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감변.시중
야참(夜參)에 등불을 켜지 않았는데 한 스님이 나와서 물었다. 물러난 뒤
에 스님은 시자더러 등불을 켜라 하셨다. 그리고는 조금전에 말을 물었던 스
님을 불러 나오라 하였다. 그 스님이 가까이 앞으로 나오자 스님은 말씀하셨
다.
"밀가루 석 냥(兩)을 이 상좌에게 갖다 주어라."
그 스님은 소매를 털고 물러나더니 여기서 깨우친 바가 있었다. 드디어 의
복과 일용품을 다 희사하여 재를 배풀고 3년을 산 뒤에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가게."
그때에 설봉스님이 모시고 섰다가 물었다.
"이 스님이 하직하고 떠나는데 언제 다시 올까요?"
"그는 한 번 떠날 줄만 알 뿐 다시 올 줄은 모른다네."
그 스님은 큰방으로 돌아가더니 의발(衣鉢) 아래 앉아서 죽었다. 설봉스님
이 올라가 아뢰었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긴 하나 나를 따라오려면 3생(三生)은 더 죽었다 깨나야 할 것이다."
'동산록(洞山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7. 감변.시중 (0) | 2008.02.21 |
---|---|
2-36. 감변.시중 (0) | 2008.02.21 |
2-34. 감변.시중 (0) | 2008.02.21 |
2-33. 감변.시중 (0) | 2008.02.21 |
2-32. 감변.시중 (0) | 2008.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