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3) - 다리의 자세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8:43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3) - 다리의 자세
 
반가부좌도 좌법의 기본. 수행자 상황 맞춰 선택해야...

결가부좌와 함께 좌법의 기본 형태가 되고 있는 것이 반가부좌이다. 이 역시 오른발을 왼발 위에 올려놓는 것과 왼발을 오른발 위에 놓는 것의 두 가지 방법이 설해지고 있는데,〈무외삼장선요〉는 오른발을 위에, 그리고 여타〈수선요결〉이나〈천태소지관〉,〈좌선의〉,〈보권좌선의〉,〈좌선용심기〉등은 왼발을 위에 올려놓는 것을 말하고 있다.

〈수선요결〉에서는 ‘결가부좌가 편하지 않으면 반가부좌를 해도 좋다’고 하고 있고,〈천태소지관〉에는 ‘왼쪽 다리를 구부려 오른쪽 허벅지 위에 얹고 이를 끌어당겨 몸 가까이 붙이되 왼쪽 발가락과 오른쪽 넓적다리가 가지런히 되도록 하고, 오른쪽 발가락과 왼쪽 넓적다리가 가지런히 되도록 하라.’고 하여 양 발가락과 두 넓적다리를 맞춰 앉는 반가부좌법을 설명하고 있다.

또〈남전소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니에게는 반가부좌를 허용하라’는 남녀의 성별에 따른 좌법 구분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를 현대의 주석자들은 남녀의 육체적 구조에 기인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나 전거에 바탕해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어렵다.

또한〈무외삼장선요〉에서는 ‘초학자는 반가부좌를 취하고 결가부좌를 하지 말라. 결가부좌를 할 수 있다면 가장 미묘한 방법이지만 많은 통증이 오게 되고, 통증으로 인해 선정을 얻기가 어렵다’고 하며 반가부좌의 행법만을 하도록 하고 있다.

설명 그대로 결가부좌를 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 자세를 취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몇 분만 지나면 다리가 저려 정신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라 하겠으며, 또 초입자는 결가부좌로 장시간 지속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릎 등의 통증이 심해 외형은 좌선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고통만을 참고 있는 형태가 되기도 한다. 물론 반가부좌도 균형을 잡기가 어렵고 한쪽 어깨가 올라간다던가 척추가 틀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정 기간 참고 견디는 연습도 필요하다.

초입자의 경우, 일단 결가부좌든 반가부좌든 수선자의 상황에 맞춰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결가부좌가 가능한 사람은 결가부좌의 행법을, 안되는 사람은 반가부좌를 택해 하도록 하며, 특정 형태만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자세를 바꿔가며, 그리고 처음부터 오래 앉아 있는 것보다는 시간을 점차 늘려가며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일부 지도자들도 무리한 결가부좌의 고집이나 한쪽 반가부좌만을 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다리를 바꿔가며 시간을 늘려 앉도록 가르치고 있다. 결가부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특히 나이 들어 늦게 시작한 경우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고, 또 편하다고 한쪽 반가부좌만을 취하는 것도 골반이나 나중에 척추까지 틀어져 허리가 아프거나 다른 통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