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5)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20:21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5)
몸·호흡·마음 세 요소 모두 바른자세 유지해야...

좌선 입문서들이 다리와 손에 이어 언급하고 있는 것은 허리와 어깨, 목 등에 대한 것이다. 〈좌선의〉에서는 ‘몸을 서서히 전후 좌우로 반복해서 흔들어 준 후 바르게 하여 앉는다. 몸이 왼쪽으로 기울거나 오른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며, 앞으로 굽어지거나 뒤로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허리와 등뼈, 머리와 목의 골절들이 서로 지탱하여 마치 부도(浮屠)와 같이 하라. 또 몸을 지나치게 반듯이 세우거나 신경을 곤두세워 불안하게 하지 말라. 중요한 것은 귀와 어깨가 직선이 되게 하고 코와 배꼽이 수직이 되게 하는 것이다’고 하고 있고,

〈소지관〉에서도 ‘다음으로 몸과 팔다리를 7∼8회 정도 스스로 안마하듯이 흔들어 수족을 편안하게 한다. 그런 다음 전신을 단정히 하고 척추를 반듯하게 하되 앞으로 굽거나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한다. 머리와 어깨를 바르게 하고, 코와 배꼽이 수직이 되도록 하면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도록, 숙여지거나 뒤로 굽혀지지 않도록 하라’고 하고 있다.

몸을 흔들어 주라는 것은 선종 최초로 집단 생활을 하며 수행자들을 지도했던 4조도신의 가르침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몸을 7∼8회 흔들어 움직이고 뱃속의 탁한 공기를 토해버리면 몸과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아 호흡이 편안해지며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상쾌해진다고 설하고 있다.

몸을 몇 차례 전후 좌우로 흔들어주는 것은 일단 신체상에 긴장을 풀어주어 굳거나 힘이 들어간 부분을 없애고 마음을 편안하고 여유로운 상태로 만들어 좌선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의 주석서들은 이런 운동을 통해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몸의 기혈이 유통되며 머리가 맑아지고 심신이 조화롭게 된다고 하고 있다.

또 몸이 앞으로 숙여지거나 뒤로 젖혀진 자세, 좌우의 어느 한쪽으로 기운 형태도 효과적인 좌선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신체의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불안정한 호흡은 마음 상태에까지 영향을 미쳐 잡념이나 망상이 쉽게 들게 된다. 몸과 호흡, 마음의 세 요소 중 어느 하나가 바르지 못하면 다른 것도 제대로 되지 않으며, 셋 중 가장 먼저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몸의 자세인 것이다.

귀와 어깨, 코와 배꼽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 역시 몸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언뜻 어깨를 앞으로 조금 굽히고 척추에 힘을 빼고 앉으면 순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나 일시적인 편안함일 뿐 오히려 몸에 무리가 오게 되며, 오랜 시간 좌선을 행할 수가 없게 된다. 허리를 펴고 턱을 조금 당겨 목을 반듯이 세우면 귀와 어깨, 코와 배꼽이 자연스레 수직 상태가 되고, 그 자세에서 힘을 빼면 극히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