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기 13.
스님께서 설봉(雪峯)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로 가려는가?"
"영(嶺)으로 들어가렵니다."
"그대는 비원령(飛猿嶺)을 지나지 않는가?"
"그렇습니다."
"올 때에는 어찌하겠는가?"
"역시 그리로 와야 됩니다."
"누군가 비원령을 거치지 않고 거기에 이르는 이가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그 사람은 가고 옴이 없습니다."
"그대는 그 사람을 아는가?"
"모릅니다."
"알지도 못한다면 어찌 가고 옴이 없는 줄을 아는가?"
설봉스님이 대답을 못하니 스님이 대신 말씀하셨다.
"그저 모르기 때문에, 가고 옴이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