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감변.시중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평소에 학인더러 조도(鳥道)로 다니라 하셨습니다. 어떤 길이
조도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도 만나질 않는 길이라네."
"어떻게 가야 합니까?"
"곧장 그 자리에서 사심없이 가야만 하네."
"조도로 가기만 한다면 바로 본래면목 아닙니까?"
"그대는 무엇 때문에 전도(顚倒)되느냐?"
"어느 곳이 저의 전도된 곳입니까?"
"전도되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종을 낭군으로 오인하느냐?"
"무엇이 본래면목입니까?"
"조도로 가지 않는 것이다."
그 뒤에 협산 선회(夾山善會: 805∼881)스님이 어느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동산에서 옵니다."
"동산스님은 어떤 법문을 제자들에게 보여주더냐?"
"평소에 학인들더러 3로(三路)를 배우려고 하였습니다."
"무엇이 3로라더냐?"
"현로(玄路).조도(鳥道).전수(展手)였습니다."*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다더냐?"
"실제로 하셨습니다."
"천리(千里)길을 따라가면
임하(林下)의 도인이 슬퍼한다."
부산 법원(浮山法遠: 991∼1067)스님은 말하였다.
"지는 낙엽을 보지 않으면
어떻게 가을이 깊었음을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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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은 3로(三路:鳥道.玄路.展手)라는 격식으로 납자들을 지도했다. 조도는 새가 공
중을 날 때 아무 자취를 남기지 않듯이 유무(有無).단상(斷常)등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경계, 현로는 유무.단상 등 상대를 떠난 묘한 경계, 전수는 손을 펴서 중생에
게 나아가는 경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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