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원각경(圓覺經)

제1.文殊菩薩章(문수보살장)

通達無我法者 2007. 12. 14. 21:05


부처님의 수행법 [如來因地法行]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며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비하신 세존(世尊)이시여, 원하옵니다. 
   이 법회에 온 모든 대중을 위하여 여래께서 본래 일으키신
   청정한 인지법행(因地法行)을 말씀해 주소서. 

   그리고 보살들이 대승(大乘)에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모든 병을 멀리 여읨을 설하시어, 미래의 말세 중생으로서
   대승을 구하는  이들로 하여금 사견(邪見)에 떨어지지 않게 해주소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오체를 땅에 대어 절하며[五體投地]
이같이 세 번 거듭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재선재로다. 선남자(善男子)여,
   그대가 능히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의 인지법행을 물으며, 
   또 말세의 일체 중생들 가운데 대승을 구하는 이들을 위하여
   바르게 주지(住持)함을 얻어서 사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니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가르침을 받들어 기뻐하며 모든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위없는 법왕[無上法王]이 대다라니문(大多羅尼門)이 있으니
   원각(圓覺)이라 한다.
   일체 청정한 진여(眞如)와 보리(菩提)와 열반(涅槃)과 바라밀(波羅蜜)을 
   흘려내어 보살을 가르쳐 주시나니,
   일체 여래께서 본래 일으키신 인지(因地)에서
   청정각상(淸淨覺相)을 원만히 비춤에 의하여 영원히 무명을 끊고
   바야흐로 불도를 이루셨느니라.

   어떤 것이  무명(無明)인가. 선남자여, 
   일체 중생이 비롯함이 없는 옛부터 갖가지로 뒤바뀐 것이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사방을 장소를 바꾼 것과 같아서, 
   사대(四大)를 잘못 알아 자기의 몸이라 하며, 
   육진(六塵)의 그림자를 자기의 마음이라 한다.

   비유하면 병든 눈이  허공꽃[空花]이나 제이의 달[第二月]을 보는 것과 같다.
   선남자여, 허공에는 실제로 꽃이 없는데 병든 자가 망령되이 집착을 하나니,
   허망한 집착 때문에 허공의 자성을 미혹할 뿐 아니라,
   또한 실제의 꽃이 나는 곳도 미혹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허망하게 생사에 헤매임이 있으니 그러므로 무명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무명이란 것은 실제로 체(體)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꿈 속의 사람이 꿈꿀 때는 없지 아니하나 꿈을 깨고 나서는
   마침내 얻을 바가 없는 것과 같으며, 뭇 허공꽃이 허공에서 사라지나
   일정하게 사라진 곳이  있다고 말하지 못함과 같다.
   왜냐하면 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이 남이 없는 가운데서 허망하게 생멸(生滅)을 보니, 
   그러므로 생사에 헤맨다고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의  인지에서 원각을 닦는  이가 이것이 공화인 줄 알면
   곧 윤전(輪轉)이 없을 것이며, 또한 몸과 마음이 생사를 받음도 없으리니,
   짓는 까닭에 없는 것이 아니라 본성이 없기 때문이니라.
   지각(知覺)하는 것도  허공과 같으며,
   허공인 줄 아는 것도 곧  허공꽃의 모양이로되,
   또한  지각하는 성품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으니,
   있고 없음을 함께 보내면 이를 곧 정각(正覺)에 수순한다고 이름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허공의 성품이기 때문이며, 항상 요동[動]하지 않기 때문이며,
   여래장(如來藏)중에 일어나고 멸함이 없기 때문이며,
   지견이 없기 때문이며, 법계의 성품이 구경에 원만하여
   시방에 두루한 것과 같기 때문이니,
   이것을 인지법행(因地法行)이라 하느니라.

   보살이 이에 의하여 대승 가운데 청정한 마음을 일으키나니,
   말세 중생이 이를  의지하여 수행하면 사견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문수여, 그대는 마땅히 알아라.
          일체 모든 여래께서 본래의 인지(因地)로부터
          다 지혜의 깨달음으로써
          무명을 요달하셨느니라.

          그것이 허공꽃인 줄 알면
          곧 능히 유전을 면할 것이며,
          또 꿈 속의 사람을
          깰 때에 얻을 수 없음과 같느니라.

          깨달음이 허공과 같아서
          평등하여 움직여 구르지 않으니
          깨달음이 시방계에 두루하면
          곧 불도(佛道)를 얻으리라.

          뭇 환(幻)이 멸하여도 처소가 없으며
          도를 이룸도 또한 얻음이 없으니
          본성이 원만한 때문이니라.

          보살이 이 가운데서
          능히 보리심을 일으키나니
          말세 모든 중생들도
          이를 닦으면 사견을 면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