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19 |
49-2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다 後潙山이 問仰山호되 臨濟莫辜負他黃檗也無아 仰山云, 不然이니다 潙山云, 子又作麽生고 仰山云, 知恩方解報恩이니다 潙山云, 從上古人이 還有相似底也無아 仰山云, 有나 祇是年代深遠하야 不欲擧似和尙이니다 潙山云, 雖然如是나 吾亦要知하니 子但擧看하라 仰山云, 祇如楞嚴會上에 阿難讚佛云, 將此深心奉塵刹하니 是則名爲報佛恩이라하니 豈不是報恩之事닛고 潙山云, 如是如是로다 見與師齊하면 減師半德이요 見過於師라사 方堪傳授니라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임제가 황벽스님을 저버린 게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은혜를 알아야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법입니다.” “옛사람들도 이와 같은 경우가 있었는가?” “있습니다만 너무 오래 된 일이라 스님께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긴 하나 나도 알고 싶으니 말해 보아라.” “다만 저 능엄회상에서 아난이 부처님을 찬탄하기를, ‘이 깊은 마음으로 먼지 같이 많은 국토를 받드는 것이 곧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으니, 이 어찌 은혜를 갚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그렇다. 견해가 스승과 같으면 스승의 덕을 반이나 감하는 것이고, 견해가 스승보다 나아야만 비로소 법을 전해 줄 만하다.”
강의 ; 황벽스님과 사형사제간인 위산스님이 이 중요한 사건을 놓칠 리가 없다. 어록을 편찬한 사람의 의도가 엿보인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세상사 앞뒤를 모두 꿰뚫고 있는 제자 앙산에게 물었다. “임제가 무엇을 잘못 한 게 아닌가?” “아니지요. 참으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은 일지요. 얼마나 멋집니까.” “과거에도 그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가?” “그럼요. 능엄회상에서 있었지요. 아난이 ‘나의 이 깊고 깊은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을 모두 제도하는 일이 곧 부처님의 은혜를 갚은 일입니다.’ 라고 한 말이 곧 그와 같은 사례입니다.”라고 하였다. 글쎄요. 같은 사례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위산스님의 뒷말이 대단히 의미심장한 말이다. “견해가 스승과 같으면 스승의 덕을 반이나 감하는 것이고, 견해가 스승보다 나아야만 비로소 법을 전해 줄 만하다.”라고 했다.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의 관계가 그렇고 황벽스님과 임제스님의 관계가 그렇다. 곧 청출어람이 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이다. 잘되는 집안은 반드시 자식이 어버이보다 뛰어나다.
|
'임제록(臨濟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제록강설/행록21/무비스님 (0) | 2007.09.10 |
---|---|
임제록강설/행록20/무비스님 (0) | 2007.09.10 |
임제록강설/행록18/무비스님 (0) | 2007.09.10 |
임제록강설/행록17/무비스님 (0) | 2007.09.10 |
임제록강설/행록16/무비스님 (0) | 2007.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