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5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5. 13:31
[130 / 1738] 쪽
  

중아함경 제 5 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3. 사리자상응품(舍梨子相應品) 제 3 ①
  [이 품에는 모두 11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등심경(等心經) 성취계경(成就戒經) 지경(智經) 사자후경(師子吼經)과
  수유경(水喩經) 구니사경(瞿尼師經) 범지타연경(梵志陀然經)과
  교화병경(敎化病經) 대구치라경(大拘絺羅經) 상적유경(象跡喩經)이며
  분별성제경(分別聖諦經)이 가장 마지막에 수록되었다.
  21) 등심경(等心經) 제 1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자(舍梨子 : 舍利弗)는 비구들과 밤에 강당에 모여, 내결(內結)과 외결(外結)에 대하여 여러 비구들을 위해 그 뜻을 분별해 설명하였다.
  "여러분, 세상에는 실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 두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내결(內結)이 있는 사람이니, 그는 아나함(阿那含)으로서 이 세간에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둘째는 외결(外結)이 있는 사람이니, 그는 아나함
[131 / 1738] 쪽
  이 아니기 때문에 이 세간에 다시 돌아옵니다. 여러분, 어떤 것을 내결이 있는 사람인 아나함으로서 이 세간에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금계(禁戒)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에게 칭찬을 받고 잘 닦고 잘 갖추었기 때문에,1) 그는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림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이 없어서 성인의 칭찬을 받고 잘 닦고 잘 갖춤으로 인하여 탐욕을 싫어하고 탐욕을 없애고 탐욕을 끊는 것을 배웁니다. 탐욕을 싫어하고 탐욕을 없애고 탐욕을 끊는 것을 배움으로 인하여 식해탈(息解脫)과 심해탈(心解脫)을 얻고, 그 뒤에는 즐거움 속에서 사랑하고 아껴서 그것을 여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재 세상에서는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단식천( 食天)2)을 지나 여의생천(餘意生天)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미 거기에 태어난 뒤에는 곧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본래 사람으로 있을 때에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에게 칭찬을 받고 잘 닦고 잘 갖추었다. 때문에 나는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의 칭찬을 받았고 잘 닦고 잘 갖춤으로 인하여, 탐욕을 싫어하고 탐욕을 없애고 탐욕을 끊는 법을 배웠다. 탐욕을 싫어하고 탐욕을 없애고 탐욕을 끊는 것을 배움으로 인하여 식해탈과 심해탈을 얻었다. 그것을 얻은 뒤에는 그 즐거움 속에서 사랑하고 아껴 그것을 여의지 못했다. 그래서 현재 세상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했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나서 지금 여기에 있게 되었다.'
  
1) '금계를 닦아'에서부터 '잘 닦고 잘 갖추었기 때문에'까지의 내용이 『잡아함경 』 제33권 923번째 소경에는 자념정계(自念淨戒) 불괴계(不壞戒) 불결계(不缺戒) 불오계(不汙戒) 부잡계(不雜戒) 불타취계(不他取戒) 선호계(善護戒) 명자칭예계(明者稱譽戒) 지자불염계(智者不厭戒)로 되어 있다.
2) 덩어리로 되어 있는 음식을 먹는 천상세계를 말하는 것으로서 즉, 욕계(欲界)의 여러 하늘들을 뜻한다.
[132 / 1738] 쪽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이 없어서, 성인의 칭찬을 받았고 잘 닦고 잘 갖추었습니다. 저는 금계를 닦고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의 칭찬을 받았고 잘 닦고 잘 갖춤으로 인하여 색계의 생명을 끊고 탐욕을 끊는 법을 배우며, 탐욕을 버리고 여의기를 배웁니다. 그는 색유(色有)3)를 끊고 탐욕을 끊는 법을 배우며, 탐욕을 버리고 여의기를 배움으로 말미암아 식해탈과 심해탈을 얻었습니다. 그것을 얻은 뒤에는 그 즐거움 속에서 그것을 사랑하고 아껴 그것을 여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재 세상에서는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납니다. 거기에 난 뒤에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본래 사람으로 있을 때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에게 칭찬을 받았고 잘 닦고 잘 갖추었다. 때문에 나는 금계를 닦아 익혀서 구멍이 뚫린 적도 없고 이지러짐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혼탁함도 없으며, 지극히 많은 어려움도 없어서, 성인의 칭찬을 받았고 잘 닦고 잘 갖춤으로 인하여 다시 색유(色有 : 色界)를 끊고 탐욕을 끊는 법을 배웠으며, 탐욕을 버리고 여의는 방법을 배웠다. 색유를 끊고 탐욕을 끊는 법을 배우고, 탐욕을 버리고 여의는 방법을 배움으로 인하여 식해탈과 심해탈을 얻었다. 그것을 얻은 뒤에는 그 즐거움 속에서 그것을 사랑하고 아껴 그것을 여의지 못했다. 그래서 현재 세상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나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러분, 이것이 이른바 내결(內結)이 있는 사람으로 아나함으로서 이 세상에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것을 외결(外結)이 있는 사람인 아나함이 아니어서 이 세간
  
3) 색계 제 4선천의 과보(果報)를 총칭하는 말로서 과보의 실재가 있음을 뜻하여 여기서 유(有)라고 한 것이다.
[133 / 1738] 쪽
  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 하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금계를 닦아 익히고 종해탈(從解脫)4)을 지켜 보호하며, 또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털끝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학문과 계를 받아 지니면 여러분, 이것이 이른바 외결이 있는 사람으로 아나함이 아니어서 이 세간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그 때 많은 등심천(等心天)들은 형상이 위풍당당하고 광채가 찬란하게 빛났다.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려 할 때 그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사리자는 어젯밤에 비구들과 강당에 모여 내결과 외결 의 문제에 대하여 비구들을 위해 그 뜻을 분별해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 세상에는 실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나니, 곧 내결이 있는 사람과 외결이 있는 사람이다.'
  세존이시여, 대중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다들 기뻐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 강당으로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등심천들을 위하여 아무 말씀 없이 잠자코 허락하셨다. 등심천들은 세존께서 아무 말씀 없이 잠자코 허락하셨음을 알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돈 뒤에 곧 거기서 사라졌다. 등심천들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세존께서 강당으로 가시어 비구들 앞에서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앉으시고 나서 곧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여, 너는 너무도 훌륭하다. 왜냐 하면 네가 어젯밤에 비구들과 강당에 모였을 적에 비구들을 위하여 내결과 외결의 문제에 대해 그 뜻을 분별해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니라.
  '여러분, 세상에는 실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나니, 내결이 있는 사람과 외결이 있는 사람이다.'
  사리자여, 어젯밤 동이 틀 무렵 여러 등심천들이 내게 와서 머리를 조아려
  
4)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말하는 것으로 별해탈(別解脫)로 번역하기도 한다. 해탈한다는 뜻으로서 계율(戒律)을 말하는 것인데, 즉 몸과 입으로 지은 허물을 따로따로 해탈하는 것이므로 별해탈이라고 한다.
[134 / 1738] 쪽
  예배한 뒤에 한쪽으로 물러나서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존자 사리자가 어젯밤에 비구들과 강당에 모였는데 비구들을 위하여 내결과 외결의 문제에 대해 그 뜻을 분별해 해설하기를 (세상에는 실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내결이 있는 사람과 외결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대중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다들 기뻐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 강당으로 나가 주소서'라고 하였다.
  사리자여, 나는 곧 그 모든 등심천의 신들을 위해 아무 말 없이 잠자코 허락하였다. 등심천들은 내가 아무 말 없이 그저 허락한 것을 알고, 내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내 주위를 세 바퀴 돈 뒤에 거기서 사라졌다.
  사리자여, 등심천들은 10 20, 혹은 30 40, 혹은 50 60명이 송곳 끝 같은 곳에 함께 살아도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는다. 사리자여, 등심천들은 본래 사람으로 있었을 때 이미 착한 마음을 닦아 지극히 넓고 매우 컸었다. 그래서 저 모든 등심천들은 혹은 10 20, 혹은 30 40, 혹은 50 60명씩 송곳 끝 같은 곳에서 함께 살아도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리자여, 마땅히 적정(寂靜)을 배워야 한다. 모든 감각기관[根]이 적정해지고, 마음과 뜻이 적정해지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적정해져서 세존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를 향해야 한다. 사리자여, 저 거짓된 이학(異學)들은 영원히 쇠하고 멸하리니, 왜냐 하면 저들은 이러한 묘한 법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등심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181자이다.]
  22) 성취계경(成就戒經) 제 2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자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비구로서 계(戒)를 성취하고, 정(定)을 성취하고, 혜(慧)를 성취하면
[135 / 1738] 쪽
  곧 현재 세상에서 당장 상지멸정(想知滅定)5)에 드나드는데,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만일 현재 세계에서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단식천( 食天)을 지나 여의생천(餘意生天)에 태어날 것이며, 그는 거기서 상지멸정에 드나들 것이니,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이 때에 존자 오타이(烏 夷)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말했다.
  "존자 사리자여, 만일 비구로서 여의생천에 태어나서 상지멸정에 드나든다고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럴 수가 없습니다."
  존자 사리자는 두세 번 한결같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만일 비구로서 계율을 성취하고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면, 그는 현재 세상에서 당장 상지멸정에 드나드는데,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만일 현재 세상에서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날 것이요, 그는 거기서 상지멸정에 드나들 것이니,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존자 오타이도 또한 두세 번 반복해서 말했다.
  "존자 사리자여, 만일 비구로서 여의생천에 태어나서 상지멸정에 드나든다고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에 존자 사리자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비구는 두세 번 되풀이해서 내 말을 그르다고는 하고 어느 비구도 내 말을 찬탄하는 사람이 없구나. 나는 차라리 세존께 가리라.'
  존자 사리자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존자 사리자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존자 오타이와 여러 비구들도 또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거기서 존자
  
5) 팔리어로는 Sa avedayitanirodha samapati 이고, 멸진정(滅盡定) 멸수상정(滅受想定) 멸진삼매(滅盡三昧)라고도 한다. 무소유처(無所有處)에 염착하는 열망을 벗어난 자는 상(想)과 수(受:知)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여 고요함을 구한다. 따라서 상(想)의 작용을 먼저 쉬고 마음[心]과 마음의 작용[心所]을 없애 무심한 경지에 머무른다. 따라서 이를 상지멸정이라고 한다. 무상정(無想定)과 더불어 두 가지 무심정(無心定)으로 불린다.
[136 / 1738] 쪽
  사리자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했다.
  "만일 비구로서 계율을 성취하고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면, 그는 곧 현재 세상에서 당장 상지멸정에 드나드는데,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만일 현재 세상에서 당장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날 것이요, 그는 거기서 상지멸정에 드나들 것이니,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존자 오타이가 다시 말했다.
  "존자 사리자여, 만일 비구로서 여의생천에 태어나서 상지멸정에 드나든다고 말하는 것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존자 사리자가 다시 두세 번 되풀이해 비구들에게 말했다.
  "만일 비구로서 계율을 성취하고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면, 그는 곧 현재 세상에서 당장 상지멸정에 드나드는데,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만일 현재 세상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날 것이요, 그는 거기서 상지멸정에 드나들 것이니,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존자 오타이도 한결같이 몇 번이고 말했다.
  "만일 비구로서 여의생천에 태어나서 상지멸정에 드나든다고 말하는 것은 끝내 그럴 수가 없습니다."
  존자 사리자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비구는 세존 앞에서도 두세 번 내 말을 그르다 하는데 또한 어느 비구도 내 말을 찬탄하는 사람이 없다.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물으셨다.
  "오타이야, 네가 말하는 여의생천을 색(色)이라고 생각하느냐?"
  존자 오타이가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세존께서 오타이를 면전에서 꾸짖으셨다.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고, 너는 장님처럼 눈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무슨 까닭에 매우 깊은 아비담(阿毗曇)을 논하는가?"
  존자 오타이는 부처님께 면전에서 꾸지람을 받고 나서야 마음에 슬픔을 품
[137 / 1738] 쪽
  고 머리를 떨구고 잠자코 말없이 무엇을 생각하는 듯하였다. 세존께서는 존자 오타이를 면전에서 꾸짖으신 뒤에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명망 있고 덕 있는 장로 비구가 남의 힐난을 받는데, 너는 왜 버려 두고 단속하지 않았느냐?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자비스런 마음이 없는 사람이다. 명망 있고 덕 있는 장로를 저버리다니."
  이에 세존께서는 존자 오타이와 아난을 면전에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로서 계율을 성취하고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면, 그는 곧 현재 세상에서 당장 상지멸정에 드나들게 되는데,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다. 만일 현재 세상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단식천을 지나 여의생천에 태어날 것이요, 그는 거기서 상지멸정에 드나들 것이니, 그것은 으레 그런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시고 곧 선실(禪室)에 들어가 고요히 앉아 잠자코 계셨다. 그 때 대중 가운데 존자 백정(白淨)6) 비구가 있었다. 존자 아난이 존자 백정에게 말하였다.
  "일은 다른 사람이 저질렀는데 꾸지람은 내가 들었습니다. 존자 백정이여, 세존께서는 저녁때가 되면 틀림없이 선실에서 나와 비구들 앞에 와서 자리를 깔고 앉아 이 문제를 함께 논하실 것입니다. 스님은 마땅히 이 일에 대하여 대답해 주셔야만 합니다. 저는 세존과 여러 범행자들을 대하기가 못내 부끄럽습니다."
  이윽고 세존께서 저녁때가 되자 선실에서 나와 비구들 앞에 와서 자리를 깔고 앉아 말씀하셨다.
  "백정아, 장로 비구는 몇 가지 법(法)이 있어야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愛敬)과 존중을 받는가?"
  존자 백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장로 비구에게 만일 다섯 가지 법이 있으면 모든 범행자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법인가?
  
6) 또는 우파마나(優波摩那)라고 쓰기도 한다. 비구의 이름이며 사위성(舍衛城) 사람으로서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건립할 때 신심을 내어 출가하였다.
[138 / 1738] 쪽
  첫째, 장로 비구가 금계(禁戒)를 닦아 익히고, 종해탈(從解脫)을 지켜 보호하며, 또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털끝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운 마음을 가지며, 학문과 계행을 받아 가지면 세존이시여, 그는 금계를 지키는 장로요 상존(上尊)이 될 만한 비구로서,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둘째, 장로 비구가 널리 배우고 많이 들어서, 그것을 지켜 가지고 잊지 않으며 쌓아 모으고 널리 듣는 것이니, 이른바 그 법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또한 좋으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청정(淸淨)을 구족하여 범행을 드날리나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에 있어서 널리 배우고 많이 들으며, 익숙하게 익혀 천(千)에까지 이르며, 마음으로 생각하고 관찰하는 바에 대하여 분명하게 보고 깊이 통달하면 세존이시여, 그는 다문(多聞)한 장로요 상존이 되는 비구로서,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셋째, 장로 비구가 네 가지 증상심(增上心)을 얻고, 현재 즐겁게 살며 무엇이든 얻기가 어렵지 않으면 세존이시여, 그는 선사(禪伺)7) 장로요 상존이 되는 비구로서,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넷째, 장로 비구가 지혜를 닦아 실천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며, 이러한 지혜를 얻고 거룩한 지혜로 밝게 통달하여 분별하고 환히 알아 바로 괴로움을 다하면 세존이시여, 그는 지혜(智慧)의 장로요 상존이 되는 비구로서,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다섯째, 장로 비구가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더 이상 번뇌[結]가 없고,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진실 그대로를 알면 세존이시여, 그는 누진(漏盡)의 장로요 상존이 되는 비구로서, 모든 범행자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세존이시여, 장로 비구가 만일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는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중을 받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7) 원(元)과 명(明)의 두 본에는 사(伺)가 사(思)로 되어 있다.
[139 / 1738] 쪽
  "백정이여, 만약 장로 비구가 이 다섯 가지 법이 없으면, 다시 어떤 일로 모든 범행자들의 애경과 존경을 받게 되겠는가?"
  존자 백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장로 비구가 이 다섯 가지 법이 없으면, 모든 범행자로 하여금 애경하고 존경하게 할 다른 일은 없나이다. 오직 늙었다는 것으로써, 곧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젊음은 날로 쇠하며, 몸은 굽어지고 다리는 뒤틀리며, 몸이 무겁고 상기(上氣)되며, 지팡이를 의지해야 겨우 다니며, 살은 쭈그러들고 피부는 늘어나 주름살지고 마치 참깨와 같은 검버섯이 피며, 모든 감각기관은 헐고 얼굴빛은 추악합니다. 그는 이와 같이 늙었다는 이유로 범행자들로 하여금 애경하고 존중하게 할 뿐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만일 장로 비구에게 이 다섯 가지 법이 없으면 더 이상 모든 범행자로 하여금 애경하고 존중하게 할 다른 일이 없느니라. 오직 늙었다는 것, 곧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젊음은 날로 쇠하며, 몸은 굽고 다리는 뒤틀리며, 몸은 상기되어 지팡이를 의지해야 겨우 다니며, 살은 쭈그러들고 피부는 늘어나 주름살지고 마치 참깨와 같은 검버섯이 피고, 모든 감각기관은 허물어지고 얼굴빛은 추악하다. 그는 이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범행자로 하여금 애경하고 존중하게 할 뿐이다. 백정아, 사리자 비구에게는 이 다섯 가지 법이 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애경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냐 하면 사리자 비구는 금계를 닦아 익히고, 종해탈을 지켜 보호하며, 또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털끝만한 허물을 보아도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며 학문과 계행을 받아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정아, 사리자 비구는 널리 배우고 많이 들었으며, 지켜 가져서 잊지 않으며, 쌓고 모으고 널리 들었다. 이른바 그의 법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또한 좋으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청정함을 구족하고 범행을 밝게 나타낸다. 이러한 모든 법에 대해서 널리 배우고 많이 들었으며, 익숙하게 익혀 천(千)에까지 이르렀으며,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에 대하여 분명하게 보고 깊이 통달하였다. 또한 백정아, 사리자 비구는 네 가지 증상심을 얻어서 현재 세계에서 즐겁게 살고 무엇이든 얻기가 어렵지 않다. 그리고 또
 
[140 / 1738] 쪽
  백정아, 사리자 비구는 지혜를 닦아 실천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였으며, 이러한 지혜와 거룩한 슬기와 밝은 통달을 얻어 분별하고 환히 알아 바로 괴로움을 다한 사람이니라.
  또 백정아, 사리자 비구는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더 이상 번뇌[結]가 없고,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를 알고 있다. 사리자 비구는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애경하고 존중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자, 존자 백정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성취계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746자이다.]
  23) 지경(智經) 제 3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모리파군누(牟利破群) 비구가 계율을 버리고 도 닦기를 그만두었다. 흑치(黑齒) 비구는 모리파군누 비구가 계율을 버리고 도 닦기를 그만두었다는 말을 듣고, 곧 존자 사리자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사리자여, 모리파군누 비구가 계율을 버리고 도 닦기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존자 사리자가 말했다.
  "모리파군누 비구는 이 법에 대하여 애착을 가지고 좋아하는가?"
  흑치 비구가 도리어 반문했다.
  "존자 사리자께서는 이 법에 대하여 애착을 가지고 좋아하십니까?"
  존자 사리자가 대답했다.
  "흑치여, 나는 이 법에 대해서 아무 의혹도 없다."
[141 / 1738] 쪽
  흑치 비구가 다시 물었다.
  "존자 사리자여,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또한 어떠합니까?"
  "흑치여, 나는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말을 듣고 망설임이 없다."
  흑치 비구는 이와 같은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사리자는 지금 제 자신을 지칭하여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그 말을 들은 뒤 어떤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리자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여라."
  그 비구는 분부를 받은 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사리자를 찾아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존자 사리자님을 부르십니다."
  사리자는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너는 지금 제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였는가?"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런 글을 쓰지 않았고 그런 글귀를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이치만을 설명했을 뿐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족성자는 그 방편을 따라 일컬어 말한다. 지혜를 얻었으면 곧 지혜를 얻었다고 말이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아까 이미 '그런 글을 쓰지 않았고 그런 글귀를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이치만을 설명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는 어떻게 알고
[142 / 1738] 쪽
  어떻게 보았기에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사리자야, 너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존자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너는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생겨나는 것은 모두 그 원인[因]이 있다. 이 생의 원인이 다했을 적에 이 생의 원인이 다한 줄을 알았기에 나는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왜냐 하면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들이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생은 무엇을 인(因)으로 하고 무엇을 연(緣)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생은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생은 유(有)를 인으로 하고 유를 연으로 하며, 유를 따라 나고 유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143 / 1738] 쪽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왜냐 하면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유(有)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유는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유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유는 무엇을 따라 나고 유는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유는 수(受)를 인으로 하고 수를 연으로 하며, 수를 따라 나고 수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마땅히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수(受)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만일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수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수는 애(愛)를 인으로 하고 애를 연으로 하며, 애를 따라 나고 애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144 / 1738] 쪽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떤 것을 애(愛)라고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떤 것을 애라고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이른바 3각(覺)8)이 있으니 즐거운 느낌[樂覺] 괴로운 느낌[苦覺]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覺]이다. 그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여 집착하는 것, 이것을 일러 애(愛)라고 한다'고 대답해 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 것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당신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저 3각(覺)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당신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저 3각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는가?' 하고 묻는다면,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이른바 이 3각은 무상(無常)한 법이요, 괴로움의 법이며, 멸하는 법이다. 무상한 법은 곧 괴로움이니, 괴로움인 줄 알고 나서는 저 3각에 대해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어졌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8) 3수(受)라고도 한다. 즉 세 가지 느낌을 말한다. 낙수(樂受 : 바깥 경계와 접촉하여 즐거움을 느낌)와 고수(苦受 : 바깥 경계와 접촉하여 몸과 마음에 받는 느낌)와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 :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를 말한다.
[145 / 1738] 쪽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아 들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이 말은 또 이치가 있으니 간략하게 대답할 수가 있다. 사리자야, 이 말에 다시 어떤 뜻이 있기에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는가? 느끼는 것과 작용하는 모든 것은 다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니, 사리자야, 다시 이치가 있어 이 말을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떻게 등진 채 향하지 않기에 스스로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떻게 등진 채 향하지 않기에 스스로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나는 안에 대해서 등지고 향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애욕이 다하고, 놀람도 없고 두려움도 없으며, 의심도 없고 미혹도 없다. 이와 같이 수호하고, 그와 같이 수호한 다음에는 선하지 않은 번뇌[漏]를 내지 않는다'고 대답해 주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146 / 1738] 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다시 이치가 있어 이 말에 대하여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
  '만약 모든 맺힘[結]에 대해서 사문이 말한 것이라면 그 맺힘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호하고, 그와 같이 수호한 다음에는 선하지 않은 번뇌를 내지 않는다. 사리자야, 이것이 이른바 '다시 이치가 있어 그 말에 대하여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니라."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해 마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 들어가 고요히 앉으셨다. 세존께서 방에 들어가신 뒤 조금 있다가 존자 사리자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가 처음에 미처 생각하기 전에 세존께서 갑자기 이 이치를 물으셨다. 나는 '아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여러분, 내가 처음에 한 이치를 말했을 때 곧 세존께서는 옳다고 창찬하셨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와 같이 생각했다.
  '만일 세존께서 하루 낮 하룻밤을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그 이치를 물으신다면, 나는 능히 세존을 위하여 하루 낮 하룻밤을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이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만일 세존께서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해 물으신다면, 나는 또 세존을 위하여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
  흑치 비구는 존자 사리자가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께서 방에 들어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존자 사리자가 지극히 교만한 모습으로 한결같이 사자처럼 외치기를 '여러분, 내가 처음 미처 생각하기 전에 세존께서 갑자기 이 이치를 물으셨는데 나는 (아마 능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여러분, 내가 처음에 한 이치를 말했을 때 곧 세존께서는 옳다고 칭찬하셨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와 같이 생각했다.
  (만일 세존께서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이 이치에 대하여 물으신다면, 나는 세존을 위해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147 / 1738] 쪽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만일 세존께서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이 이치를 물으신다면, 나는 또 세존을 위해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흑치야, 그렇고 그렇다. 만일 내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사리자 비구에게 그 이치를 묻더라도 사리자 비구는 반드시 나를 위해 하루 낮 하룻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할 것이다. 흑치야, 만일 내가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사리자 비구에게 그 뜻을 묻는다면 그 비구도 또한 충분히 나를 위해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할 것이다. 흑치야, 사리자 비구는 법계(法界)에 대하여 깊은 이치를 통달하였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지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169자이다.]
  24) 사자후경(師子吼經)9) 제 4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그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존자 사리자도 거기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는데, 석 달 동안 안거를 지낸 뒤에 옷 깁기를 마치고 옷을 단정히 입고,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마쳤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상에 나가 유행(遊行)10)하고자 합니다."
  
9) 이 경의 참고가 될 만한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 제37권 제30품인 「육중품(六重品)」의 여섯 번째 소경이 있다.
10) 안거(安居)를 마친 다음 사찰이나 토굴에서 나와 세속 마을로 나가 돌아다니면서 탁발(托鉢)하는 생활을 하는 것.
[148 / 1738] 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너는 떠나거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아직 제도(濟度)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으면 마땅히 제도시키고, 아직 해탈(解脫)하지 못한 시람들이 있으면 마땅히 해탈을 얻게 할 것이며, 아직 반열반(般涅槃)을 얻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반열반을 얻게 하라. 사리자야, 너는 떠나거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존자 사리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간직하였다.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떠나갔다. 그는 자기 방에 돌아와 평상과 자리를 거두고 옷을 단정히 하고 발우를 가지고 즉시 나가 세간을 돌아다녔다. 존자 사리자가 떠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어떤 범행자[梵行]가 부처님 앞에서 상위법(上違法)11)을 범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오늘 존자 사리자가 나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리자한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 네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어떤 범행자가 내 앞에 와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불은 나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나서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라."
  한 비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떠나갔다. 이 때에 존자 아난(阿難)이 세존의 뒤에서 불자(拂子)를 잡고 세존을 모시고 있었다. 한 비구가 떠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존자 아난이 곧 방문 열쇠를 가지고 여러 방을 두루 돌면서 비구들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여러 존자들이여, 빨리 강당으로 갑시다. 지금 존자 사리자
  
11) 파리성전협회(巴利聖典協會)에서 간행한 사전에서 이 상위법(相違法)에 대하여 해석한 것을 보면 "의기 소침한 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되어 있어 한역본의 의미와는 서로 다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역상의 의미는 서로 혐오하고 미워하는[嫌瞋] 법을 말하는 것과 같다. 참고 경문인 『증일아함경 』 제 30 권 「육중품(六重品)」 여섯 번째 소경의 내용에는 "서로 다투고 참회하지 않았다"로 되어 있다.
[149 / 1738] 쪽
  가 부처님 앞에서 사자처럼 외칠 것입니다. 사리자가 말하는 것은 매우 깊은 이치일 것이며 고요한 가운데 가장 고요한 것이요, 묘한 것 가운데 묘한 것으로서 여러분과 나는 이것을 들은 뒤에 잘 외워 익히고, 잘 받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강당으로 갔다.
  한 비구가 사리자에게 가서 말했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시면서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한 범행자가 내 앞에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불이 나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나서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사리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네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어떤 범행자가 내 앞에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자가 나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사리자야, 네가 진실로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느냐?"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身身念)12)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뿔을 잘린 소가 매우 참을성이 많고 온순하며 잘 길들여져서, 마을에서 마을로 거리에서 거리로 노니는 곳마다 조금도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은 뿔을 잘린 소와 같아서, 맺힘[結]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노닙니다.
  
12) 파리본에 의하면 "자기 자신에 대하여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없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50 / 1738] 쪽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며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가지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며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두 손이 잘리고 그 마음이 매우 겸손한 전타라자(旃陀羅子 : 賤民童子)가 시골에서 시골로 읍에서 읍으로 유행하는 곳마다 전혀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은 손을 잘린 전타라자와 같아,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땅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그 때문에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으며, 더럽다 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또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과 같이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땅과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물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모두 씻어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한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물과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
[151 / 1738] 쪽
  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불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다 불살라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불과 같아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바람이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다 불어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한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바람과 같아서 맺힘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청소할 때 사용하는 비[掃箒]는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다 쓸어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비와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152 / 1738] 쪽
  세존이시여, 마치 포전니(晡旃尼)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을 다 닦아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마음이 포전니와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군데군데 부서진 고약병에 고약을 가득 담은 뒤에, 햇볕에 두었을 때 그 병 군데군데에서 고약이 새어 줄줄 흐르면, 눈이 있는 사람이 와서 한쪽에 서서 군데군데 부서진 고약병에 고약을 가득 담은 뒤에 햇볕 비치는 데에 두었을 때 그 병 군데군데에서 고약이 새는 것을 보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항상 이 몸을 관찰해 보는데, 그 때마다 아홉 구멍에서 더러운 것이 새어 흐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장식하기를 좋아하여 목욕하고 손발 씻고 바르는 향[塗香]을 몸에 바르고 깨끗한 옷을 입고, 영락으로 그 몸을 꾸미고 수염을 깎고 머리털을 다듬고, 머리에 화만을 쓴 젊은 사람이 만일 푸르딩딩하게 퉁퉁 붓고 지독한 냄새가 나며, 문드러져 더러운 물이 줄줄 흐르는 세 가지 시체, 즉 죽은 뱀 죽은 개, 또는 사람의 시체 따위를 그 목에 걸치면, 그는 부끄러움을 품고 지극히 싫어하고 더러워하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항상 이 몸은 곳곳에서 냄새가 나고 깨끗하지 못하니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지극히 그것을 싫어하고 더럽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관찰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가지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153 / 1738] 쪽
  이 때 그 비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잘못을 뉘우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죄를 고백하겠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저는 바보 같고 미치광이 같으며, 안정되지 못한 사람이며 나쁜 사람 같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진실되지 못한 허망한 말로써 청정한 범행자인 사리자 비구를 모함하고 비방했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잘못을 뉘우치고 죄를 알아 드러내 밝히오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저는 잘못을 뉘우친 뒤로는 꼭 지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비구야, 너는 실로 바보 같고 미치광이 같으며, 안정되지 못한 사람이며 착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 왜냐 하면 너는 전혀 진실되지 않은 허망한 말로써 청정한 범행자인 사리자 비구를 모함하고 비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는 잘못을 뉘우치고 죄를 알아 드러내 밝혔으며, 꼭 지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만일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을 깨달아 드러내 밝히고 꼭 지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이 거룩한 법은 점점 자라나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존자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저 어리석은 사람이 잘못을 뉘우친 것을 받아들여, 저 비구로 하여금 네 앞에서 머리가 부서져 일곱 조각으로 나누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
  존자 사리자는 곧 그 비구를 가엾게 여겨 이내 그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을 받아들였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사자후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977자이다.]
  25) 수유경(水喩經) 제 5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154 / 1738]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자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나는 지금 당신들을 위하여 번뇌를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을 말하겠습니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그것을 잘 기억하십시오."
  저 모든 비구들은 시키는 대로 듣고 있었다.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한데, 입으로 짓는 행은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입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한데, 몸으로 짓는 행은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한데, 마음에 조금 깨끗한 것이 있습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하고 입으로 짓는 행은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성냄의 번뇌가 생기면 장차 어떻게 그것을 없애야 하는가? 여러분, 마치 아련야(阿練若) 비구13)가 분소의(糞掃衣)14)를 가지는 것과 같습니다. 똥무더기 가운데 버려진 헤어진 옷을 보니 혹은 대변에 더럽혀지기도 했고, 혹은 소변 눈물 침과 그 밖에 더러운 것에 더럽혀져 있을 때, 그런한 것을 보고 나서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13) 한림(閑林) 중에 기거하고 사찰[精舍]에는 머물지 않으면서 두타행(頭陀行)을 수행하는 비구.
14) 세상 사람들이 입다 버린 헌옷을 가지고 만든 가사(袈裟). 탐심(貪心)을 없애기 위하여 검소함을 닦는 뜻으로 입는 법의(法衣).
[155 / 1738] 쪽
  펴 보아 만일 대변이나 소변 눈물 침, 그리고 그밖에 더러운 것에 더럽혀져 있지 않은 부분이나, 또 뚫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곧 그것을 찢어 가집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어떤 사람이 몸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하나, 입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면 그 몸으로 짓는 깨끗하지 않은 행은 생각하지 말고, 다만 그 입으로 짓는 깨끗한 행만을 생각하십시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이렇게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입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한데, 몸으로 짓는 행은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면 장차 어떻게 그것을 없애야 하는가? 여러분, 비유하면 마치 마을 바깥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는데 그 못이 잡초에 덮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몹시 더워 번열이 일어나고, 배고프고 목마름에 시달리며, 뜨거운 바람에 핍박을 받는다면, 그는 못에 이르러 옷을 벗어 언덕에 두고 곧 못 속으로 들어가 두 손으로 잡초를 헤치고, 마음껏 시원하게 목욕하여 더위의 괴로움과 굶주리고 목마른 시달림을 풀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어떤 사람이 입으로 짓는 행은 깨끗하지 못하나,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거든 그 깨끗하지 못한 입으로 짓는 행은 생각하지 말고, 다만 그 깨끗한 몸으로 짓는 행만 생각하십시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이렇게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한데, 마음에 조금 깨끗한 것이 있습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면 장차 어떻게 그것을 없애야 하는가? 여러분, 비유하면 마치 네 갈래 길에 소발자국이 있는데 그 안에 물이 고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몹시 더워 번민하고, 배고프고 목마름에 시달리며 뜨거운 바람에 핍박 받는다면,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이 네 갈래 길 소 발자국에 고인 적은 양의 물을 내가 만일 손이나 나뭇잎으로 떠올린다면, 곧 물은 흔들려 더러워져서 내가 몹시 더워 괴로움과 배고프고 목마름에 시달리는 것을 없앨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꿇어앉아 손으로
[156 / 1738] 쪽
  땅을 짚고 입으로 물을 마시는 것이 낫겠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 길게 꿇어앉아 손으로 땅을 짚고 입으로 물을 마셔 몹시 더워 번민하고, 배고프고 목마른 시달림을 풀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어떤 사람이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나, 마음에 조금 깨끗한 것이 있거든, 그 깨끗하지 못한 몸으로 짓는 행과 깨끗하지 못한 입으로 짓는 행은 생각하지 말고, 다만 그 마음에 조금 있는 깨끗한 것만을 생각하십시오. 여러분,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이렇게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면 장차 어떻게 그것을 없애야 하는가? 여러분,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먼 길을 가다가 도중에 병이 들어 지극히 고달프고 몹시 시달리지만, 혼자 몸으로 길동무도 없고 마을로 되돌아가기는 더욱 먼 데다가 앞 마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경우와 같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한쪽에 서서 이 사람이 먼 길을 가다가 도중에 병이 들어 지극히 고달파하고 몹시 시달리지만, 혼자 몸으로 길동무도 없고 마을로 되돌아가기는 더욱 먼 데다가 앞 마을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을 보고, '이 이도 만일 시자를 얻으면, 먼 들판에서 마을로 데리고 가서 좋은 탕약과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간병인을 둘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이 사람의 병은 틀림없이 나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이 병자에 대해서 지극히 가없게 여기고 불쌍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보면 곧 '이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다. 그러나 이 사람으로 하여금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나지 않게 하자. 만일 이 사람도 선지식을 만나면 깨끗하지 못한 몸으로 짓는 행을 버리고 깨끗한 몸으로 짓는 행을 닦으며, 깨끗하지 못한 입과 뜻으로 짓는 행을 버리
[157 / 1738] 쪽
  고 입과 뜻으로 짓는 깨끗한 행을 닦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이 사람은 온몸의 깨끗한 행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날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 사람에 대해 지극히 가엾게 여기고 불쌍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이렇게 그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합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면 장차 어떻게 그것을 없애야 하는가? 여러분, 마치 마을 바깥 멀지 않은 곳에 좋은 못물이 있어, 맑고 또 아름다운 데다 물조차 찰랑찰랑 가득 차 있으며 푸른 풀은 언덕을 뒤덮었고, 꽃나무가 사방에 두루 피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몹시 더워 괴로워하고 배고프고 목마름에 시달리며 뜨거운 바람에 핍박당한다면, 그는 못에 나가 옷을 벗어 언덕에 두고, 곧 못 속으로 들어가 마음껏 시원하게 목욕하여, 더위의 괴로움과 배고프고 목마른 시달림을 풀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이 몸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행도 깨끗하거든, 항상 그 몸으로 짓는 깨끗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깨끗한 행을 생각하십시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록 성이 나는 번뇌가 생기더라도 마땅히 이와 같이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 내가 아까 말한 번뇌를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은 이러하기 때문에 말한 것입니다."
  존자 사리자가 이와 같이 말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經典 >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아함경 제 7 권  (0) 2008.01.25
중아함경 제 6 권  (0) 2008.01.25
중아함경 제 4 권  (0) 2008.01.25
중아함경 제 3 권  (0) 2008.01.25
중아함경 제 2 권  (0) 2008.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