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位眞人이여 面門出入이로다 兩堂齊喝에 賓主歷然이요
무위진인 면문출입 양당재할 빈주역연
무위진인이 얼굴을 통해 출입하고,
두 집의 수좌가 동시에 “할”을 함에 주객이 분명하다.
강의 ;임제스님의 보고 듣고 하는 작용은 불조(佛祖)의 지위에도 속하지 않고 중생(衆生)의 지위에도 속하지 않는다.
임제스님이 어느 날 법상에 올라 말씀하시기를, “붉은 고기 덩어리에서 한 사람의 무위진인이 있어서 항상 여러 분들의 얼굴을 통해서 출입한다.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 사람들은 잘 살펴보아라.”하였다.
그 때 한 스님이 나와서 물었다.
“무엇이 무위진인입니까?”
그러자 임제스님은 법상에서 내려와서 멱살을 잡고 말씀하시기를,
“빨리 말해봐라.”
그 스님이 머뭇거리고 있는데 임제스님이 잡았던 멱살을 밀쳐버리고 말씀하시기를,
“무위진인이 이 무슨 마른 똥 막대기인가.”
라고 하시고는 곧 방장실로 돌아가 벼렸다.
임제록에서 첫째가는 한 구절을 꼽으라면 이 무위진인(無位眞人)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차별 없는 참 사람><참사람>이라고도 표현한다.
임제스님의 법석(法席)의 전장(戰場)에는 언제나 활과 칼을 서로 겨누고 있는 매우 긴장된 상황이었다.
임제가풍을 표현하는 말로 <임제 할(喝) 덕산 방(棒)>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임제스님은 할을 잘 하고 덕산스님은 방을 잘 쓴다는 뜻이다.
그 날도 법상에서 수행납자들과 할을 주고받으며 법을 거량하였다.
그 날은 법을 거량하기 전에 벌써 동당(東堂)과 서당(西堂)의 두 선방에서 수좌가 서로 보는 순간 동시에 할을 한 적이 있었다.
어떤 스님이 그 문제를 들고 나와 임제스님께 물었다.
“이럴 때 두 사람의 할에 나그네와 주인의 차별이 있습니까?”
“나그네와 주인이 분명하지. 대중들이여, 임제의 나그네와 주인의 소식[賓主句]을 알고 싶으면 두 선방의 두 수좌들에게 가서 물어보라.”라고 하시고는 곧 법상에서 내려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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