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3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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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3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2. 업상응품(業相應品) 제 2 ①
  
  [이 업상응품에는 모두 열 개의 소경이 들어 있다.]
  
  염유경(鹽喩經) 화파경(破經) 도경(度經)과
  나운경(羅云經) 사경(思經) 가람경(伽藍經)과
  가미니경(伽彌尼經) 사자경(師子經)과
  니건경(尼乾經) 파라뢰경(波羅牢經)이 들어 있다.
  11) 염유경(鹽喩經) 제 1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은 그 지은 바 업(業)에 따라 그 과보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범행(梵行)을 수행하지 않으면 괴로움을 다 없앨 수가 없다. 비록 사람은 그 지은 바 업에 따라 곧 그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 이러하다. 범행을 닦으면 곧 괴로움을 다 없앨 수 있나니, 왜냐 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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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그 수명이 아주 짧아지나니, 이것이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소금 한 냥을 적은 물에 집어넣어 그 물을 짜게 만들어 사람들이 마실 수 없게 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소금 한 냥으로 적은 물을 짜게 만들어 사람들이 마실 수 없도록 할 수 있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소금은 많고 물은 적으므로 짜서 마실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그 수명이 매우 짧아지나니,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現法]에서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착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매우 길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소금 한 냥을 항하강에 던져 그 강물을 짜게 만들어 사람들이 마시지 못하게 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소금 한 냥으로 항하강 물을 짜게 만들어 사람들이 마시지 못하게 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항하강의 물은 매우 많고 소금 한 냥은 아주 적은 분량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능히 짜게 하여 마시지 못하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게 된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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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고 계를 잘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아주 길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수명이 매우 짧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양을 빼앗아 취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남의 양을 빼앗아 취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남의 양을 빼앗는 자는 왕이나 왕의 신하로서 대단한 위엄과 세력이 있고, 저 양의 주인은 가난하고 천하여 힘이 없다. 그는 힘이 없기 때문에 굽신대며 합장하고 공경을 다해 구하고 찾으면서 '존자는 그 양을 돌려 주시든지 그 값을 치러 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이것이 어떤 사람이 남의 양을 빼앗아간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게 된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는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수명이 매우 짧아지면, 이것을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는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고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매우 길어지면, 이것을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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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이 비록 남의 양을 훔쳤더라도 주인이 도로 빼앗아 간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비록 남의 양을 훔쳤더라도 주인이 도로 빼앗아 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양을 훔친 자는 가난하고 천하여 세력이 없고, 저 양의 주인은 혹 왕이나 왕의 신하로서 대단한 위엄과 힘을 지니고 있다. 그는 힘이 있기 때문에 훔친 자를 결박하고 양을 도로 빼앗아 갈 수 있나니, 이것을 어떤 사람이 비록 남의 양을 훔쳤더라도 주인이 도로 빼앗아 간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고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매우 길어지면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수명이 매우 짧아지면,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남에게 5전의 빚을 져 주인에게 결박당하고 나아가 1전의 빚을 지고 또 주인에게 결박당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남에게 5전의 빚을 지고 주인에게 결박당하고 나아가 1전의 빚을 지고 또 주인에게 결박당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빚을 진 사람은 가난하고 힘이 없다. 그는 가난하고 힘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5전의 빚을 지고 주인에게 결박당하고 나아가 1전의 빚을 지고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하기에 이른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남에게 5전의 빚을 지고 주인에게 결박당하고 나아가 1전의 빚을 지고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는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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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닦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아서 수명이 매우 짧아지면,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닦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지옥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고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매우 길어진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비록 백 전의 빚을 지고서도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고 나아가 천만 전의 빚을 지고서도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은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비록 백 전의 빚을 지고서도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고 나아가 천만 전의 빚을 지고서도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빚을 진 사람은 생산되는 산업(産業)이 한량없이 많고 대단한 세력이 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비록 백 전의 빚을 지고서도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고 나아가 천만 전의 빚을 지고서도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는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비록 백 전의 빚을 지고서도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고 나아가 천만 전의 빚을 지고서도 또한 주인에게 결박당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몸을 닦고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서 수명이 매우 길어지면, 이것을 어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괴로움의 결과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는 비록 선하고 악한 업의 과보를 받긴 하지만 그것은 경미하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염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351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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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화파경(破經) 제 2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기수(釋羇瘦)의 가유라위(迦維羅衛)1)에 머무실 때 니구류(尼拘類) 동산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乾連)이 비구들과 함께 점심을 마친 뒤, 할 일이 있어서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다. 이 때 니건(尼乾)2)의 제자인 화파(破)라고 하는 석종(釋種)이 있었다. 오후가 되자, 천천히 거닐어 존자 대목건련의 처소에 이르러, 서로 안부 인사를 주고 받은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이와 같은 일을 물었다.
  "화파의 생각은 어떠한가? 만일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는 어떤 비구가 있을 때 그대는 그런 일을 보고 이 좋지 못한 번뇌[不善漏]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화파가 대답하였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는 어떤 비구가 있을 때 나는 그런 일을 보고 이 좋지 못한 번뇌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이전 세상에 선하지 않은 행위를 한 적이 있으면 이것으로 인해 선하지 않은 번뇌를 내어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
  훗날 어느 때 세존께서는 고요한 곳에서 앉아 계시면서 사람들보다 특출한 천이통[淨天耳]으로써 존자 대목건련이 니건의 제자 화파와 함께 이와 같이 논란하는 것을 들으셨다. 세존께서 그러한 논란을 들으신 뒤, 저녁 때[晡時]
  
1) 가비라위(迦毘羅衛) 가비라바소도(迦毘羅婆簫都)라고도 쓴다. 석가모니께서 탄생하신 곳으로 지금 네팔의 타라이 지방이다. 가비라 선인(仙人)이 있었다 하여 이같이 이름하였다.
2) 인도에 있었던 외도(外道)의 일파이며 륵사바(勒沙婆)를 개조(開祖)로 하고 고행(苦行)으로써 열반에 드는 것을 제일 조건으로 한다. 그리하여 항상 몸의 털을 뽑고, 의복을 입지 않으며, 나체(裸體)로 걸식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기에 고행외도(苦行外道) 나형외도(裸形外道) 노형외도(露形外道)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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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時]가 되어 자리[宴坐]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 대중 앞에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앉으시고 나서 물으셨다.
  "목건련이여, 아까 니건의 제자인 석종 화파와 함께 무슨 일로 논란을 벌였으며, 또 무슨 일로 강당에 모여 있는가?"
  존자 대목건련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비구들과 함께 점심을 마친 뒤에 할 일이 있어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니건의 제자 석종 화파가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제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눈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습니다. 저는 '화파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는 어떤 비구가 있다고 할 때 그대는 그런 사람을 보고 그들이 좋지 못한 번뇌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되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니건의 제자 석종 화파는 곧 제 물음에 대하여 '만일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는 어떤 비구가 있다면 나는 그런 사람을 볼 때 그들이 이 좋지 못한 번뇌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전생에 선하지 않은 행을 행하였다면 이것으로 인해 선하지 않은 번뇌를 내어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아까 니건의 제자 석종 화파와 함께 이야기한 내용이 이와 같습니다. 이 일로써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니건의 제자인 석종 화파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내가 말하는 것이 옳거든 너는 마땅히 옳다고 하고, 옳지 않거든 너는 마땅히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너에게 의문나는 것이 있거든 곧 '사문 구담(瞿曇)이시여, 여기에 무슨 일이 있으며, 여기에 무슨 뜻이 있습니까?' 하고 내게 물어라. 그리하여 내가 말하는 바를 네가 수용할 수 있다면 나는 너와 함께 이 일을 논하겠다."
  화파가 대답하였다.
  "사문 구담이시여, 만일 말씀하시는 바가 옳으면 저는 마땅히 옳다고 할 것이요, 만일 옳지 않으면 옳지 않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문나는 것이 있으면 마땅히 '구담이시여, 여기에는 무슨 일이 있으며, 여기에는 무슨 뜻이 있습니까?' 하고 구담께 여쭙겠습니다. 사문 구담께서 말씀하신 바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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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곧 받아 지니겠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마땅히 저와 함께 이 일을 의논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물으셨다.
  "화파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비구가 선하지 않은 몸의 행과 번뇌[漏] 번열(煩熱) 걱정 슬픔을 내었더라도, 그는 뒷날에 선하지 않은 몸의 행이 소멸되어 다시는 새로운 업을 짓지 않고, 묵은 업을 버리며 곧 현재 세계에서 문득 최후의 경지[究竟]를 얻어, 번열이 없고 항상 머무르며 변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거룩한 지혜로써 보는 바[所見]요, 거룩한 지혜로써 아는 바[所知]이다. 몸으로 불선(不善)을 행하고 입으로 불선을 행하며, 뜻으로 불선을 행하여 무명(無明)의 행과 번뇌 번열 걱정 슬픔이 있더라도 그는 뒷날에 불선한 무명의 행이 소멸되어, 다시는 새로운 업을 짓지 않고 묵은 업을 버리며 곧 현재 세계에서 문득 최후의 경지를 얻어, 번열이 없고 항상 머무르며 변하지 않는다. 이것은 거룩한 지혜로써 보는 바요, 거룩한 지혜로써 아는 바이다. 화파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와 같이 비구가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한다면 너는 곧 이것을 보고 이 좋지 못한 번뇌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되겠는가?"
  "구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한다면 제가 이것을 보지 않을 경우 이 좋지 못한 번뇌를 냄으로 인하여 뒷세상에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화파여, 화파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비구가 무명이 이미 다하고 명(明)이 이미 생겨났으면 그는 무명이 이미 다하고 명이 이미 생겨난 다음에 뒷세상의 몸[後身]에 대하여 감각을 내면 곧 뒷세상의 몸에 대하여 감각을 낸 줄을 알며, 뒷세상의 수명에 대하여 감각을 내면, 곧 뒷세상의 수명에 대하여 감각을 낸 줄을 안다. 그리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命]이 끝나고 수(壽)가 다해 미치면 곧 현재 세계에서 일체의 감각이 다 그쳐 쉬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싸늘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는 사실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화파여, 비유하면 마치 나무로 인해 그림자가 생기는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예리한 도끼를 가지고 와서 그 나무 뿌리를 끊되, 조각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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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고 끊어 열 조각으로 쪼개 나누거나 혹은 백 조각으로 나누어 불에 태워 재로 만들거나 혹은 큰 바람에 날리거나 물 속에 넣는다면, 화파야, 네 생각엔 어떠하냐? 그림자는 나무로 인해 있는 것인데, 저 그림자는 이렇게 함으로 인하여 이미 그 근원이 끊어져 없어졌으니 다시는 생기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화파여, 비구도 또한 이와 같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무명이 이미 다하고 명(明)이 생겨나면 그는 무명이 이미 다하고 명이 생긴 줄을 알며, 뒷세상의 몸에 대한 감각을 내면 문득 뒷세상의 몸에 대해 감각을 낸 줄을 알며, 뒷세상의 수명에 대하여 감각을 내면 문득 뒷세상의 수명에 대하여 감각을 낸 줄을 알게 된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 수(壽)가 다해 마치면 곧 현재 세계에서 일체의 감각이 곧 다 그쳐 쉬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싸늘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화파여, 비구는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心解脫)3)하여 문득 6선주처(善住處)4)를 얻나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화파여, 비구는 눈으로 빛깔[色]을 보고도 기뻐하지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함을 버리고 아무런 작위가 없으면[無爲], 바른 생각[正念]과 바른 지혜[正智]가 된다. 화파여, 비구는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나니, 이것을 첫 번째 선주처(善住處)를 얻은 것이라 한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도 마찬가지이며, 뜻도 대상경계인 법(法)을 대하여 알고도 기뻐하지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함을 버리고 아무런 작위가 없으면[無爲],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된다. 화파여, 비구는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나니 이것을 여섯 번째 선주처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화파여, 비구는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여 이 여섯 선주처를 얻는다."
  화파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들[多聞聖弟子]은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여 여섯 선주처(善住處)를 얻습니다. 무엇을 여섯 가지
  
3) 해탈이란 마음이 여러 가지 속박에서 풀려남을 말하는데 원시적인 의미에서는 해탈하는 것이 마음이므로 심해탈(心解脫)이라고 한다.
4) 6근(根)이 6진(塵)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고 정념(正念) 정지(正智)에 안주(安住)하는 생활상태로서 6상주(常住)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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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하는가? 구담이시여,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들은 눈으로 빛깔[色]을 보고도 기뻐하지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함을 버리고 아무런 작위가 없으면[無爲],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됩니다. 구담이시여,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들은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나니, 이것을 첫 번째 선주처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도 마찬가지이며, 뜻이 대상경계인 법(法)에 대하여 기뻐하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함을 버리고 아무런 작위가 없으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됩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들은 이와 같이 바르게 심해탈하나니, 이것을 여섯 번째 선주처를 얻은 것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들은 바르게 심해탈하여 이 여섯 가지 선주처를 얻습니다."
  화파가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마치 눈 밝은 사람이 엎어진 것을 뒤집어 놓으며 덮여 있는 것을 드러내며, 헤매는 자에게는 길을 가르쳐 주고, 어둠 속에 등불을 밝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눈이 있는 사람은 곧 빛깔[色]을 볼 수 있듯이 사문 구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저를 위하여 무량한 방편으로 법을 설해 주시고, 뜻을 나타내시어 그 길을 따라가게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스스로 부처님 법 비구 대중에게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優婆塞)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좋지 못한 말을 기르면서 이익을 바라지만 부질없이 제 몸만 고달프고 이익은 거두지 못하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았습니다. 저 어리석은 니건(尼乾)은 분명하게 깨닫지 못했고 능히 이해하지 못했으며, 좋은 밭[良田]5)을 알지 못하고 또 스스로 살피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랫동안 그를 받들어 공경을 다하여 공양하고 예로써 섬기면서 이익 얻기를 바랐으나, 한갖 괴로움만 당하고 아무런 이익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스스로 부처님 법 비구 대
  
5) 좋은 업[善業]을 심어 가꾸는 복전(福田)을 뜻하는데, 여기에서는 삼보(三寶)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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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에게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優婆塞)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원래 무지하여 저 어리석은 니건을 믿고 공경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그만두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를 속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세 번째로 부처님 법 비구 대중에게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화파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화파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502자이다.]
  13) 도경(度經) 제 3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3도처(度處)가 있으니, 성(姓)이 다르고 이름이 다르며, 종지[宗]도 다르고 교설[說]도 다르다. 이른바 지혜 있는 자가 잘 받아 꼭 지니고 남을 위해서 설법하지만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어떤 사문 범지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전생[宿命]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한다'는 견해를 내어 이와 같이 말한다. 또 어떤 사문 범지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존우(尊祐: 造物主)의 지음을 원인으로 한다'는 견해를 내어 이와 같이 말한다. 또 어떤 사문 범지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다'는 견해를 내어 이와 같이 말한다.
  그 중에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전생[宿命]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하다면 나는 곧 그에게 가서 '여러분, 진실로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전생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한다고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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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나는 다시 그들에게 '만일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다 살생자가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전생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여러분은 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전생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만일 일체는 다 전생에 지은 것을 원인으로 한다고 진정 그렇게 본다면 내인(內因) 안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 전혀 욕망도 없고 노력할 것도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만일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서 진실되게 알지 못하면 곧 바른 생각을 잃고 바른 지혜도 없으리니, 그러면 가르칠 수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만일 사문의 법대로 그와 같이 말한다면 곧 이치로써 그 사문 범지들을 항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존우(尊祐 : 조물주)의 지음을 원인으로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곧 그에게 가서 '여러분, 진실로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존우의 지음을 원인으로 한다고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을 것이다.그래서 그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나는 다시 그들에게 '만일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모두 살생자가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존우의 지음을 원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여러분은 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존우의 지음을 원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만일 일체는 다 존우의 지음을 원인으로 한다고 진정 그렇게 본다면 내인(內因) 안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 전혀 욕망도 없고 노력할 것도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만일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서 진실되게 알지 못하면 곧 바른 생각을 잃고, 바른 지혜도 없으리니, 그러면 가르칠 수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만일 사문의 법대로 그와 같이 말한다면 곧 이치로써 그 사문 범지들을 항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곧 그에게 가서 '여러분, 진실로 사람이 하는 일은 일체가 다 인(因)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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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緣)도 없다고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하는가?'라고 물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나는 다시 그들에게 '만일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모두 살생자가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인도 없고 연도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여러분은 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는 다 인도 없고 연도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만일 일체는 다 인도 없고 연도 없다고 진정 그렇게 본다면 내인(內因) 안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 전혀 욕망도 없고 노력할 것도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만일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서 진실 되게 알지 못하면 곧 바른 생각을 잃고 바른 지혜도 없으리니, 그러면 가르칠 수도 없을 것이다. 만일 사문의 법대로 그렇게 말한다면 곧 이치로써 그 사문 범지들을 항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법을 너를 위해 설명한다면, 사문(沙門) 범지(梵志)나 혹은 하늘[天] 악마[魔] 범(梵), 그리고 그 밖의 세간은 아무도 항복받지 못하고, 아무도 더럽히지 못하며, 아무도 제어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법을 너를 위해 설명한다면, 사문 범지나 혹은 하늘 악마 범, 그리고 그 밖의 세간은 아무도 능히 항복받거나, 능히 더럽히거나, 능히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른바 6처법(處法)이 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것으로서 너를 위해 설명한다면, 사문 범지나 혹은 하늘 악마 범과 그 밖의 세간은 아무도 능히 항복받거나 더럽히거나 능히 제어하지 못할 것이다. 또 6계법(界法)이 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것으로서 너를 위해 설명한다면, 사문 범지나 혹은 하늘 악마 범과 그 밖의 세간은 아무도 능히 항복받거나 능히 더럽히거나 능히 제어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6처법으로서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너를 위해 설명하는 것인가? 이른바 안처(眼處) 이처(耳處) 비처(鼻處) 설처(舌處) 신처(身處) 의처(意處)가 그것이다. 이것을 6처법으로서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너를 위해 설명하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이 6계법(界法)으로서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너를 위해 설명하는 것인가? 이른바 지계(地界) 수계(水界) 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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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火界) 풍계(風界) 공계(空界) 식계(識界)가 그것이다. 이것을 6계법으로서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너를 위해 설명하는 것이라 한다.
  6계(界)가 합함으로써 곧 어머니의 태에 나고, 6계로 인하여 곧 6처(處)가 있으며, 6처로 인하여 곧 갱락(更樂 : 觸)이 있고, 갱락으로 인하여 문득 감각[覺]이 있다. 비구들아, 만일 감각이 있으면 문득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習]을 알며, 괴로움의 소멸[滅]을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어떤 것이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인가? 이른바 태어남의 괴로움 늙음의 괴로움 병듦의 괴로움 죽음의 괴로움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괴로움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며, 생략하여 5음(陰)이 왕성해서 생기는 괴로움이다. 이것을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인가? 이른바 이 애(愛)의 감수작용과 미래 세계의 존재에 대한 낙욕(樂欲)이 함께 어우러져 여기저기에 태어나기를 구한다. 이것을 괴로움의 발생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인가? 이른바 이 애(愛)의 감수작용과 미래 세계의 존재에 대한 낙욕이 함께 어우러져 여기저기에 태어나기를 구하는 것을 남김 없이 끊어 버리고 토하여 다하고 욕심이 없으며 멸하여 그치고 다 없어지기를 구한다. 이것을 괴로움의 소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인가? 이른바 8정도[支聖道]로서, 바른 견해[正見]에서부터 바른 선정[正定]에 이르기까지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이다. 이것을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라고 한다.
  비구는 마땅히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하고, 마땅히 괴로움의 발생을 끊어야 하며, 괴로움의 소멸을 증득하여야 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닦아야 한다.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을 끊으며, 괴로움의 소멸을 증득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닦으면, 이것이 비구가 일체의 번뇌[漏]가 다하고 모든 결(結 : 번뇌의 일종)이 이미 풀려, 능히 바른 지혜로써 괴로움의 끝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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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도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184자이다.]
  14) 라운경(羅云經) 제 4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哆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라운(羅云)도 또한 왕사성 온천림(溫泉林)에서 노닐고 있었다. 이 때 세존께서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걸식을 마치신 다음 라운이 머물고 있는 온천림으로 가셨다. 존자 라운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마중나가 부처님의 옷과 발우를 받고 방석을 깔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은 뒤 라운의 자리에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곧 물그릇을 잡아 물을 조금 쏟고 나서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지금 내가 이 물그릇을 잡아 물을 조금 남기고 쏟는 것을 보았느냐?"
  라운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보잘것없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저들은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 다시 조금 남은 물그릇을 잡아 모두 쏟아 버린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또 내가 조금 남은 물마저 모두 쏟아 버리는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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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저들의 도가 다 버려졌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다시 그 빈 물그릇을 잡아 땅에 엎어 놓은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또 내가 빈 물그릇을 땅에 엎어 놓는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엎어졌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다시 그 엎어진 물그릇을 잡아 위로 향하게 해 놓은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다시 내가 엎어진 물그릇을 잡아 위로 향하게 한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위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라운아, 마치 왕이 가진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에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서도 오직 코만은 보호하는 것과 같다. 코끼리 조련사[象師]는 그것을 보고 곧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아직도 일부러 목숨을 아끼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서도 오직 코만은 보호하기 때문이다. 라운아, 만일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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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 코끼리 조련사는 그것을 본 뒤에 곧 '이 왕의 큰 코끼리는 더 이상 목숨을 아끼지 않는구나'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왜냐 하면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기 때문이다. 라운아, 만일 왕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 라운아, 나는 이 왕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에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이와 같아서 라운아, 이른바 이미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라운아, 나는 저들이 또한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곧 게송을 설하셨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바로 법 하나를 범한다 하나니
  뒷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아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네.
  
  차라리 불같이 뜨거운
  쇠구슬을 삼킬지언정
  계율을 범하면서
  세상의 신심 있는 보시 받지 않으리.
  
  만일 괴로움을 두려워하여
  애념(愛念)하지 않으려면
  은밀한 곳에서든 드러난 곳에서든
  나쁜 업 짓지 말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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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선(善)하지 않은 업(業)을
  과거에 지었거나 현재에 지었다면
  끝내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며
  또한 피할 곳도 없으리.
  
  부처님께서 게송을 마치시고, 다시 라운에게 물으셨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사람이 무엇 때문에 거울을 쓰는가?"
  존자 라운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얼굴이 깨끗한지 깨끗하지 않은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 라운아, 만일 네가 장차 신업(身業)을 짓고자 하거든 곧 그 몸으로 지은 업을 관찰해 보되, '내가 장차 몸으로 업을 짓는다면 이 몸으로 짓는 업이 깨끗한가, 깨끗하지 않은가.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한 일인가' 하고 살펴보도록 하라.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내가 장차 몸으로 업을 짓는다면 저 몸으로 지은 업은 깨끗할 것이다. 그러나 혹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그 일이 선(善)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생각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그 장차 지으려고 하는 몸의 업을 버려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내가 장차 몸으로 업을 짓는다면 저 몸으로 짓는 업은 깨끗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혹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그 일이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생각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장차 지으려고 하는 몸의 업을 수용해야 한다.
  라운아, 네가 만일 현재의 몸으로 업을 지으려거든 곧 이 몸으로 짓는 업을 관찰해 보되, '만일 내가 현재에 몸으로 업을 지으면, 이 몸으로 짓는 업이 깨끗한 것인가, 깨끗하지 않은 것인가.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일인가' 하고 살펴 보도록 하라.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내가 현재 이 몸으로 업을 지으면 이 몸으로 짓는 그 업이 깨끗할 것이다. 그러나 혹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그 일이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느껴지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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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의 몸으로 짓는 업을 버려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내가 현재의 몸으로 업을 지으면 이 몸으로 짓는 업은 깨끗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혹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그것이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이 현재의 몸으로 짓는 업을 수용해야 한다.
  라운아, 네가 만일 이미 몸으로 짓는 업을 지었다면 곧 그 몸으로 지은 업을 관찰해 보되, '나는 내가 이미 몸으로 업을 지었는데 그 몸으로 지은 업은 이미 과거에 다 멸해졌고 변하여 바뀌었다. 그것이 깨끗한 것이었는가, 깨끗하지 않은 것이었는가. 혹은 자기를 위하고 남을 위함이 되었는가'라고 살펴보아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나는 이미 몸으로 업을 지었다. 그 몸으로 지은 업은 이미 과거에 다 멸했고 변해 바뀌었으나, 그 몸으로 지은 업은 깨끗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였다'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범행을 닦는 훌륭한 스승[善知識]에게 나아가, 이미 그가 몸으로 지었던 업을 지극한 마음으로 털어놓고 마땅히 그 잘못을 뉘우쳐 말하라. 삼가 덮어두지 말고 다시 잘 바로잡고 단속하라.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나는 이미 몸으로 업을 지었다. 그 몸으로 지은 업은 이미 과거에 다 멸하였고 변해 바뀌었다. 그 몸으로 지었던 업은 깨끗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한 것이었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밤낮으로 기뻐하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입으로 짓는 업[口業]에 대한 것도 또한 이와 같다.
  라운아, 과거의 행으로 인하여 뜻으로 짓는 업[意業]을 지었거든 곧 그 뜻으로 지은 업에 대하여 관찰해 보되, '나는 과거의 행으로 인하여 이미 뜻으로 업을 지었는데 그 뜻으로 지은 업은 깨끗한 것인가. 깨끗하지 못한 것인가.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일이었는가?' 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과거의 행으로 인하여 이미 뜻으로 업을 지었다. 그 뜻으로 지은 업은 이미 과거에 다 멸하였고 변해 바뀌었으나, 그 뜻으로 지은 업은 깨끗했다. 그러나 혹은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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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않아서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였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그 과거에 뜻으로 지은 업을 버려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과거의 행으로 인하여 이미 뜻으로 업을 지었다. 그것은 이미 과거에 다 멸하였고 변해 바뀌었으나, 그 뜻으로 지은 업은 깨끗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하였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그 과거에 뜻으로 지은 업을 수용해야 한다.
  라운아, 미래의 행으로 인하여 마땅히 뜻으로 업을 지으려고 하거든 곧 그 뜻으로 지은 업에 대하여 관찰해 보되 '미래의 행으로 인하여 뜻으로 업을 지으려거든 그 뜻으로 지을 업은 깨끗한 것인가, 깨끗하지 못한 것인가.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함이 되겠는가' 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미래의 행으로 인하여 장차 뜻으로 업을 짓는다면 그 뜻으로 지을 업은 깨끗한 것이다. 그러나 혹은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그 미래에 뜻으로 지을 업을 버려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미래의 행으로 인하여 장차 뜻으로 업을 짓는다면 그 뜻으로 지을 업은 깨끗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혹은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이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그 미래에 뜻으로 짓고자 하는 업을 수용해야 하느니라. 라운아, 현재의 행으로 인하여 뜻으로 업을 짓거든 곧 이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해 보되, '현재의 행으로 현재에 뜻으로 업을 지으면 이 뜻으로 짓는 업은 깨끗한가, 깨끗하지 못한가. 자기를 위하고 남도 위함이 되는가' 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현재의 행으로 인하여 현재에 뜻으로 업을 지으면 이 뜻으로 짓는 업은 깨끗할 것이다. 그러나 혹은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이 현재에 뜻으로 짓는 업을 버려야 한다.
  라운아, 만일 그것을 관찰해 보았을 때 곧 '현재의 행으로 인하여 현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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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으로 업을 지으면, 뜻으로 지은 업은 깨끗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혹은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선하여 즐거움의 결과를 주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라고 깨달았거든 라운아, 너는 마땅히 현재에 뜻으로 짓는 업을 수용해야 하느니라. 라운아, 과거에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한 사문 범지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없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하였다. 라운아, 미래에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할 사문 범지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해야 할 것이다.
  라운아, 현재에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하는 사문 범지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한다.
  라운아, 너는 마땅히 이러한 것을 배워야 하나니 나도 또한 곧 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현재에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설하셨다.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에 대해
  라운(羅云)아, 너는
  선한가, 선하지 않는가를
  항상 꼭 관찰하여라.
  
  이미 알면서도 하는 거짓말
  라운아, 그런 말하지 말라.
  원래6) 남을 좇아 살거니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으리.
  
6)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독(禿)자로 되어 있는데, 송(宋)본 원(元)본 명(明)본에는 모두 본(本)자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역자도 본(本)자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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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문의 법을 뒤엎고
  허황되어 진실이 없는 것
  이른바 거짓을 말해
  그 입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거짓말하지 않는 것은
  바르게 깨친 이의 아들이요
  이것은 사문의 법이라
  라운아, 마땅히 배워야 한다.
  
  가는 곳마다 풍성하고 즐겁고
  편하고 조용하여 두려움 없네.
  라운아, 저런 경지에 이르려거든
  남을 해치는 일 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라운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라운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832자이다.]
  15) 사경(思經) 제 5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 : 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일부러 짓는 업이 있으면, 나는 반드시 그가 과보를 받을텐데 현재 세계에서 받거나 후세에서 받을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만일 일부러 지은 업이 아니면, 나는 그는 반드시 그 과보를 받는다고는 말하지 않느니라. 그 중에는 몸으로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業)이 있으니,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한다. 입으로 짓는 업이 네 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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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고, 뜻으로 짓는 업이 세 가지가 있다. 그것들은 다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한다.
  어떤 것이 몸으로 일부러 짓는 세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산 목숨을 죽이는 것[殺生]이니, 지극히 악해 피를 마시고 그것을 해치고자 하며, 중생에서부터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자애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남이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不與取]이니, 남의 재물에 집착하여 도둑질할 마음으로 그것을 취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삿된 음행[邪淫]이니, 저 아버지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어머니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부모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다. 혹은 자매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형제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아내의 부모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친족이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같은 성[同姓]이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남의 아내라서 채찍의 벌을 받을까 두려워함이 있으며, 또 남의 정혼녀가 있으니, 직접 이러한 여자를 범하는 것이다. 이것을 몸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이라 하는데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입이 고의로 짓는 네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거짓말[妄言]을 하는 것이다. 그가 대중 가운데 있거나 권속들 가운데 있거나 혹은 왕가(王家)에 있을 때, 만일 그를 불러 '네가 아는 것을 정직하게 말하라'고 하면, 그는 모르면서 안다 하고 알면서 모른다 하며,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 하고 본 것을 보지 않았다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혹은 재물을 위해서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간질하는 말[兩舌]이니, 남을 갈라서게 하려고 하여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에 가서 말하여 이쪽을 부수고자 하고, 저기에서 들은 말을 여기에 와서 말해 저쪽을 부수고자 한다. 단합되어 있는 것을 이간시키고 이간된 사이를 더욱더 이간질하여 파당을 만들고 파당을 즐기며 파당을 찬양해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추한 말[麤言]이니, 그가 만일 말을 하면, 말씨가 거칠고 사나우며, 나쁜 소리는 귀에 거슬려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는 말만 하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말만 하여 남을 괴롭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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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안정을 얻지 못하게 하는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꾸며대는 말[綺語]이니, 그는 시기에 적절하지 않는 말을 하고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법이 아닌 것을 말하며, 그쳐 쉬지 못하게 하는 말만 한다. 또 그쳐 쉬지 않는 것을 찬양하고, 때를 어기고 잘 가르치지 않으며, 또한 좋게 꾸짖지도 않는다. 이것을 일러 입이 고의로 짓는 네 가지 업이라 하는데,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뜻[意]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탐욕[貪伺]이니, 남의 재물이나 모든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엿보고 항상 살피면서 구하고 희망하여 나의 소득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워하고 성내는 것[嫉恚]이니, 마음 속에 미움을 품어 생각하기를 '저 중생은 꼭 죽여야 하고 꼭 속박해야 하며, 꼭 재물을 거두어야 하고 반드시 파면시켜야 하며, 꼭 배척해 쫓아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삿된 견해[邪見]이니 소견(所見)이 거꾸로 되어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즉 '보시도 없고 재(齋)도 없으며, 주설(呪說)도 없고 선업도 악업도 없으며, 선업과 악업의 갚음도 없고, 이 세상[比世]도 저 세상[彼世]도 없다.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다. 세상에서는 진인(眞人)이 사는 좋은 곳에 가거나, 이 세상과 저 세상에 잘 가고 잘 향하거나,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거나,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자재롭게 노니는 일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뜻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이라 하는데,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가 몸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업을 버리고 몸으로 짓는 선한 업을 닦으며, 입과 뜻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업을 버리고 입과 뜻으로 짓는 선한 업을 닦는다.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이와 같이 정진(精進)의 계덕(戒德)을 갖추어 몸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하고, 입과 뜻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하여 성냄을 여의고 다툼을 여의며 잠을 없앤다. 교만한 마음도 없애고 의심을 끊으며, 거만함을 버리고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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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과 바른 지혜로써 어리석음도 없앤다. 저들의 마음은 자애로움을 구족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2 3 4방과 4유(維) 상 하 어느 곳이나 모두 두루하게 된다. 그 마음은 자애로움[慈]7)을 구족하여 맺힘[結]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저들은 '나는 본래 마음이 좁고 잘 닦지도 못했으나, 지금 나의 이 마음은 한량없고 잘 닦는다'고 생각한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마음으로 이처럼 한량없이 잘 닦는다. 만일 본래부터 악한 스승으로 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하고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으면, 그는 능히 함께 갈 수가 없고 능히 더러움을 씻을 수가 없으며, 또 서로 따를 수도 없다. 만일 어린 동남(童男) 동녀(童女)가 세상에 나자마자 능히 자심해탈(慈心解脫)을 행한다면, 그래도 그가 뒷날 그 몸과 입과 뜻으로 다시 선하지 않은 업을 짓겠느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스스로 악한 업을 짓지 않았는데 악한 업이 무엇을 말미암아 생기겠습니까?"
  "그러므로 남자나 여자는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나거나, 항상 자심해탈(慈心解脫)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만일 저 남자나 여자가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자심해탈(慈心解脫)을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이 몸을 가지고 저 세상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다만 마음을 따라 이 곳을 떠나는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나는 본래 방일하여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다. 이 일체는 금생[今]에서 그 과보를 받는 것이요, 죽은 뒤 다음 세상에서는 받지 않으리라' 하고 생각하라. 만일 이와 같이 자심해탈을 수행하여 한량없이 잘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반드시 아나함(阿那含)을 증득하거나, 혹은 다시 그 이상의 경지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슬픈 마음[悲心]과 기쁜 마음[喜心]과 평정한 마음[捨心]을 함께 갖추면, 맺힘[結]도 없고 원한[怨]도 없으며, 성냄[恚]도 없고 다툼[諍]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7) 팔리어 원래의 뜻은 우정(friendshi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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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닦아 일체 세상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나는 본래 마음이 좁고 잘 닦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마음을 한량없이 잘 닦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마음을 이와 같이 한량없이 잘 닦는다.
  만일 본래부터 악한 스승으로 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지었다면, 그는 함께 갈 수도 없고 더러움을 씻을 수도 없으며, 다시 서로 따를 수도 없을 것이다. 만일 어린 동남과 동녀가 세상에 나자마자 능히 사심해탈(捨心解脫)을 수행한다면, 그래도 그가 뒷날 그 몸과 입과 뜻으로 다시 선하지 않은 업을 짓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스스로 악한 업을 짓지 않았는데, 악한 업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겠습니까?"
  "그러므로 남자나 여자는 집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항상 사심해탈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만일 저 남자나 여자가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사심해탈을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이 몸을 가지고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아니고, 다만 마음만 따라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나는 원래 방일하여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다. 이 일체는 금생에서 그 과보를 받는 것이요, 이 몸이 죽은 뒤 다음 세상에서는 과보를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라. 만일 이와 같이 사심해탈을 수행하여 한량없이 잘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반드시 아나함을 증득하거나 혹은 다시 그 이상의 경지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사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174자이다.]
  16) 가람경(伽藍經) 제 6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람원(伽藍園)을 유행하실 적에 큰 비구 대중과 함께 기사자(羇舍子)에 이르러 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尸攝林)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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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셨다. 그 때 기사자 가람에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사문 구담(瞿曇)은 석가 종족의 아들로서 석가 종족을 버리고 출가하여 학도(學道)가 되어 가람원에서 큰 비구 대중들과 함께 이 기사자에 와서 이 마을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에 계신다. 그 사문 구담에게는 큰 명칭이 있어 그 명칭이 시방(十方)에 널리 퍼졌다. 사문 구담은 여래(如來)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 명행성위(明行成爲)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중우(佛衆祐)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 세상의 하늘[天] 악마[魔] 범(梵) 사문(沙門) 범지(梵志) 등 인간에서 천상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自知] 스스로 깨닫고[自覺] 스스로 증득[自作證]하여 성취하신 자유자재하신 분이시다. 그가 만일 설법하면 그것은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며 마지막도 또한 훌륭하신 데다 이치마저 분명하고 문채도 있으며, 청정을 구족하고 범행을 나타내신다. 만일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뵙고 그를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긴다면 좋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도 마땅히 다 같이 가서 사문 구담을 뵙고 예로써 섬기고 공양하자."
  기사자의 가람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각각 그 무리들과 권속들을 데리고 기사자에서 나가 북쪽으로 가서 시섭화림에 이르렀다. 그리고 세존을 뵙고 예로써 섬기고 공양하고자 하여 부처님을 찾아갔다. 그 가람 사람들은 어떤 이들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뒤에 한쪽에 물러가 앉고, 어떤 이들은 부처님의 안부를 물은 뒤에 한쪽에 물러가 앉으며, 어떤 이들은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한 뒤에 한쪽에 물러가 앉고, 혹은 멀리서 부처님을 바라본 뒤에 아무말 없이 앉기도 하였다. 그렇게 가람 사람들이 저마다 앉고 나서 조용해지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셨다.
  그 때 가람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자기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옷을 벗어 메고 합장한 채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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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담이시여, 어떤 사문 범지는 가람에 와서 다만 스스로 자기가 아는 것과 본 것만을 자랑하고 남이 아는 것과 본 것에 대해서는 헐뜯었습니다. 구담이시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가람에 와서 또한 제 자신이 아는 것과 본 것만을 자랑하고 남이 아는 것과 본 것에 대해서는 헐뜯었습니다. 구담이시여, 저희들은 그 말을 듣고 문득 '이 사문 범지는 어떤 것을 진실이라 하고, 어떤 것을 거짓이라 하는가?' 하는 의혹이 생겼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람 사람들아, 너희들은 의혹을 내지 말라. 왜냐 하면 의혹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우물쭈물 망설임이 생기기 때문이니라. 가람 사람들아, 너희들은 스스로 깨끗한 지혜가 없으면서 후세(後世)가 있다고도 하고 후세가 없다고도 한다. 가람 사람들아, 너희들은 또한 깨끗한 지혜가 없으면서 한 일이 죄가 된다고도 하고 한 일이 죄가 되지 않는다고도 한다. 가람 사람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업(業)은 본래부터 있었던 세 가지 인습(因習)이란 것이 있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가람 사람들아, 이른바 탐욕이 곧 모든 업의 본래부터 있었던 인습이다. 가람 사람들아, 성냄[恚]과 어리석음[癡]도 곧 모든 업의 본래부터 있었던 인습이다. 가람 사람들아, 탐하는 사람은 탐욕에 덮이게 되어 마음으로 싫어하거나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생물을 죽이거나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혹은 삿된 음행[邪淫]을 행하거나 제 자신이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혹은 술을 마시기도 한다. 가람 사람들아, 성내는 사람은 성냄에 덮이게 되어 마음으로 싫어하거나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생물을 죽이거나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혹은 삿된 음행을 행하거나 제 자신은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혹은 술을 마시기도 한다. 가람 사람들아,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음에 덮이게 되어 마음으로 싫어하거나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생물을 죽이거나 주지 않는 것을 취하기도 하며, 혹은 삿된 음행을 행하거나 제 자신은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혹은 술을 마시기도 한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어 칼과 몽둥이를 버리고,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고 남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으며, 또한 자비스런 마음이 있어 일체 중생은 물론 나아가 곤충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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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되게 한다. 이와 같이 그는 살생에 대해 그 마음을 깨끗이 씻어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을 여의고, 주지 않는 것 취하는 것을 끊어, 주는 것만 곧 취하고 주는 것만 즐겨 취한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기뻐하여 아낌이 없으며 그러면서도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이와 같이 그는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범행이 아닌 것을 여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어 범행(梵行)을 부지런히 닦고 묘행(妙行)에 열심히 힘쓰며,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음욕을 여의고 음행을 끊는다. 이와 같이 그는 범행이 아닌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거짓말을 여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하게 말하고 진실한 말을 즐기며 진실한 말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아 일체 중생들에게 믿음을 주고 세상을 속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그는 거짓말을 하는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느니라.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간하는 말[兩舌]을 여의고 이간하는 말을 끊어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아 남의 화합을 깨뜨리지 않는다. 이쪽에서 들은 것을 저쪽에 말해 이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으며, 저쪽에서 들은 것을 이쪽에 말해 저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는다. 갈라진 사람들을 화합시키고 화합하면 기뻐하며, 당파를 만들지 않고 당파를 즐기지 않으며 당파를 찬양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그는 이간하는 말을 하는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추한 말을 여의고 추한 말을 끊는다. 만일 어떤 이의 말에 대하여 그 말씨가 추악하여 그 말소리가 귀에 거슬리면, 대중들은 기뻐하지 않고 대중들은 좋아하지 않아 남으로 하여금 괴롭게 하여 안정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기어이 이러한 말을 끊어 버리느니라. 만일 어떤 이의 말이 맑고 온화하고 부드럽고 윤택하여 듣기에 좋고 마음에 들면, 기뻐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며 남으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며, 말씨와 말소리가 고르고 분명하여 남으로 하여금 두렵게 하지 않고 남으로 하여금 안정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이 그는 추한 말을 하는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꾸미는 말을 여의고 꾸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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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끊어 시기에 맞는 적절한 말[時說]만 하고, 진실된 말[眞說]만 하며, 법에 합당한 말[法說]을 하고, 이치에 맞는 말[義說]을 하며, 고통이 사라지는[止息] 말을 하고, 고통이 사라지게 하는 말을 즐거워하며, 하는 일이 때를 거스르지 않아 적절함을 얻게 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는다. 이와 같이 그는 꾸미는 말을 하는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탐욕[貪伺]을 여의고 탐욕을 끊어 마음에 다툼을 품지 않아 남의 재물과 모든 생활 도구를 보고도 탐욕을 일으켜 나의 소득이 되게 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같이 그는 탐욕에 대한 그런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끊어 자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고 남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으며, 또한 자비스러운 마음이 있어 일체 중생은 물론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이익 되게 한다. 이와 같이 그는 미워하고 성냄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삿된 견해를 여의고 삿된 견해를 끊어 바른 견해만 행함으로써 뒤바뀌지 않아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말한다.
  '보시가 있고 재(齋)가 있으며, 주문[呪說]도 있고 선악의 업에 대한 과보도 있으며, 이 세상[此世]과 저 세상[彼世]이 있고, 아비가 있고 어미가 있으며, 세상에는 참된 사람[眞人]이 있어 좋은 곳에 이르고, 이 세상에서 잘 떠나 저 세상으로 잘 향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이같이 그는 삿된 견해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낸다.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처럼 몸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하고, 입과 뜻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한다. 성냄을 여의고 다툼을 여의며, 잠[睡眠]을 없애고 명성에 대한 욕심이나 뽐냄이 없으며, 의심을 끊고 교만을 버리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다. 그의 마음은 자애로움[慈]을 구족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2 3 4방과 4유(維)와 상하 어느 곳이나 모두 두루하게 된다.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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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자애로움을 구족하여 맺힘[結]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슬픈 마음과 기쁜 마음도 또한 그러하며, 또 그 마음은 평정한 마음과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니느니라.
  가람 사람들아,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문득 네 가지 편안하게 머물 곳[四安隱住處]을 얻는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 세상과 저 세상이 있고, 선악의 업보(業報)가 있다. 나는 이 바른 견해와 서로 호응하는 업을 받아 지니고 구족함을 얻었으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에 가게 될 것이고 나아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람 사람들아,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첫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이니라.
  다시 가람 사람들아,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으며, 선악의 업보도 없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이 나는 현재 세계에서 이것 때문에 남의 비방을 받지 않는다. 다만 바른 지혜를 가진 사람은 칭찬할 것이고, 정진하는 사람과 바른 견해를 가진 사람은 그게 사실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람 사람들아, 이와 같아서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두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이니라.
  다시 가람 사람들아, '만일 지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악한 것은 짓지 않아야 하리니 나는 악을 짓는 일은 생각지도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 악을 짓지 않았는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괴로움이 생기겠는가'라고 말한다. 가람 사람들아,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이니라.
  다시 가람 사람들아, '만일 지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악한 것은 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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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아야 한다. 나는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과 두려워하지 않은 것을 다 범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세상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내 마음은 중생과 더불어 다투지 않고 혼탁해지지[濁] 않아 기쁘고 즐겁다'고 말한다. 가람 사람들아,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가람 사람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이니라."
  가람 사람들이 세존께 여쭈었다.
  "그렇다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네 가지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겠습니다. 네 가지란 무엇이겠습니까?
  '이 세상과 저 세상이 있고, 선악의 업보가 있다. 나는 이 바른 견해와 서로 호응하는 업을 받아 지니고 구족함을 얻었으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에 가게 될 것이고, 나아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첫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구담이시여,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으며, 선악의 업보도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현재 세상에서 이것 때문에 남의 비방을 받지 않는다. 다만 바른 지혜를 가진 사람은 칭찬할 것이고, 정진하는 사람과 바른 견해를 가진 사람은 그게 사실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두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구담이시여, '만일 지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악한 일은 짓지 않아야 하니, 나는 악을 짓는 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 악한 일을 짓지 않았는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괴로움이 생기겠는가'라고 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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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구담이시여, '만일 지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악한 일은 짓지 않아야 한다. 나는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다 범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세상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내 마음은 중생과 더불어 다투지 않고 혼탁해지지 않아 기쁘고 즐겁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편안하게 머물 곳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구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저희들은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스님께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優婆塞)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가람 사람들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가람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987자이다.]
  17) 가미니경(伽彌尼經)[가(伽)의 음은 거(巨)와 라(羅)의 반절임] 제 7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난타원(那難 園)을 유행하실 적에 장촌나림(牆村林)에 계셨다. 그 때 아사라천(阿私羅天)의 아들이 있었는데, 가미니(伽彌尼)라 이름하였다. 얼굴 모양이 준수하였고 안색은 밝고 빛났다. 그는 먼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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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 무렵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예배한 다음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아사라천의 아들인 가미니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범지(梵志)는 스스로 잘난 체하면서 약간의 하늘을 섬겼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어떤 중생이 목숨을 마치면 그는 능히 자재롭게 좋은 곳으로 오가면서 천상에 나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법의 주인이시니,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중생으로 하여금 목숨을 마치거든 좋은 곳에 이르게 하거나 천상에 나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미니여, 내가 이제 너에게 묻노니 아는 대로 대답하라. 가미니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마을에 살고 있는 어떤 남녀가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不善業道]인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성취했다고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저마다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하면서 '너희들 남녀는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인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다 성취했으니,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가게 되거나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인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취했는데도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게 되거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겠느냐?"
  가미니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가미니여, 왜냐 하면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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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인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취했는데도 만일 여러 사람이 저마다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여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이르거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는데 거기에 어떤 사람이 아주 무거운 돌을 그 물 속에 던져 넣었다고 하자.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저마다 합장하고 그것을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하면서 '제발 돌아[石], 물 위로 떠올라다오'라고 이와 같이 말하면 가미니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저 아주 무거운 돌이 어찌 여러 사람이 저마다 합장하고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하여 물 위로 떠오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인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취했는데도 만일 여러 사람이 저마다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게 되거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이른바 이 열 가지 착하지 못한 업도는 악한 업[黑]을 지으면 악한 과보가 있어 저절로 밑으로 내려가 반드시 악한 곳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니라.
  가미니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마을에 살고 있는 어떤 남녀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의고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끊어버려서 바른 견해를 얻었다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저마다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고 축원하면서 '너희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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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여의고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끊어 바른 견해를 얻었다.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으로 가거나 지옥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가미니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여의고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끊어 바른 견해를 얻었는데, 어찌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나쁜 곳으로 가거나 지옥에 태어날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여의고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다 끊어 바른 견해를 얻었다. 그런데 만일 여러 사람들이 저마다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찬탄하며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나쁜 곳으로 가거나 지옥에 태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왜냐 하면 가미니여, 이른바 이 열 가지 착한 업도는 착한 업[白]을 지으면 착한 과보가 있어 저절로 위로 올라가 반드시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는데, 거기서 어떤 사람이 소유(酥油)병을 물에 던져 부수면 부서진 병 조각은 밑으로 가라앉고 소유는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착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여의고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다 끊어 바른 견해를 얻었다.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에는 이른바 몸의 추한 빛깔과 4대(大)는 부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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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생겼고, 옷과 밥으로 자라났으며 앉고 눕고 안마하며 목욕하고 굳세게 견뎌낸 것은 다 부서지는 법이다. 이것은 없어져 다하는 법이며, 떠나고 흩어지는 법이다. 저 목숨이 끝난 뒤에는 혹은 까마귀와 새가 쪼아먹기도 하고 혹은 호랑이와 승냥이가 먹어 치우기도 하며, 혹은 태우거나 묻혀 모두 티끌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의 심(心) 의(意) 식(識)은 항상 믿음에 훈습되고, 정진과 지식[多聞]과 보시와 지혜에 훈습되었으므로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저절로 위로 올라가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된다.
  가미니여, 저 생물을 죽인 사람은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는 데 있어서, 동산으로 가는 길[園觀之道]과 위로 오르는 길[昇進之道]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善處之道]이 있다. 가미니여,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에 이르기까지를 죄다 여의고 바른 견해를 얻는 데 있어서도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어떤 것이 또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인가? 이른바 8정도[支聖道]이다. 바른 견해에서부터 나아가 바른 선정[定]에 이르기까지의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한다. 가미니여, 이것을 또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가미니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가미니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213자이다. 『중아함경 』 제 3 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0,2478)자이다.]
  
8) 3권의 경문 글자 수가 10,247자라고 했는데 여기 기록된 7개 소경의 글자 수를 합해 보면 모두 10,243자로서 여기 기록보다 4자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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