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 26.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날 없는 칼입니까?"
"물에 담갔다 갈아서 만든 것이 아니다."
"그것을 쓰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닥치는대로 죽이지."
"만나지 않은 자는 어찌됩니까?"
"역시 머리가 떨어지지."
"닥치는대로 죽인다는 것은 굳이 그렇다쳐도 만나지 않은 자는 무엇 때문
에 머리가 떨어집니까?"
"모두 다 없앨 수 있다고 하지 않더냐."
"다 없앤 뒤에는 어찌됩니까?"
"이 칼이 있는 줄을 비로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