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39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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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39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2. 범지품 ⑤
  154) 바라바당경(婆羅婆堂經)1) 제 13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동원(東園) 녹자모당(鹿子母堂)에 계셨다. 그 때 바사타(婆私 )와 바라바(婆羅婆) 두 범지족(梵志族)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웠다.
  여러 범지들은 그들을 보고 심하게 꾸짖고 몹시 다그쳐 괴롭히면서 말하였다.
  "범지종은 훌륭한데 다른 종성은 그만 못하고, 범지종은 흰데 다른 종성은 다 검으며, 범지는 청정한데 범지가 아닌 종성은 청정하지 못하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훌륭한 것을 버리고 그만 못한 것을 따르며, 흰 것을 버리고 검은 것을 따른다. 저 까까머리 사문은 검은 것에 묶였고, 종자를 끊어 자식이 없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하는 짓이 매우 나빠서 지극히 큰 잘못을 범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해질 녘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녹자모당 위에서 내려와서, 당(堂) 그늘 한데를 거니시면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
  
1)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송(宋) 시대 시호(施護)가 한역한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 이 있고 참고 경전으로는 『장아함경 』 다섯 번째 소경인 소연경(小緣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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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법을 말씀하고 계셨다. 존자 바사타는 멀리서 세존께서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당에서 내려오셔서, 당 그늘 한데를 거니시며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존자 바사타는 그것을 본 뒤에 말하였다.
  "현자 바라바(婆羅婆)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세존께서는 해질 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당에서 내려오셔서, 당 그늘 한데를 거니시며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고 계신다. 현자 바라바여, 우리 함께 부처님 처소로 가자. 가게 되면 부처님께 법을 들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바사타와 바라바는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그 뒤를 따라 거닐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고 그 두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바사타여, 너희들 두 범지는 범지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고 있다. 여러 범지들이 그런 너희를 보고 크게 꾸짖지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러 범지들은 저희들을 보고 심하게 꾸짖고 다그치며, 몹시 괴롭혔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바사타여, 여러 범지들이 너희들을 보고 어떻게 심하게 꾸짖고 다그치며, 몹시 괴롭혔느냐?"
  "세존이시여, 여러 범지들은 저희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범지종은 훌륭한데 다른 종성은 그만 못하고, 범지종은 흰데 다른 종성은 다 검으며, 범지는 청정한데 범지가 아닌 종성은 청정하지 못하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훌륭한 것을 버리고 그만 못한 것을 따르며, 흰 것을 버리고 검은 것을 따른다. 저 까까머리 사문은 검은 것에 묶였고 종자를 끊어 자식이 없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하는 짓이 매우 나빠서 지극히 큰 잘못을 범하였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사타여, 저 여러 범지들의 말은 지극히 나쁘고, 지극히 부당하다. 왜냐 하면 그들은 어리석고 미련하여 이치를 잘 깨닫지 못하고 좋은 밭을 분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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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못하며,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바사타여, 나의 이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는 생(生)의 훌륭함을 말하지 않고, 종성(種姓)을 말하지 않으며, 교만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하는 것은 자리[坐]와 물[水]과 배운 경서를 표준한 것이다. 바사타여, 만일 혼인하는 자가 있으면 그들은 마땅히 생(生)을 말할 것이요, 종성(種姓)을 말할 것이며, 교만(憍慢)을 말할 것이다. 그들이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하는 것은 자리와 물과 배운 경서를 표준한 것이다.
  바사타여, 만일 생을 헤아리고, 종성을 헤아리며, 교만을 헤아리는 자가 있다면, 그들은 나의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 아득히 멀어질 것이다. 바사타여, 생을 말하고 종성을 말하며 교만을 말하고,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함에 있어서 자리와 물과 배운 경서를 표준하는 것은, 내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 아득히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바사타여, 어떤 사람도 서로 논쟁할 수 없는 세 종성이 있는데, 그들은 선(善)과 불선법(不善法)이 뒤섞여 있어 성인들의 칭찬을 받기도 하고 받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찰리종과 범지종과 거사종이다.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찰리는 산목숨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으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거사도 또한 그러한데, 범지는 그렇지 않은가?"
  "세존이시여, 찰리도 또한 산목숨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으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범지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범지는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 등을 여의어 바른 견해를 얻을 수 있지만, 찰리 거사는 그렇지 않은가?"
  "세존이시여, 범지도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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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과 사음과 나아가 삿된 견해 등을 여의어 바른 견해를 얻을 수 있고, 찰리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으면, 이것은 찰리나 거사의 소행이요 범지는 아닌가? 또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으면, 이것은 범지의 소행이요 찰리나 거사는 아닌가?"
  "세존이시여,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으면, 그것은 찰리나 거사도 행할 수 있고, 범지도 또한 그렇습니다.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으면, 그것은 범지도 행할 수 있고, 찰리나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바사타여,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어, 한결같이 찰리나 거사만이 행하고 범지는 아니라면, 또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어, 한결같이 범지만 행하고 찰리나 거사는 그렇지 않다면, 저 모든 범지들은 '우리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왜냐 하면 바사타여, 범지의 여자가 처음으로 혼인하는 것을 보거나, 혼인한 뒤에 아이를 배는 것을 보거나, 아이를 밴 뒤에 아이를 낳는 것을 보면, 혹은 사내요 계집애다. 바사타여, 이렇게 모든 범지들도 또한 세상법과 같이 생산하는 길을 따라 태어난다. 그런데 저들은 거짓말로 범천을 빙자하여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그렇게 말한다.
  바사타여, 만일 여러 성(姓)과 여러 이름의 족성자가 여러 종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나를 따라 도를 배운다면, 마땅히 '우리 범지들은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라. 왜냐 하면 바사타여, 그 족성자는 내 바른 법률 가운데 들어와 내 바른 법률을 받고,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었고,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으며, 세존의 법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마땅히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바사타여, 저 범천은 곧 여래(如來)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을 말한다. 범천은 곧 여래요, 냉철함은 곧 여래이며, 번뇌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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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번뇌의 열독이 없으며, 여여(如如)함을 여의지 않은 것이 곧 여래이니라.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모든 석가족은 구사라(拘娑羅)의 왕 바사닉(波斯匿)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물으셨다.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모든 석가족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그와 같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도 곧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겠는가?"
  "모든 석가족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이것은 기특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구사라의 왕 바사닉이 세존께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사타여, 구사라의 왕 바사닉은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 그러나 그는 '사문 구담의 종족은 지극히 높으나 내 종족은 낮고, 사문 구담은 재보(財寶)가 매우 많으나 내 재보는 적으며, 사문 구담은 형색이 지극히 묘하나 내 형색은 묘하지 못하며, 사문 구담은 큰 위신(威神)이 있으나 내 위신은 작으며, 사문 구담은 좋은 지혜가 있으나 나는 나쁜 지혜가 있다'는 그런 뜻에서가 아니다. 바사타여, 구사라의 왕 바사닉은 다만 법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기 때문에,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사타여, 언젠가 이 세상은 다 무너졌었다. 이 세상이 무너졌을 때 거기 있던 중생들은 황욱천(晃昱天)에 태어났다. 그들은 그 하늘에서 묘한 빛깔[色]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支節)과 모든 근(根)을 구족하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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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깔이 오래 머물렀다. 바사타여, 언젠가 이 대지에 물이 가득 차고, 그 큰 물 위를 바람이 불어 흔들었다. 그러면 맺히고 얽혀 정(精)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였으니, 마치 지팡이로 젖을 저으면 숙락(熟酪 : 醍醐)이 맺히고 얽혀 정(精)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는 것과 같았다. 이와 같이 바사타여, 언젠가 이 땅에 물이 가득 찼었고, 그 큰 물 위를 바람이 불어 흔들었다. 그러면 맺히고 얽혀 정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였고, 여기서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지미(地味 : 대지의 精分)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생소(生酥)나 숙소(熟酥)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밀환(蜜丸)의 맛과 같다.
  바사타여, 어느 땐가 이 세상이 다시 이루어졌을 때 황욱천에 태어났다가 거기서 목숨[壽]이 다하고, 업(業)이 다하고, 복(福)이 다하고, 명(命)이 다한 중생이 있으면 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이 세간에 태어난 뒤에 묘한 빛깔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과 모든 근을 구족하였으며, 기쁨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의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이 오래 머물렀다.
  바사타여, 그 때 세상에는 해도 달도 없고 또한 별도 없었으며, 낮도 밤도 없고 한 달도 보름도 없었으며, 계절도 없고 햇수도 없었다. 바사타여, 그 때에는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었으며,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었으며, 또 양반도 없고 노비들도 없이, 다 같은 중생일 뿐이었다. 그 때 청렴하지 못하고 탐욕스런 어떤 중생이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것이 지미인가? 나는 차라리 손가락으로 그 지미를 찍어 맛보리라.'
  그리고 그 중생은 곧 손가락으로 지미를 찍어 맛보았다. 이렇게 하여 그 중생은 지미를 알고 나서는 다시 더 먹기를 바랬다. 그 때 중생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왜 손가락으로 이 지미를 맛보느라고 스스로 괴로워하는가? 나는 이제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으리라.'
  그 중생은 곧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었다. 그 중생들 가운데 다시 다른 중생들은 이 중생이 손으로 지미를 집어먹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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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참으로 좋구나. 이것은 실로 유쾌하구나. 우리도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으리라.'
  그 때 그 중생들은 곧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었다. 그 중생들은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기를 되풀이한 뒤에, 몸이 점점 뚱뚱해지고, 점점 무거워지며, 점점 단단해졌다. 그래서 그들이 본래 가졌던 청정한 빛깔은 곧 없어지고, 저절로 어둠이 생겼다.
  바사타여, 세간의 법이 자연 여기서 생겼으니, 만일 어둠이 생기면 반드시 해와 달이 생기고, 해와 달이 생긴 뒤에는 곧 별이 생기며, 별이 생긴 뒤에는 곧 낮과 밤이 이루어지고, 낮과 밤이 이루어진 뒤에는 곧 한 달과 보름이 있으며, 계절과 햇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지미를 맛보며 오랫동안 세상에서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어떤 중생이 지미를 너무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지미를 조금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
  '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지미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미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할꼬? 지미여, 어찌할꼬? 지미여.'
  마치 요즘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그 본래의 이름을 말하지도 않고 비록 받아먹더라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나니,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지미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지비(地肥 : 地餠)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생소나 숙소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밀환 맛과 같다. 그들은 이 지비를 먹으면서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지비를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이 지비를 적게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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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
  '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
  그리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지비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비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할꼬? 지비여, 어찌할꼬? 지비여.'
  마치 요즘 사람들이 남에게 꾸지람을 당할 때, 본래의 이름도 말하지 않고, 비록 책망을 받으면서도 그 뜻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지비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바라(婆羅)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우담바라꽃[曇華]의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진 밀환[淖蜜丸]과 같다. 그들은 이 바라(婆羅)를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중생이 바라를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이 바라를 적게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
  '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바라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바라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할꼬? 바라여, 어찌할꼬? 바라여.'
  마치 요즘 사람들이 괴로운 법에 부딪쳤을 때, 본래 이름을 말하지도 않고, 비록 괴로움을 받더라도 그 뜻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바라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자연 멥쌀[粳米]이 생겼는데, 희고 깨끗하고 껍질이 없으며, 또한 속껍질도 없고, 길이는 네 마디[寸] 정도였다. 아침에 베면 저녁에 나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났으며, 무르익으면 짭짤한 맛이 나고 풋기가 없었다. 중생들은 자연 멥쌀을 먹었고, 그 중생들이 이 자연 멥쌀을 먹은 뒤에 곧 중생들에게 몇 가지 형상이 생겼으니, 혹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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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생은 남자의 형상이 되고, 혹 어떤 중생은 여자의 형상이 되었다. 만일 그 중생들이 남자와 여자의 형상이 되면, 그들은 서로 보고 '나쁜 중생이 생겼다'라고 그렇게 말하였다. 바사타여, 나쁜 중생이 생겼다는 것은 곧 부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중생들이 남자의 형상과 여자의 형상이 되자, 그 중생들은 곧 서로 엿보았고, 서로 엿본 뒤에는 곧 눈으로 서로를 보았으며, 눈으로 서로 본 뒤에는 곧 서로 친해졌고, 서로 친해진 뒤에는 곧 번열(煩熱)이 생겼으며, 번열이 생긴 뒤에는 곧 서로 애착하였고, 서로 애착한 뒤에는 곧 음욕을 행하였다. 그리고 만일 다른 중생이 음욕을 행하는 것을 보면 곧 나무나 돌이나, 혹은 몽둥이나 흙덩이로 때리면서 '아, 더럽고 나쁜 중생들이 법답지 않은 짓을 하는구나'라고 말하였다. 어떻게 중생들이 서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마치 요즘 사람들이 신부를 맞이할 때, 복꽃[華]을 뿌리거나, 혹은 꽃다발[華鬘]을 드리우고, '신부여, 안온하시오. 신부여, 안온하시오'라고 이와 같이 말하는 것과 같았다. 본래는 미워하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것이다.
  바사타여, 혹 어떤 중생은 깨끗하지 못한 법을 미워하여 증오하고 수치스러워하며, 부끄럽다는 생각을 품고는, 그는 곧 하루나 이틀, 나아가 엿새나 이레, 보름, 한 달, 내지 일년 동안 대중을 떠났다. 바사타여, 혹 어떤 중생은 이 깨끗하지 못한 짓을 행하려고 곧 집을 짓고는 '이 속에서 나쁜 짓을 하자. 이 속에서 나쁜 짓을 하자'고 이렇게 말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집[家]이 세워지게 된 법의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답지 않음이 아니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 중에 어떤 게으른 중생은 곧 '나는 왜 날마다 자연 멥쌀을 거둬야 하는가? 차라리 내일 하루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어떨까?'라고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는 곧 하루 먹을 쌀을 더 거두었다. 그 때 어떤 중생이 그 중생에게 말하였다.
  '중생아, 나와라. 쌀을 거두러 함께 가자.'
  그는 곧 대답했다.
  '나는 이미 이틀 치를 한꺼번에 거두었으니, 그대나 거두러 가게.'
  그 중생은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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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그러면 나도 이제 차라리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는 곧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둬가지고 왔다. 다시 어떤 중생이 그 중생에게 말했다.
  '중생아, 나와라. 쌀을 거두러 함께 가자.'
  그는 곧 대답했다.
  '나는 이미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두었으니 그대나 거두러 가게.'
  그 중생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그러면 나는 이제 차라리 여러날 먹을 쌀을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중생은 곧 이레동안 먹을 쌀을 한꺼번에 거둬 가지고 왔다. 그 중생이 그처럼 자연 멥쌀을 많이 거둬 쌓아 두자, 그 이레치 멥쌀에서는 곧 껍질이 생겼고, 벤 지 이레가 지나도 역시 껍질이 생겼으며, 벤 자리에서 다시는 쌀이 나지 않았다.
  그러자 그 중생들은 곧 모두 모여, 몹시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었으니, 곧 우리는 쌀을 묵혀 쌓아 두었다. 왜냐 하면 우리는 본래 묘한 빛깔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과 모든 근(根)을 구족하였으며, 기쁨으로 음식을 삼고, 스스로의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이 오래 머물렀었다. 그 때 우리에게 지미(地味)가 생겨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으니,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생소(生酥)나 숙소(熟酥)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마치 밀환(蜜丸) 맛과 같았다. 우리들은 지미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우리는 지미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지미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지미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미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지비(地肥)가 생겨났는데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다.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생소나 숙소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밀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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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같았다. 우리는 지비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그런데 우리가 지비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지비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고 말하였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지비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비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바라(婆羅)가 생겼는데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다.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우담바라꽃의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마치 진 밀환[淖蜜丸]과 같았다. 우리는 바라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우리가 바라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바라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라고 말하였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바라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바라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자연 멥쌀이 생겼다. 희고 깨끗하여 껍질도 없고, 또한 속껍질도 없으며, 길이는 네 마디 정도였다. 아침에 베면 저녁에 나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나며, 무르익으면 짭짤한 맛이 나고 풋기가 없었다. 우리는 그 자연 멥쌀을 먹었는데, 이렇게 우리가 그 자연 멥쌀을 많이 거두어 쌓아두자, 그렇게 묵은 멥쌀에는 곧 껍질이 생기고, 벤 지 이레가 지나도 또한 껍질이 생겼으며, 벤 자리에서 다시는 쌀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차라리 밭을 만들고 푯말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에 그 중생들은 밭을 만들고 푯말을 세웠다. 그 중에 어떤 중생은 자기 밭에 곡식이 있는데도, 남의 밭에 들어가 남의 곡식을 훔쳤다. 그 주인은 그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 더럽고 나쁜 중생이여, 어떻게 이런 짓을 하는가? 네 곡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의 밭에 들어와 남의 곡식을 훔치는구나. 너는 이번에는 가도 좋다. 그러나 이후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
  그러나 그 중생은 다시 두 번 세 번 남의 곡식을 훔쳤다. 그 주인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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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 세 번이나 그것을 보게 되자, 곧 주먹으로 때리고, 대중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대중에게 말하였다.
  '이 중생은 자기도 곡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 밭에 들어와 내 곡식을 훔쳤다.'
  그러자 그 중생도 또한 대중에게 말하였다.
  '이 중생은 주먹으로 나를 때리고, 대중이 있는 곳으로 끌고 왔다.'
  이에 그 여러 중생들은 모두 한데 모여, 못내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내었으니, 이른바 밭을 지킨다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밭을 지키기 때문에 서로 다투며, 잃음이 있고 다함이 있으며, 서로 할 말이 있고, 주먹으로 서로 때리는 일이 있다. 우리는 차라리 이 대중 가운데서 형색이 단정하고 지극히 묘하여 가장 제일가는 한 사람을 천거하여 밭주인으로 세우자. 그래서 만일 꾸짖을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꾸짖게 하고, 만일 물리칠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물리치게 하자. 그리고 우리가 얻은 벼곡식을 법답게 실어다가 그에게 주자.'
  이에 대중들은 그 대중 가운데서 형색이 단정하고 묘하여 가장 제일가는 사람을 천거하여 밭주인으로 삼고, 만일 꾸짖을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꾸짖게 하고, 만일 물리칠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물리치게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얻은 곡식을 법답게 실어다가 그 밭주인에게 주었으니, 이것이 밭주인이요, 이 밭주인을 찰리(刹利)라고 한다. 그는 법답게 중생을 즐겁게 하고 중생을 수호하여 계를 행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왕이요, 이 왕을 왕이라 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찰리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으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긴다.
  그 때 특별한 중생들은 지킴[守]을 병(病)이라 하고, 지킴을 종기[癰]라 하며, 지킴을 화살이나 가시로 여겨, 곧 지킴을 버리고 일 없이 한가한 곳에 풀집을 짓고 선(禪)을 배웠다. 그들은 일 없이 한가한 곳에서 아침마다, 이른 아침에 촌 읍이나 왕성으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많은 중생들은 그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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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곧 밥을 주고,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특별한 중생들은 지킴을 병이라 하고 지킴을 종기라 하며, 지킴을 화살이나 가시라 하여, 곧 지킴을 버리고, 일 없는 곳에 풀집을 짓고 선을 배운다. 이 귀한 사람들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리나니 이것이 범지요, 이 범지를 범지라 하자.'
  그 중생들은 선을 배우다가 선을 얻지 못하고, 고행(苦行)을 배우다가 고행을 얻지 못하며, 멀리 여읨을 배우다가 멀리 여읨을 얻지 못하고, 일심(一心)을 배우다가 일심을 얻지 못하며, 정진(精進)을 배우다가 정진을 얻지 못하자 그만 일 없이 한가한 곳을 버리고 촌 읍이나 왕성으로 돌아와, 네 기둥의 집을 짓고 경서(經書)를 만들었다. 그 많은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다시는 보시하지 않았고, 공경하거나 존중하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특별한 중생들은 이전에는 지킴을 병이라 하고, 지킴을 종기라 하며, 지킴을 화살이나 가시라 하여, 곧 지킴을 버리고, 일 없이 한가한 곳에 풀집을 짓고 선을 배웠다. 그러나 선을 배우다가 선을 얻지 못하고, 고행을 공부하다가 고행을 얻지 못하며, 멀리 여읨을 배우다가 멀리 여읨을 얻지 못하고, 일심을 배우다가 일심을 얻지 못하며, 정진을 배우다가 정진을 얻지 못하자 그만 일 없이 한가한 곳을 버리고 촌 읍이나 왕성으로 돌아와, 네 기둥의 집을 짓고 경서를 만들었다. 이 귀한 사람들은 다시 널리 많이 들어 배우고, 이렇게 널리 들으면서 다시는 선을 배우지 않나니, 이렇게 널리 듣는 자들을 널리 들어 아는 사람이라 하자.'
  바사타여, 이것을 이 세상에 범지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고,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느니라.
  이에 그 특별한 중생들은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지었다. 이렇게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지었으니, 이렇게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짓는 사람을 비사( 舍)라 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비사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으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느니라.
  바사타여, 이 세상에 이 세 종성(種姓)이 일어난 뒤에는 곧 제4의 사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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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沙門種)이 있게 됨을 안다. 어떤 것이 이 세상에 세 종성이 일어난 뒤에 곧 제 4 의 사문이 있게 됨을 아는 것인가?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은 능히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꾸짖고,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면서 '나는 사문이 되어 범행(梵行)을 행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는 곧 사문이 되어 범행을 행한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이나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또한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꾸짖고,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면서 '나는 사문이 되어 범행을 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곧 사문이 되어 범행을 행한다. 바사타여, 이와 같이 세상에는 이 세 종성이 일어난 뒤에 곧 제4의 사문종이 있게 됨을 아느니라.
  바사타여, 나는 이제 이 세 종성에 대해 자세히 말하리라. 어떻게 널리 이 세 종성이 있는가?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는다.
  바사타여,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착한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착한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는다.
  바사타여,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護行)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괴로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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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움을 받느니라.
  바사타여,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7각법(覺法)2)을 닦아 잘 생각하고 잘 관찰하면, 그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아, 욕루(欲漏)에서 심해탈(心解脫)하고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심해탈하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며,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7각법을 닦아 잘 생각하고 잘 관찰하면, 그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아, 욕루에서 심해탈하고, 유루 무명루에서 심해탈하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바사타여, 이와 같이 이 세 종족을 널리 설명하였느니라."
  범천제주(梵天帝主)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찰리로 이족존(二足尊)이신 분
  종족의 성이 있다고 말하며
  밝음과 행을 배워 구하니
  그는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네.
  
  "바사타여, 범천제주는 이 게송을 잘 말하였으니 잘하지 않은 것이 아니요, 잘 노래하고 외웠으니 잘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잘 읊어 말하였으니 잘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찰리로 이족존이신 분
  
2) 7각지(覺支)를 말함. 산스끄리트어로는 Sapta-bodhy-anga라 함. 깨달음을 얻기 위해 유용한 일곱 가지 사항이라는 뜻. 마음의 상태에 따라 존재를 관찰함에 있어서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일곱 가지 항목. 첫째 택법각지(擇法覺支)로 가르침 가운데 진실된 것을 선택하고 거짓된 것을 버림. 둘째 정진각지(精進覺支)로 한마음으로 노력하는 것. 셋째 희각지(喜覺支)로 진실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기쁨으로 삶. 넷째 경안각지(經安覺支)로 심신을 발랄하고 쾌적하게 함. 다섯째 사각지(捨覺支)로 대상으로 의 속박을 버림. 여섯째 정각지(定覺支)로 마음을 집중하여 흔들리지 않음. 일곱째 염각지(念覺支)로 생각을 평탄하게 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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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족의 성이 있다고 말하며
  밝음과 행을 배워 구하니
  그는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네.
  
  "무슨 까닭인가? 나도 또한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찰리로 이족존이신 분
  종족의 성이 있다고 말하며
  밝음과 행을 배워 구하니
  그는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바사타와 바라바 및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바라바당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5,068자이다.]
  155) 수달다경(須達哆經)3) 제 14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수달다(須達哆) 거사는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거사의 집에서는 혹 보시를 행하는가?"
  수달다 거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 집에서는 보시를 행합니다. 다만 좋은 것이 없어 거친 것밖에 할 수 없으니, 곧 겨밥에 참깨국과 새앙나물 한 줌뿐입니
  
3) 이 경의 이역 경전으로는 소제(蕭齊) 시대 구나비지(求那毗地)가 한역한 『불설수달경(佛說須達經) 』과 송(宋) 시대 법 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장자시보경(佛說長者施報經) 』과 실역(失譯) 『불설삼귀오계자심염리공덕경(佛說三歸五戒慈心厭離功 德經) 』이 있으며, 참고 경전으로는 『증일아함경 』 제19권 「등취사제품(等趣四諦品)」의 세 번째 소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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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거친 음식을 보시하거나 오묘한 음식을 보시하거나 다 같이 과보를 받느니라. 거사여, 만일 거친 보시를 행하되, 믿고서 보시하지 않고, 일부러 보시하지 않으며, 손수 보시하지 않고, 스스로 가서 보시하지 않으며, 생각하면서 보시하지 않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보시하지 않으며, 업(業)의 과보(果報)를 관찰하여 보시하지 않으면, 마땅히 이러한 과보를 받는다고 관찰하라. 곧 마음으로 좋은 집을 얻으려 하지 않고, 좋은 수레를 얻으려 하지 않으며, 좋은 옷을 얻으려 하지 않고, 좋은 음식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좋은 5욕(欲)의 공덕을 얻으려 하지 않은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이니 거사여, 마땅히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거사여, 만일 거친 보시를 행하되, 믿고서 보시하고 일부러 보시하며, 손수 보시하고, 스스로 가서 보시하며, 생각하면서 보시하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보시하며, 업의 과보를 관찰하여 보시하면, 마땅히 이러한 과보를 받는다고 관찰하라. 곧 마음으로 좋은 집을 얻으려 하고, 좋은 수레를 얻으려 하며, 좋은 옷을 얻으려 하고, 좋은 음식을 얻으려 하며, 좋은 5욕의 공덕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이니 거사여, 마땅히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거사여, 만일 묘한 보시를 행하되, 믿고서 보시하지 않고, 일부러 보시하지 않으며, 손수 보시하지 않고, 스스로 가서 보시하지 않으며, 생각하면서 보시하지 않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보시하지 않으며, 업의 과보를 관찰하고 보시하지 않으면, 마땅히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고 관찰하라. 곧 마음으로 좋은 집을 얻으려 하지 않고, 좋은 수레를 얻으려 하지 않으며, 좋은 옷을 얻으려 하지 않고, 좋은 음식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좋은 5욕의 공덕을 얻으려 하지 않은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이니 거사여, 마땅히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거사여, 만일 묘한 보시를 행하되, 믿고서 보시하고, 일부러 보시하며, 손수 보시하고, 스스로 가서 보시하며, 생각하면서 보시하고, 업의 과보를 관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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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보시하면, 마땅히 이러한 과보를 받는다고 관찰하라. 곧 마음으로 좋은 집을 얻으려 하고, 좋은 수레를 얻으려 하며, 좋은 옷을 얻으려 하고, 좋은 음식을 얻으려 하며, 좋은 5욕의 공덕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이니 거사여, 마땅히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거사여, 옛날 과거 세상에 범지로서 수람(隨藍)이라 이름하는 큰 장자가 있었느니라. 재산은 한량없고,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온갖 보배가 많았으며, 목축(牧畜)과 산업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는 보시를 행하였는데 그 모양은 이러하였다. 곧 8만 4천의 금발우에 은(銀)가루를 가득 담아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8만 4천의 은발우에 금가루를 가득 담아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며, 8만 4천의 금발우에 금가루를 가득 담아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8만 4천의 은발우에 은가루를 가득 담아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며, 8만 4천의 코끼리를 장엄하고 장식하며 백낙(白絡)으로 그 위를 덮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8만 4천의 말을 장엄하고 장식하며 백낙과 합금 따위의 비나(霏那 : 福德行)를 얹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며, 젖을 짜면 모두 한 섬의 젖을 얻을 수 있는 8만 4천의 소에 옷을 짜 입혀[衣繩衣覆]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모습이 단정하여 보는 사람마다 다 기뻐하는 8만 4천의 여자를 여러 가지 보배와 영락으로 완벽하게 장식하여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였으니, 그 밖의 음식물이야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느냐?
  거사여, 범지 수람(隨藍)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였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염부장(閻浮場 : 閻浮洲道場)에 가득한 범부들에게 밥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밥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한 수다원(須陀洹)에게 음식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에게 밥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한 사다함(斯陀含)에게 밥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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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1백 사다함에게 음식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한 아나함(阿那含)에게 음식을 보시하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에게 음식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한 아라하(阿羅訶)에게 음식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밥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아라하에게 음식을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시 어떤 이가 한 벽지불(辟支佛)에게 음식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아라하 1백 벽지불에게 음식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한 여래 무소착 등정각에게 음식을 보시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밥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아라하 1백 벽지불에게 밥을 보시하더라도, 만일 어떤 이가 방사를 지어 사방 비구들에게 보시하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가장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아라하 1백 벽지불에게 음식을 보시하고, 방사를 지어 사방 비구들에게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이가 기뻐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스님 등 3보에 귀명(歸命)하고, 또 계를 받는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아라하 1백 벽지불에게 밥을 보시하고, 방사를 지어 사방 비구들에게 보시하며, 기뻐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스님 등 3보에 귀명하고, 또 계를 받더라도, 만일 어떤 이가 일체 중생을 위하여, 소젖을 짜는 동안만큼의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을 행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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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이다.
  거사여, 만일 범지 수람이 이러한 큰 보시를 행하고, 또 염부장에 가득 찬 범부들에게 밥을 보시하며, 1백 수다원 1백 사다함 1백 아나함 1백 벽지불에게 밥을 보시하고, 방사를 지어 사방 비구스님에게 보시하며, 기뻐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 등 3보에 귀명하고, 또 계를 받으며, 일체 중생을 위하여 소 젖을 짜는 동안만큼의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을 행하더라도, 만일 어떤 이가 능히 일체 모든 법은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며, 공하고 신(神)이 아니라고4) 관찰한다면, 이것은 저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니라.
  거사의 생각은 어떠하냐? 옛날의 범지로서 큰 장자인 수람이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는 바로 지금의 나인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옛날 범지로서 큰 장자였으며 이름을 수람이라 하였다. 거사여, 나는 그 때 내 자신도 요익하게 하였고 남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또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다. 세상을 가엾게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 때에는 법을 연설하였으나 최후의 경지[究竟]에 이르지 못하였고, 희고 깨끗한 법에 대하여 최후의 경지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으며, 범행에 대하여 최후의 경지에까지 이르지 못하였고, 범행에 대하여 최후의 경지에까지 이르러 마치지 못하였었다. 그 때에는 생 노 병 사와 울음 근심 슬픔을 여의지 못하였었고, 또한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하였었다.
  거사여,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고 불린다. 나는 이제는 내 자신도 요익하게 하고 남도 요익하게 하며, 또한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한다. 세상을 가엾게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법을 연설하여 최후의 경지[究竟]에 이르게 되었고, 희고 깨끗한 법의 최후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범행의 최후의 경지에 이르렀고, 범행의 최후의 경지에 이르러 마쳤다. 나는 이제 이미 생 노
  
4) 고려대장경 원문은 비신(非神)인데, 팔리어로는 anatta이고 무아(無我) 혹은 비아(非我)로 한역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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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 사와 울음 근심 슬픔을 여의었고, 나는 이제 이미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났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수달다 거사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수달다경에 수록된 경문 글자 수는 1,589자이다.]
  156) 범파라연경(梵波羅延經) 제 15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구사라국(拘娑羅國)의 많은 범지들은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제가 여쭙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 마음대로 물으라."
  여러 범지들은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혹 지금도 옛날 범지법을 배우는 범지가 있습니까? 아니면 옛날 범지법에서 벗어났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지금은 옛날 범지법을 배우는 범지가 없고, 범지들은 오래 전부터 이미 옛날의 범지법을 벗어났느니라."
  그 때 여러 범지들이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왜 지금은 옛날의 범지법을 배우는 범지가 없으며, 모든 범지들이 옛날의 범지법을 벗어난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른바 옛날 범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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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자신을 다스리고 열심으로 행하여
  저 5욕의 공덕을 버리고
  청정한 범행 행하였네.
  
  깨끗한 행과 계행을 행하고
  부드럽고 온순한 성품 이루어
  용서하고 이해하며 해칠 마음 없애고
  욕됨을 참고 그 뜻을 지켰네.
  
  옛날에는 이런 법 있어
  범지들은 이런 것 보호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가졌던 재물과 곡식
  범지들 이런 것 지키지 않고
  외워 익히는 것을 재물과 곡식 삼아
  범지들은 이것을 지키고 간직했네.
  
  갖가지 색깔과 옷과
  집과 평상, 와구를 갖춘
  풍성한 성과 모든 나라들
  범지에게 배우기 이와 같았네.
  
  이 범지 남을 해칠 마음이 없고
  모든 법을 잘 지키고 보호하기에
  남의 집에 이르더라도
  아무도 그를 제어하는 이 없었고
  문을 열고 밥을 빌 때에도
  밥 때를 맞추어 찾아갔었네.
  
  범지가 집에 머물러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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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 사람 모두 다 보시하고자 하였고
  48년이 꽉 차는 동안
  청정한 범행을 닦아 행했네.
  
  명행성(明行成)을 찾아 구하는 것
  이것이 옛날 범지의 행이었지.
  그들은 남의 재물 도둑질하지 않고
  또한 두려워하는 것도 없었네.
  
  사랑과 사랑으로 서로 호응하며
  서로 화합하고 어울렸지만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려 했기에
  음욕과 상응하는 것 싫어하였네.
  
  지금의 모든 범지들은
  능히 이렇게 행하지 못하지만
  저들은 만일 어떤 제일행(第一行) 있다 하면
  범지는 그것을 기어코 구했네.
  
  저들은 어떠한 음욕의 법도
  생시에도 꿈에도 행하지 않았으니
  저들의 이러한 범행으로 인하여
  나는 범(梵)이라고 스스로 일컬었네.
  
  그들에게 이런 행 있는 줄 알았으면
  슬기로운 사람은 꼭 그들을 알아야 하네.
  평상은 허술하고 옷은 보잘것없으며
  소(酥)와 우유 먹으며 목숨을 부지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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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에게 비는 것은 모두 법대로 하여
  재(齋)를 베풀고 보시까지 행했으며
  재를 베풀 때도 남의 힘 빌지 않고
  스스로 빈 것으로 충당하였네.
  
  재를 베풀고 보시 행할 때에도
  그는 소를 잡는 일이 없었으니
  부모나 형제처럼 여기고
  다른 친족처럼 친근히 했네.
  
  사람이나 소나 마찬가지로
  이로 인해 그들에게 즐거움 생겼나니
  먹고 마심에 몸에선 힘이 솟고
  그것을 타는 자는 안온하고 즐거웠네.
  
  이러한 이치 있는 줄 알았으면
  소를 죽이는 일 즐기지 말라.
  부드럽고 연한 몸 지극히 크고
  정색(精色)에 칭찬 따르리.
  
  옛날 범지의 행.
  은근히 스스로의 이익 구했으니
  범지는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할 일과 안할 일을 터득하였네.
  
  그는 장차 이 세상에 와서
  반드시 이 세상을 제도하리니
  저 달[月]이 이 달보다 뛰어나
  그것보고 마음이 그에게 쏠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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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 유희할 적엔
  모든 부녀자들 장엄하게 꾸몄고
  길(吉)한 소 그 앞을 둘러쌌는데
  아름다운 부녀자들 지극히 단정했네.
  
  인간의 미묘한 욕심
  범지는 항상 소원하였네.
  수레나 탈 것을 두루 갖추고
  잘 만든 옷에 좋은 치장을.
  
  살 집 장만하고 혼인하는 것
  범지는 항상 소원하였네.
  그들이 이런 결박 지음으로써
  우리들이 저기에서 여기로 왔네.
  
  풍성하고 흡족한 재물과 미곡(米穀)
  그리고 그 밖에 남는 재물 있으시면
  대왕이여 재와 보시 행하여
  그 재물의 이익 잃지 마소서.
  
  대왕은 여기에 호응하였고
  범지와 대왕[車乘]5)
  상재(象齋)와 마재(馬齋)를 행하되
  마재 때엔 문을 막지 않았네.
  
  한데 모여 보시와 재를 행하고
  그 재물은 범지에게 보시하였네.
  
5) 팔리본에 의하면 거승(車乘)은 전차들의 주인[車乘之主] 즉 왕을 지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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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이를 따라 이익을 얻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재물을 아꼈네.
  
  그들은 그로써 욕심을 일으켜
  갈수록 애착만 늘어났으니
  마치 넓은 못의 물처럼
  한량없는 재물을 탐했네.
  
  이렇게 사람에겐 소들이 있어
  살아가는 생활의 도구 삼았네.
  그들이 이런 결박 지음으로써
  우리들이 저기에서 여기로 왔네.
  
  풍성하고 흡족한 재물과 미곡
  또 당신께 소가 많다면.
  대왕이여 재를 행하고 보시 행하여
  그 재물의 이익 잃지 마소서.
  
  대왕은 여기에 호응하였고
  범지와 대왕은
  한량없는 백천 마리 소
  재 행함으로 말미암아 죽였네.
  
  머리의 뿔이 예쁘지 않건
  소건 돼지건, 그 땐 가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쇠뿔을 잡고
  날카로운 칼로 소를 죽였네.
  
  울부짖는 소 아비에게 달려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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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찰(羅刹) 이름은 향(香)이라 하네.
  칼로 소를 찔러 죽일 때
  그는 '법이 아니다' 소리질렀네.
  
  이 법으로써 재를 행하니
  그 큰 허물 코앞에 닥치리.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이는 것
  근본에서 멀어지고 쇠퇴하는 법이네.
  
  옛날에는 세 가지 병만 있었으니
  욕망과 굶주림과 늙음
  그러나 소를 미워한 까닭에
  98종의 질병이 생겨났다네.
  
  이와 같이 갈수록 다투게 되므로
  지혜로운 사람이 미워하나니
  만일 사람들이 이러한 것 본다면
  어느 누가 미워하지 않으리.
  
  이와 같은 이 세상의 행(行)
  지혜도 없고 가장 하천하네.
  제각기 욕심내고 미워하나니
  마치 아내가 남편을 비방하듯
  
  찰리와 범지의 딸들
  그리고 타고난 성바지를 수호하려는 이들
  만약 생(生)의 법을 범한다면
  그것은 끝없는 욕심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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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범지여, 지금은 옛날의 범지법을 배우는 범지가 없고, 범지들은 오래 전부터 이미 범지법에서 벗어났느니라."
  이에 구사라국의 많은 범지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저희들은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부터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구사라국(拘娑羅國)의 많은 범지들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범파라연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959자이다. 『중아함경 』 제39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7,616 6)자이다.]
  
6)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십천육백구(十千六百九)자로 되어 있는데 앞에 표시된 세 경전의 글자 수를 합해 보면 모두 7,616 자이다. 그리하여 역자가 7,616자로 바꾸어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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