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록(洞山錄)

2-35. 감변.시중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21:14
 





2-35. 감변.시중


야참(夜參)에 등불을 켜지 않았는데 한 스님이 나와서 물었다. 물러난 뒤

에 스님은 시자더러 등불을 켜라 하셨다. 그리고는 조금전에 말을 물었던 스

님을 불러 나오라 하였다. 그 스님이 가까이 앞으로 나오자 스님은 말씀하셨

다.

  "밀가루 석 냥(兩)을 이 상좌에게 갖다 주어라."

  그 스님은 소매를 털고 물러나더니 여기서 깨우친 바가 있었다. 드디어 의





복과 일용품을 다 희사하여 재를 배풀고 3년을 산 뒤에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가게."

  그때에 설봉스님이 모시고 섰다가 물었다.

  "이 스님이 하직하고 떠나는데 언제 다시 올까요?"

  "그는 한 번 떠날 줄만 알 뿐 다시 올 줄은 모른다네."

  그 스님은 큰방으로 돌아가더니 의발(衣鉢) 아래 앉아서 죽었다. 설봉스님

이 올라가 아뢰었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긴 하나 나를 따라오려면 3생(三生)은 더 죽었다 깨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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