 원인이 미리부터 있었겠습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주문 자체가 해로운 독을 물리쳐 약으로 바꾸는 원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하늘눈이 생기는 통상적인 원인은 없습니다. 그 경우 진실 자체가 천안이 생기는 충족 이유입니다. 대왕이여,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깨달음에는 딴 원인은 없습니다. 이 진리는 진실(眞實)의 실행에 의해서만 깨달아집니다. 대왕이여, 중국에 한 임금이 있었습니다. 간혹 대양(大洋)에 진상을 드리고자 주문을 외우며 사자가 끄는 궁정수레를 타고 1 요자나 쯤 대양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수레 머리 앞에 큰 파도가 밀어 닥쳤습니다. 그 파도가 물러가면, 그 자리에 또 다른 파도가 밀어 닥쳤습니다. 그러한 대양을 신이나 사람들의 보통 체력으로 밀어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존자여, 신이나 사람들의 보통 체력으로는 조그마한 연못의 물도 밀칠 수 없습니다. 어찌 대양의 물을 밀칠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이것으로 진실의 힘을 알 것입니다. 진실에 의하여 이르지 못할 곳은 없습니다. 대왕이여, 아쇼카 법왕이 파아탈리풋타에서, 시민과 지방민과 근신(近臣)과 군대와 대신들 가운데 서 있을 때였습니다. 산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신선한 물이 둑까지 가득 채우고 흘러가는, 너비 1 요자나, 길이 5백 요자나의 간지스강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 간지스 강 물줄기를 거슬러 흐르게 할 사람은 없는가'고. 신하들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마침 그때 강가 군중속에 빈두마티이라는 창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왕의 질문을 되풀이하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파아탈리풋타에서 몸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 미천한 창녀입니다. 임금께 제가 맹서에 의하여 진실을 실행하는 힘을 보여 드리겠습니다'고. 그리고, 그녀는 진실을 실행할 것을 맹서했습니다. 그 순간 대 간지스 강은 모든 사람의 눈앞에서 굉장한 소리를 내며 거꾸로 흘러갔습니다. 그때 왕은 대 간지스 강 물이 소용돌이치며 거슬러 흐르는 소음을 듣고 깜작 놀라 경외(敬畏)하는 마음으로 근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봐라, 어떻게 해서 대 간지스 강 물이 거꾸로 흐르느냐'고. 근신들은 이러이러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왕에 게 아뢰었습니다. 왕은 몸소 급히 창녀에게 가 그녀에 게 물었습니다. `네가 진실로 실행하는 힘으로 이 간지스 강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한 것이 사실인가' `대왕이시여, 그렇습니다.' 왕은 또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너에게 그런 힘이 있는가. 아니 너의 말을 들어주는 자는 대체 누군가. 하찮은 네가 무슨 힘으로 이 간지스강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진실의 힘에 의하여 이 간지스강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왕은 또 물었습니다. `어떻게 너에게 진실의 힘이 있을 수 있는가. 너야말로 부도덕한 자요, 타락한 자요, 불성실한 자요, 방탕자요, 죄 많은 자요, 방종자요, 범법자요, 눈먼 바보들로부터 돈을 갈취해서 살아가는 자가 아닌가.' `대왕이여,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저는 바로 그러한 족속입니다. 그러나, 제게는 진실을 실행하는 힘이 있어 제가 하려고 하면, 진실의 실행력에 의하여 신과 인간 세계를 변전(變轉)시킬 수 있습니다.' 왕은 또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너에게서 진실을 실행하는 힘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나에게 들려 달라.' `대왕이여, 저는 귀족이든 바라문이든 평민이든, 노예든, 저에게 돈을 주는 사람에게는 그들을 평등하게 대합니다. 귀족이라 해서 존경한다거나, 노예라 해서 경멸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저는 친애와 혐오(嫌惡)를 떠나 저의 몸을 사는 사람에게는 평등하게 봉사합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제가 진실을 실행하는 근거이며, 그 힘에 의하여 저는 대 간지스 강 물을 거슬러 흐르게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므로, 진실에 의거하여 사는 사람으로, 이익을 향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시비왕은 눈을 달라는 사람에게 자기의 두 눈을 주고 하늘눈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진실을 실행함으로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경전에 `육안(肉眼)이 없어지고 그것에 대한 원인과 근거가 없어질 때, 하늘눈은 생길 수 없다'고 한 것은, 단지 수행을 통하여 생긴 지혜의 눈에 관해서 말한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경전의 뜻을 그렇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훌륭합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내가 제출한 난문을 훌륭하게 풀어 주시고, 난점을 똑바로 해명하였으며, 반대론자를 완전히 굴복시켰습니다. 그대가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나는 믿습니다."
가장행복한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