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행록19/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10. 15:28
 

행록 19

49-2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다

後潙山

問仰山호되

臨濟莫辜負他黃檗也無

仰山云, 不然이니다

潙山云, 子又作麽生

仰山云, 知恩方解報恩이니다

潙山云, 從上古人

還有相似底也無

仰山云, 有

祇是年代深遠하야

不欲擧似和尙이니다

潙山云, 雖然如是

吾亦要知하니

子但擧看하라

仰山云, 祇如楞嚴會上

阿難讚佛云, 將此深心奉塵刹하니

是則名爲報佛恩이라하니

豈不是報恩之事닛고

潙山云, 如是如是로다

見與師齊하면

減師半德이요

見過於師라사

方堪傳授니라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임제가 황벽스님을 저버린 게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은혜를 알아야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법입니다.”

“옛사람들도 이와 같은 경우가 있었는가?”

“있습니다만 너무 오래 된 일이라 스님께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긴 하나 나도 알고 싶으니 말해 보아라.”

“다만 저 능엄회상에서 아난이 부처님을 찬탄하기를,

‘이 깊은 마음으로 먼지 같이 많은 국토를 받드는 것이 곧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으니, 이 어찌 은혜를 갚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그렇다.

견해가 스승과 같으면 스승의 덕을 반이나 감하는 것이고,

견해가 스승보다 나아야만 비로소 법을 전해 줄 만하다.”

 

강의 ; 황벽스님과 사형사제간인 위산스님이 이 중요한 사건을 놓칠 리가 없다. 어록을 편찬한 사람의 의도가 엿보인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세상사 앞뒤를 모두 꿰뚫고 있는 제자 앙산에게 물었다.

“임제가 무엇을 잘못 한 게 아닌가?”

“아니지요. 참으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은 일지요. 얼마나 멋집니까.”

“과거에도 그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가?”

“그럼요. 능엄회상에서 있었지요.

아난이 ‘나의 이 깊고 깊은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을 모두 제도하는 일이 곧 부처님의 은혜를 갚은 일입니다.’

라고 한 말이 곧 그와 같은 사례입니다.”라고 하였다.

글쎄요. 같은 사례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위산스님의 뒷말이 대단히 의미심장한 말이다.

“견해가 스승과 같으면 스승의 덕을 반이나 감하는 것이고,

견해가 스승보다 나아야만 비로소 법을 전해 줄 만하다.”라고 했다.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의 관계가 그렇고 황벽스님과 임제스님의 관계가 그렇다. 곧 청출어람이 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이다.

잘되는 집안은 반드시 자식이 어버이보다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