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의 법문 (제십편)
선의 자리를 몰라 참구하되 일체관념을 떨쳐버릴 수 있게 참구하며,
깨닫되 참으로 확철대오 하였을진대
화두의심이 낮과 밤을 동하지 않고 이어지게 하며,
감정을 나타내어 자비로 베풀때에 현재를 빛내고 옛을 빛내려니와,
만일 이 마음을 찾고자 하는 수행방법이 바르지 못하고
깨달은 곳이 참되지 못해서 화두정이 생길 무렵에 희마가 동시에 곁들여 나아가다가,
화두타파되어 중도에 다 깨달은 줄 알고 화두에 의심이 안되어 공부를 못짓는 것이며,
화두를 주거니 받거니 하여 깊은 병이 붙었으며
사람들이 가볍게 꾀임을 입으매 콩을 보리로 말하며
다른 사람을 잘못 가르치는 것임을 면하지 못하리라.
또 일러보아라
어떤 것이 이 진실하게 참구하고 진실하게 깨닫는 소식인고?
아무 말씀 없이 잠자코 양구해서 말씀하시기를
남산에 구름이 일어나니 북산에 비가 내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