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53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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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53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6. 대품 제 2 ④
  199) 치혜지경(癡慧地經)1) 제 8 [제 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어리석은 법과 지혜로운 법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경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어리석은 법[愚癡法]인가? 저 어리석은 사람은 세 가지 모양의 어리석은 표(標)와 어리석은 상(像)이 있기 때문에 곧 어리석음을 성취하고, 사람들도 그를 어리석다고 말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말을 하며, 나쁜 일을 행한다. 그러므로 어리석어진 것이고, 사람들도 그를 어리석다고 말한다. 만일 어리석은 사람이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나쁜 일을 행하지 않는다면, 그는 어리석지 않고 사람들도 그를 어리석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말을 하며, 나쁜 일을 행한다. 그러므로 어리석고 사람들도 그를 어리석다고 말하느니라.
  
1)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동진(東晋)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니리경(佛說泥犁經)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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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리석은 사람은 현세에서 몸과 마음으로 세 가지 근심과 고통을 받는다. 어리석은 사람이 현세에 몸과 마음으로 받게 되는 세 가지 근심과 고통이란 무엇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하는 일이 있거나 혹은 모여 앉거나 뒷골목에 있거나 시장판에 있거나 혹은 네 거리에 있으면서, 어리석은 사람에 해당되는 일을 말한다. 또 어리석은 사람은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소견을 가지며, 또 다른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성취한다. 만일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성취한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곧 그를 나쁘다고 말한다. 그 어리석은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한다.
  '만일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성취한 사람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나서 그를 나쁘다고 말한다면, 내게도 또한 이러한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이 있으니, 만일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그들도 또한 나를 나쁘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을 어리석은 사람이 현세에서 몸과 마음으로 받는 첫 번째 근심과 고통이라 하느니라.
  그 어리석은 사람은 또 왕의 신하가 죄인을 붙들어다 여러 가지로 괴롭게 다스리는 것을 본다. 이른바 손을 끊고 발을 끊고 손과 발을 한꺼번에 끊으며, 귀를 자르고 코를 자르고 귀와 코를 한꺼번에 자르며, 혹은 난도질하기도 하고, 혹은 수염을 뽑고 머리를 뽑고 수염과 머리를 한꺼번에 뽑기도 하며, 혹은 감옥에 가두고 옷에 불을 싸서 태우기도 하며, 혹은 사옹초(沙壅草)로 묶어 불사르기도 하고, 혹은 쇠로 만든 나귀의 뱃속에 넣기도 하며, 혹은 쇠로 만든 돼지의 입안에 넣기도 하며, 혹은 쇠로 만든 호랑이의 입안에 넣고 태우기도 하며, 혹은 구리솥에 두기도 하고, 혹은 쇠솥에 넣어 삶기도 하며, 혹은 동강동강 끊기도 하고, 혹은 날카로운 꼬챙이로 찌르기도 하며, 혹은 갈고리에 꿰기도 하고, 혹은 쇠평상에 눕혀 끓는 기름을 쏟기도 하며, 혹은 쇠절구에 앉혀 쇠공이로 찧기도 하고, 혹은 독룡에 쏘이게도 하며, 혹은 채찍으로 갈기기도 하고, 혹은 지팡이로 때리기도 하며, 혹은 방망이로 치기도 하고, 혹은 산채로 푯대 끝에 꿰기도 하며, 혹은 목을 베어 나무에 매달기도 한다. 그 어리석은 이는 이것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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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한량없이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성취하면 왕은 그것을 알고 붙들어다 저렇게 괴롭게 다스린다. 내게도 또한 이러한 한량없이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이 있으니, 만일 왕이 알면 나도 또한 저렇게 괴롭게 다스려지고 고문을 당하리라.'
  이것을 어리석은 사람이 현세에서 그 몸과 마음으로 받는 두 번째 근심과 고통이라 하느니라.
  또 저 어리석은 사람은 몸으로 짓는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악행을 행한다. 그는 혹 때로 병이 들어 고통스러워하며 평상에 앉거나 눕고, 혹은 침대에 앉거나 누우며, 혹은 땅에 앉거나 누우면서, 몸으로 혹독한 고통을 느끼고 심지어는 목숨이 끊어질 지경에 이른다. 그 때 그가 몸으로 지은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악행은 그의 위에 매달려 있게 되는데, 마치 해질 무렵에 해가 넘어가면 높은 산 그림자가 땅에 드리워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그가 몸으로 지은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악행은 때가 되면 그의 위에 매달려 있게 된다. 그 때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바로 내가 몸으로 지은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악행이 내 위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날 복을 짓지 않고 악을 많이 지었다. 나는 어떤 곳에서 악한 짓을 했고, 흉하고 사납게 굴었으며, 이치답지 않은 짓을 했으며, 복을 짓지 않고, 선을 짓지 않았고, 두려워할 줄 몰랐다. 따라서 만일 내가 돌아가고 의지할 곳이 있다면 나는 틀림없이 나쁜 곳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뉘우치고, 그것을 뉘우친 뒤에는 어질지 않은 채로 죽으며, 착하지 않은 채로 목숨을 마치게 된다. 이것을 어리석은 사람이 현세에서 그 몸과 마음으로 받는 세 번째 근심과 고통이라 하느니라.
  또 저 어리석은 사람은 몸으로 악행을 저지르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저지르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저지른 뒤에는 그것을 인연하여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그 곳에 태어난 뒤에는 괴로움의 과보를 받는데, 전혀 좋아할 만한 것이 없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으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한 것이 없다. 만일 '전혀 좋아할 만한 것이 없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으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한 것이 없는 곳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지옥을 말한다. 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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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면 그 지옥이란 전혀 좋아할 만한 것이 없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으며, 생각할 만한 것이 없는 곳이기 때문이니라."
  그 때 어떤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옥의 고통은 어떻습니까?"
  "비구야, 지옥의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이른바 지옥의 고통이란 비구야, 지옥에는 오직 고통만이 있을 뿐이니라."
  비구가 또 물었다.
  "세존이시여, 비유로써 그 뜻을 나타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비유로써 그 뜻을 나타낼 수 있다. 비구야, 비유하면 왕의 신하들은 도적을 붙잡아 찰리 정생왕에게 가서 이렇게 말한다.
  '천왕이여, 이 도적은 죄가 있습니다. 원컨대 천왕께서 다스리소서.'
  찰리 정생왕이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이 데리고 가서 이 죄인을 다스리되 아침에 창 백 개를 찔러라.'
  왕의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곧 데리고 가서 그 죄를 다스리되, 아침에 창 백 개를 찔렀다. 그러나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찰리 정생왕이 물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천왕이여,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너희들은 가서 낮에 다시 창 백 개를 찔러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낮에 다시 창 백 개를 찔렀다. 그러나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찰리 정생왕이 다시 물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대왕이여,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너희들은 가서 저녁때에 다시 창 백 개를 찔러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저녁때에 다시 창 백 개를 찔렀다. 그러나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러나 온몸이 뚫어지고 부서지고 문드러져 한 곳도 성한 곳이 없었으며, 마치 돈 구멍처럼 되었다. 찰리 정생왕이 다시 물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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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이여,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온몸이 뚫어지고 부서지고 문드러져 한 곳도 성한 곳이 없으며, 마치 돈 구멍처럼 되었습니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그 사람이 하루에 3백 번 창에 찔렸다면 그 사람은 이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움을 느껴 매우 근심하고 괴로워하겠느냐?"
  "세존이시여, 창에 한 번만 찔려도 오히려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데 하물며 하루에 3백 번 창에 찔리는 것이겠습니까? 어찌 괴로움을 느끼지 않겠으며, 매우 근심하고 고통스러워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세존께서 손으로 팥알 만한 돌을 집어 들고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가 손으로 집어 든 이 팥알 만한 돌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내가 든 이 팥알 만한 돌과 저 설산을 비교한다면 어느 것이 더 크냐?"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손에 든 그 팥알 만한 돌을 저 설산과 비교한다면 비록 그것을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결국 저 설산에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습니다. 그저 저 설산왕이 지극히 크고 매우 클 뿐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만일 내가 손에 든 팥알 만한 돌을 저 설산과 비교한다면 비록 그것을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결국 저 설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다. 그저 저 설산왕이 지극히 크고 매우 클 뿐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그 사람이 하루에 3백 번 창에 찔리고 그것으로 인하여 그 몸과 마음이 극심한 근심과 고통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지옥의 고통에 비한다면 비록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마침내 미치지 못할 것이요,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다. 그저 저 지옥은 지극히 괴롭고 매우 괴로울 뿐이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잡고, 벌겋게 달군 쇠도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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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고 그 몸을 쪼개어 혹은 8각형으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6각형으로 만들기도 하며, 혹은 네모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둥글게 만들기도 하며, 혹은 높이고 혹은 낮추며, 혹은 좋게도 하고 혹은 나쁘게도 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너무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도 심하지만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대패를 가지고 그 몸을 깎아 내는데 혹은 8각형으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6각형으로 만들기도 하며, 혹은 네모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둥글게 만들기도 하며, 혹은 높이고 혹은 낮추며, 혹은 좋게 하고 혹은 나쁘게 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너무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도 심하지만 그는 반드시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창 위에 억지로 앉게 하고, 곧 쇠집게로 그 입을 벌려 벌겋게 달은 쇠구슬을 입에 넣는다. 그러면 그 쇠구슬은 입술을 태우고 혀를 태우며, 잇몸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우며, 심장을 태우고 위를 태우면서, 몸을 통과해 밑으로 내려간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창 위에 억지로 앉게 하고, 곧 쇠집게로 그의 입을 벌려 끓는 구리 쇳물을 그 입에 부어 넣는다. 그러면 그 구리 쇳물은 입술을 태우고 혀를 태우며, 잇몸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우며, 심장을 태우고 위를 태우면서, 몸속을 통과해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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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로 나온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바닥에 반듯이 눕게 하고, 사지를 벌려 다섯 곳을 묶고는 두 손과 두 발에 쇠못을 치고, 따로 쇠못 하나를 배에 못질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바닥에다 엎드리게 하고는 입에서 혀를 뽑아 백 개의 못을 쳐서 팽팽하게 펴 주름살이 없게 하는데, 마치 소가죽에 백 개의 못을 쳐서 팽팽하게 펴 주름살이 없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판에 엎드리게 하고는 입에서 혀를 뽑아 백 개의 못을 쳐서 팽팽하게 펴서 주름살이 없게 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머리에서 가죽을 벗겨 발까지 내려가거나 발에서 가죽을 벗겨 머리까지 올라온다. 그리고는 곧 벌겋게 달은 쇠수레에 잡아매고 벌겋게 달은 쇠바닥 위에서 끌고 오락가락 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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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벌겋게 타는 불덩어리를 들고 땅에 치게 하고, 또 다시 손으로 집어 그 몸에 쏟아 붓게 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벌겋게 타는 불산 위를 오르내리게 한다. 그가 만일 발을 내리면 그 껍질과 살과 피가 곧 타서 없어지고, 그가 발을 들면 그 껍질과 피는 이전처럼 살아난다. 그는 이렇게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곧 손으로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솥에 그의 몸을 거꾸로 들어 발을 위로 하고 머리를 밑으로 하여 솥 안에 집어 넣는다. 그러면 그는 그 안에서 올라왔다가 내려갔다가 하고, 혹은 사방으로 빙빙 돌며 그 몸에서 거품이 생겨 그 몸을 다시 삶는다. 마치 콩이나 팥 온두(蘊豆) 고두(苦豆) 겨자를 물이 많은 솥 안에 넣고 그 밑에다 불을 세게 때면, 그 콩들은 그 안에서 혹은 올라왔다가 혹은 내려갔다가 하고, 혹은 사방으로 빙빙 돌며 제 거품에 휘감겨 삶기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중생이 지옥에 나게 되어 이미 거기에 태어나고 나면 옥졸들은 손으로 곧 그를 붙들고, 벌겋게 달은 쇠솥에 그를 거꾸로 들어 발을 위로 하고 머리를 밑으로 하여 솥 안에 넣는다. 그러면 그는 그 안에서 올라왔다가 내려갔다가 하고, 혹은 사방으로 빙빙 돌며 그 몸에서 거품이 생겨 그 몸을 도로 삶는다. 그는 이와 같이 고문을 당해 고통이 닥쳐와 지치고, 햇수 또한 매우 길어 백천 년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 고통은 지극하고 심하지만 그는 착하지 않은 나쁜 업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끝내 죽지도 못한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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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지옥의 괴로움인가? 그 지옥 속에는 또 6갱락(更樂)이라는 지옥이 있다. 중생이 그 곳에 나게 되어 이미 그 곳에 태어나고 나면 비록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기쁘지 않고 맘에 들지도 않으니, 그것은 기쁜 것도 또한 맘에 드는 것도 아니다.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으니 그것은 사랑스러운 것도 아니다. 마음이 좋다 하거나 즐겁다 하지도 않으니 그것은 좋은 것도 아니요 즐거운 것도 아니다. 귀로 듣는 소리 코로 맡는 냄새 혀로 맛보는 맛 몸으로 느끼는 촉감 뜻으로 아는 법이 모두 기쁘지 않고 맘에 들지도 않으니, 그것은 기쁜 것도 맘에 드는 것도 아니다.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으니 그것은 사랑스러운 것도 아니며, 마음이 좋아하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니 그것은 좋은 것도 즐거운 것도 아니다. 이것을 지옥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저 지옥에 대하여 말하였고, 그 지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말하였다. 그러나 지옥의 고통을 낱낱이 다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지옥에는 오직 괴로움만 있을 뿐이니라.
  비구들아, 만일 어리석은 사람이 혹 때로는 지옥을 벗어나 축생으로 태어나면, 그 축생도 또한 몹시 괴로운 것이다.
  비구들아, 어떤 것이 축생의 괴로움인가?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이른바 어둠 속에서 나서 어둠 속에서 자라고, 어둠 속에서 죽는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땅에서 사는 벌레를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부터 음식 맛을 탐하고 집착함으로써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세계에 태어난다. 이른바 어둠 속에서 나서 어둠 속에서 자라다가 어둠 속에서 죽나니, 이것을 축생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축생의 괴로움인가?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이른바 몸 속에서 나서 몸 속에서 자라고, 몸 속에서 죽는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부스럼 벌레를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부터 음식 맛을 탐하고 집착함으로써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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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세계에 난다. 이른바 몸 속에서 나서 몸 속에서 자라다가 몸 속에서 죽나니, 이것을 축생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축생의 괴로움인가?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이른바 물에서 나서 물에서 살고, 물 속에서 죽는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이른바 고기 마갈어(摩竭魚)2) 거북 악어 바다뱀[婆留尼] 제비(提鼻)3) 제비가라(提鼻伽羅)4) 제비가라(提鼻伽羅)5)들을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부터 음식 맛을 탐하고 집착함으로써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세계에 난다. 이른바 물 속에서 나서 물 속에서 자라다가 물 속에서 죽나니, 이것을 축생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축생의 괴로움인가?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생풀이나 생나무를 씹어 먹는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코끼리와 말 낙타 소 나귀 사슴 물소 돼지 따위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부터 음식 맛을 탐하고 집착함으로써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세계에 난다. 이른바 생풀이나 생나무를 씹어 먹나니, 이것을 축생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축생의 괴로움인가?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사람의 대소변 냄새만 맡아도 곧 그리로 달려가 그것을 먹는데, 마치 뭇 남녀들이 음식 냄새를 맡고 곧 그리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 음식 그 음식'하고 되뇐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어떤 중생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 사람의 대소변 냄새만 맡아도 곧 그리로 달려가 그것을 먹는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닭 돼지 개 승냥이 까마귀 구루라(拘樓羅) 구릉가(拘
  
2) 말갈어(摩竭魚, makara)는 바다에 사는 큰 물고기이다.
3) 팔리어로 timi이고 큰 물고기 이름이다.
4) 팔리어로 timingala이고 배를 삼켜버린다는 큰 물고기이다.
5) 송 원 명 3본에는 제제비가라(提提鼻伽羅)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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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稜迦) 따위를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부터 음식 맛을 탐하고 집착함으로써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세계에 태어나서 오줌 똥을 먹나니, 이것을 축생의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저 축생에 대하여 말하고, 그 축생들이 겪는 일을 말하였다. 그러나 이 축생의 괴로움을 낱낱이 다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축생은 오직 괴로움만 있을 뿐이니라.
  비구들아, 혹 어리석은 사람이 축생을 벗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려 하더라도 그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 하면 저 축생들은 인의(仁義)를 행하지 않고, 예법을 행하지 않으며, 묘하고 착한 일을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 축생들은 다시 서로 잡아먹는데, 강한 놈은 약한 놈을 잡아먹고, 큰놈은 작은 놈을 잡아먹는다. 비구들아, 마치 이 땅에 가득 찬 물 속에 수명이 한량없는 백천 년이나 산 눈먼 거북이 있고, 그 물 위에는 오직 구멍이 하나뿐인 작고 가벼운 나무 판때기가 바람에 불려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저 눈먼 거북이의 머리가 과연 그 작고 가벼운 나무 판때기의 하나뿐인 구멍에 맞아 들어갈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혹 맞아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것은 언제 있을지도 모를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비구들아, 혹 때로는 그 눈먼 거북이 한 백년쯤 지난 뒤에 동방으로 와서 한 번 머리를 쳐들면, 그 구멍이 하나뿐인 작은 목판은 동풍에 불려 남방으로 옮겨간다. 혹 때로는 그 눈먼 거북이 한 백년쯤 지난 뒤에 남방으로 와서 한 번 머리를 쳐들면, 그 구멍이 하나뿐인 작은 목판은 남풍에 불려 서방으로 옮겨간다. 혹 때로는 그 눈먼 거북이 한 백년쯤 지난 뒤에 서방으로 와서 한 번 머리를 쳐들면, 그 구멍이 하나뿐인 목판은 서풍에 불려 북방으로 옮겨간다. 혹 때로는 그 눈먼 거북이 북방으로 와서 한 번 머리를 쳐들면, 그 구멍이 하나뿐인 목판은 북풍에 불려 여러 곳으로 떠돈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저 눈먼 거북이의 머리가 과연 그 목판의 하나뿐인 구멍에 맞아 들어갈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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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존이시여, 혹 맞아 들어갈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언제 있을지도 모를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저 어리석은 사람이 축생에서 벗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도 또한 매우 어렵다. 왜냐 하면 저 축생들은 인의를 행하지 않고, 예법을 행하지 않으며, 묘하고 착한 일을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 축생들은 서로를 잡아먹는데, 강한 놈은 약한 놈을 잡아먹고, 큰놈은 작은 놈을 잡아먹느니라.
  비구들아, 혹 어리석은 사람이 축생을 벗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그가 태어나는 집안은 보잘것없는 종족으로서 신분이 천하며, 괴롭고 빈궁하며, 음식이 부족해도 먹을 것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옥졸의 집 장인의 집 교수(巧手)의 집 옹기장이의 집 등이다. 이와 같은 여러 하천한 집으로서 괴롭고 빈궁하며 음식이 부족해도 먹을 것을 구하기 매우 어렵느니라. 그는 이러한 집에 나게 되는데 이러한 집에 태어난 뒤에는 혹은 장님이 되기도 하고 혹은 절름발이가 되기도 하며, 혹은 팔이 짧거나 혹은 꼽추가 되기도 하고, 혹은 왼손잡이거나 나쁜 빛깔에 염소 얼굴로서 추하고 더럽고 수명이 짧기도 하며, 언제나 남에게 부림을 받느니라.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도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이는 마치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함께 도박을 하였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은 처음으로 이런 짓을 한 자였다. 그는 곧 종들을 잃고, 또 처자도 잃고, 다시 그 몸이 연기 나는 방 안에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 그는 곧 생각하였다.
  '나는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했다. 나는 처음으로 이런 짓을 하고도 곧 종들을 잃고 처자도 잃고, 다시 내 몸이 연기 나는 방 안에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 짓이 아주 조그마한 것이지만 그는 종들을 잃고 처자도 잃고 다시 그 몸이 연기 나는 방 안에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 비구들아, 그는 이 짓을 해도 되는 행이라 하여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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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그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도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비구들아, 이런 모든 행은 가장 사랑할 만한 것이 아니요, 진실로 즐겨할 만한 것이 아니며, 뜻으로 생각할 만한 것이 아니니라. 비구들아, 그러면 이제 나는 어리석은 법을 낱낱이 말하지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리석은 법을 낱낱이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그러면 어떤 것이 지혜로운 법[智慧法]인가? 저 지혜로운 사람은 세 가지 모양의 지혜로운 표(標)와 지혜로운 상(像)이 있기 때문에 곧 지혜를 성취하고 사람들도 그를 지혜롭다고 말한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착한 생각을 하고, 착한 말을 하며, 착한 일을 행한다. 그러므로 지혜로와 지고 사람들도 그를 지혜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착한 생각을 하지 않고, 착한 말을 하지 않으며, 착한 일을 행하지 않는다면 그는 지혜롭지 않고 사람들도 그를 지혜롭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착한 생각을 하고, 착한 말을 하며, 착한 일을 행한다. 그러므로 지혜로워지고 사람들도 그를 지혜롭다고 말하느니라.
  그 지혜로운 사람은 현세에서 몸과 마음의 세 가지 기쁨과 즐거움을 받는다. 지혜로운 사람이 현세에서 몸과 마음으로 받게 되는 세 가지 기쁨과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혹은 하는 일이 있거나 혹은 모임이 있는 자리에서나 혹은 길거리에 있거나 혹은 시장판에 있거나 혹은 네 거리에 있으면서도 지혜로운 사람에 걸맞는 것을 설법한다. 또 지혜로운 사람은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과 거짓말을 끊어 여의고, 나아가 삿된 소견을 끊으며, 바른 소견을 얻고, 또 다른 한량없는 착한 법을 성취한다. 만일 한량없는 착한 법을 성취한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곧 칭찬한다. 그 지혜로운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한다.
  '만일 한량없는 착한 법을 성취하였을 적에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고 칭찬한다면, 내게도 또한 이런 한량없는 착한 법이 있으니, 만일 다른 사람이 이를 안다면 그들은 나도 칭찬할 것이다.'
  이것을 지혜로운 사람이 현세에서 그 몸과 마음으로 받는 첫 번째 기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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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그 지혜로운 사람은 왕의 신하가 온갖 방법으로 도적 다스리는 것을 본다. 이른바 손을 끊고 발을 끊고 손과 발을 한꺼번에 끊으며, 귀를 자르고 코를 자르고 귀와 코를 한꺼번에 자르며, 혹은 난도질하기도 하고, 혹은 수염을 뽑고 혹은 머리를 뽑고 수염과 머리를 한꺼번에 뽑으며, 혹은 함(檻) 속에 가두고 옷으로 싸서 불로 태우기도 하며, 혹은 사옹초(沙壅草)로 묶어 불사르며, 혹은 쇠로 만든 나귀의 뱃속에 넣기도 하며, 혹은 쇠로 만든 돼지의 입안에 넣기도 하고, 혹은 쇠로 만든 호랑이의 입안에 넣기도 하며, 혹은 구리솥에 넣어 두기도 하고, 혹은 쇠솥에 넣어 삶기도 하며, 혹은 동강동강 끊기도 하고, 혹은 날카로운 꼬챙이로 찌르기도 하며, 혹은 갈고리로 매달기도 하고, 혹은 쇠평상에 눕혀 끓는 기름을 쏟기도 하며, 혹은 쇠절구에 앉혀 쇠공이로 찧기도 하며, 혹은 독룡에 쏘이게 하기도 하며, 혹은 채찍으로 갈기기도 하고, 혹은 지팡이로 때리고 혹은 방망이로 치기도 하며, 혹은 산채로 푯대에 꿰기도 하고, 혹은 목을 베어 나무에 달기도 한다. 그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만일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성취하면 왕은 그를 붙들어다 저렇게 고문해 다스린다. 그러나 내게는 그러한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이 없으니, 혹 왕이 알더라도 끝내 저렇게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을 지혜로운 사람이 현재 세상에서 그 몸과 마음으로 받는 두 번째 기쁨과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그 지혜로운 사람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짓는다. 그는 혹 때로 병이 들어 평상에 앉거나 눕고, 혹은 침대에 앉거나 누우며, 혹은 땅에 앉거나 누워서 몸으로 지극히 심한 고통을 느끼고, 나아가 목숨이 끊어질 지경에 이른다. 그 때 그가 몸으로 지은 착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착한 행은 그의 위에 매달려 있게 되는데, 마치 해질 무렵에 해가 넘어가면 높은 산 그림자가 땅에 드리워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그가 몸으로 지은 착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착한 행은 그 때가 되면 그의 위에 매달려 있게 된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바로 내가 몸으로 지은 착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착한 행이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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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날 악을 짓지 않고 복을 많이 지었다. 나는 어떤 곳에서도 악을 짓지 않았고 흉하거나 사납지 않았으며, 이치답지 않은 일은 행하지 않았으며, 복을 지었고 착한 일을 행했으며, 두려워할 줄 알았다. 따라서 만일 내가 돌아가고 의지해야 할 곳이 있다면 나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 것이요, 후회하지 않은 뒤에는 어진 채로 죽고 착한 채로 목숨을 마칠 것이다.'
  이것을 지혜로운 사람이 현재 세상에서 그 몸과 마음으로 받는 세 번째 기쁨과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그 지혜로운 사람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짓는다. 그는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지은 뒤에는, 그 인연으로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 곳에 태어나서는 즐거움의 과보를 받는데, 오로지 사랑할 만하고, 오로지 즐거워할 만하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하다. 만일 그가 '오로지 사랑할 만하고 오로지 즐거워할 만하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곧 좋은 곳을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 좋은 곳은 오로지 사랑할 만하고 오로지 즐거워할 만하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 때 어떤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좋은 곳[善處]의 즐거움은 어떻습니까?"
  "비구야, 좋은 곳의 즐거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른바 좋은 곳의 즐거움은 다만 좋은 곳의 즐거움으로서 오직 즐거움만 있을 뿐이니라."
  "세존이시여, 비유를 들어 그 뜻을 나타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비유를 들어 그 뜻을 나타내리라. 비유하면 마치 전륜왕(轉輪王)이 7보(寶)와 4종의 인여의족(人如意足)을 성취한 것과 같다. 비구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저 전륜왕이 7보와 4종의 인여의족을 성취하였다면 그는 그것으로 인해 그 몸과 마음으로 지극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겠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1보와 1인여의족만 성취하여도 오히려 지극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데, 하물며 전륜왕이 7보와 4종의 인여의족을 성취한 것이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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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 어떻게 지극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세존께서는 팥알만한 돌을 집어 들고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가 손으로 집어든 이 팥알 만한 돌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내가 가진 이 팥알만한 돌을 저 설산과 비교한다면 어느 것이 더 크다고 하겠는가?"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손으로 집어든 그 팥알만한 돌을 저 설산과 비교한다면 비록 그 팥알을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결국 설산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습니다. 그저 저 설산왕은 지극히 크고 매우 클 뿐입니다."
  "비구들아, 만일 내가 손으로 집어든 이 팥알만한 돌을 저 설산과 비교한다면 비록 그 팥알을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결국 설산엔 미치지 못할 것이다.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다. 그저 설산왕이 지극히 크고 매우 클 뿐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전륜왕이 7보와 4종의 인여의족을 성취하여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을 저 모든 하늘의 즐거움과 비교한다면, 비록 전륜왕의 즐거움을 백 배 천 배 백천만 배를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하늘의 즐거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헤아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으며, 비유할 수도 없고 견줄 수도 없을 것이다. 이른바 좋은 곳인 하늘 세계의 즐거움은 다만 좋은 곳의 즐거움으로서 오직 즐거움만 있을 뿐이니라.
  비구들아, 어떤 것이 좋은 곳의 즐거움인가? 그 좋은 곳에는 6갱락이라는 것이 있다. 만일 중생이 그 곳에 태어날 일을 지어 그 곳에 태어나게 되면, 눈으로 빛깔을 보고 마음으로 '기쁘고 옳다' 하면 그것은 곧 기쁘고 옳은 것이 되고, 마음으로 '사랑스럽고 윤택하다' 하면 그것은 사랑스럽고 윤택한 것이 되며, 마음으로 '좋고 즐겁다' 하면 그것은 곧 좋고 즐거운 것이 된다. 귀로 듣는 소리 코로 맡는 냄새 혀로 보는 맛 몸으로 느끼는 촉감도 그러하며, 뜻으로 아는 법도 모두 마음으로 '기쁘고 좋다'고 하면 그것은 곧 기쁘고 좋은 것이 되고, 마음으로 '사랑스럽고 윤택하다'고 하면 그것은 곧 사랑스럽고 윤택한 것이 되며, 마음으로 '착하고 즐겁다' 하면 그것은 곧 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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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것이 된다. 이것을 좋은 곳의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저 좋은 곳에 대하여 말하였고, 그 좋은 곳에서 겪는 일들을 말하였다. 그러나 이 좋은 곳의 즐거움은 낱낱이 말할 수 없다. 다만 좋은 곳에는 오직 즐거움만 있을 뿐이니라.
  비구들아,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혹 때로 좋은 곳에서 내려와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면, 그의 집은 지극히 크고 풍부하며 즐거워 돈과 재물이 한량없고, 여러 가지 목축도 많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미곡이 넘치고, 또 여러 가지 생활 도구도 풍족할 것이다. 그것은 어떤 집들인가? 이른바 찰리의 큰 장자의 집 바라문의 큰 장자의 집 거사의 큰 장자의 집과 또 그 밖의 다른 집으로서, 그 집은 지극히 크고 풍부하며 즐거워 돈과 재물이 한량없고, 여러 가지 목축도 많으며, 봉호와 식읍과 미곡이 차 넘치고, 또 여러 가지 생활 도구도 풍족하다. 그는 이런 집에 태어나 몸은 단정하고 사랑스러워 모든 사람들이 공경하고 순종하며, 큰 명예가 있고 큰 위덕이 있어 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 그는 몸으로 착한 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행한 뒤에는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태어난다. 이는 마치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도박을 하였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은 처음으로 이런 짓을 하였으나 많은 돈과 재물을 얻었다. 그는 곧 생각하였다.
  '나는 농사도 짓지 않았다. 그런데도 처음으로 이런 짓을 해서 많은 재물과 돈을 얻었다.'
  비구들아, 이 행은 사소한 것이지만 그는 많은 돈과 재물을 얻었다. 비구들아, 이른바 이 행이란 몸으로 착한 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행하는 것이다. 그는 몸으로 착한 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행한 뒤에는,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태어난다. 비구들아, 이런 모든 행은 가장 사랑할 만한 것이요. 가장 즐거워할 만한 것이며, 마음으로 가장 생각할 만한 것이니라.
  비구들아, 그러면 나는 이제 지혜로운 사람의 법에 대하여 다 말하지 않았는가?"
[1532 / 1738] 쪽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지혜로운 사람의 법에 대하여 낱낱이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이것을 어리석은 사람의 법과 지혜로운 사람의 법이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어리석은 사람의 법과 지혜로운 사람의 법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의 법과 지혜로운 사람의 법을 안 뒤에는 어리석은 사람의 법은 버리고, 지혜로운 사람의 법을 취해야 하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치혜지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5,638자이다. 『중아함경 』 제 53 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5,638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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