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21 |
51 오늘은 낭패를 보았다 師行脚時에 到龍光하니 光上堂이라 師出問, 不展鋒鋩하고 如何得勝고 光據坐한대 師云, 大善知識이 豈無方便고 光瞪目云, 嗄하니 師以手指云, 這老漢이 今日敗闕也로다
임제스님이 행각할 때 용광스님이 계시는 곳에 이르렀는데, 용광스님이 마침 법당에서 설법을 하고 있었으므로 임제스님이 물었다. “칼을 뽑지 않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습니까?” 용광스님이 묵묵히 않아 있자 임제스님이 말하였다. “큰 선지식께서 어찌 방편이 없으십니까?” 용광스님이 눈을 크게 뜨고 쉰 목소리로 “사!”하니, 임제스님이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이 늙은이가 오늘 낭패를 보았구나.”
강의 ; 임제스님이 “큰 선지식께서 어찌 방편이 없으십니까?”라는 매우 부드러운 진흙 속에 가시를 숨겨둔 수법을 썼다. 그러자 용광스님은 칼을 빼들고 눈을 부라리며 “사!”하고 임제를 배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나 임제의 한 마디는 도리어 용광스님을 배는 것으로 되돌려버렸다. “이 늙은이가 오늘은 당했구나.” 하여 끝내버린 것이다. 여기서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용광스님을 점검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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