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24. 일생동안 참선하여 / 해회사 옹(翁)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37
 

 

 

24. 일생동안 참선하여 / 해회사 옹(翁)스님


해회사(海會寺) 옹(翁)스님은 임해(臨海) 사람으로 30세에 집을 버리고 불도에 들어와 경산사 호암(虎岩)스님 문하에서 삭발하고 승복을 입었다.

처음 전단나무 숲에 갔다가 법당으로 돌아오면서 순찰하는데 누군가 그의 행동이 촌스러운 것을 보고서 뒷전에서 수군대자 스님은 분발하여 그 이튿날 바로 천목사(天目寺) 중봉(中峰)스님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였다.

 

침식을 잃고 힘을 다해 참구하였으며 밤이 이슥하여 잠이 몰려와 물리치기 어려우면 어두운 바닥에 염주를 뿌려놓고 몇번이고 발로 더듬어 찾아내곤 하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정진하였지만 깨친 바 없었다.

당시 동주(東州)스님은 호구사(虎丘寺)에, 고림(古林)스님은 개선사(開先寺)에,

동서(東嶼)스님은 풍교사(楓橋寺)에 주지로 계셨는데 스님은 소주(蘇州)를 찾아가 세 노스님의 문하를 두루 출입하여 점차 깨달음의 경지에 다가갔다.

 

그후 용화사(龍華寺)의 주지가 되어 고림스님의 법을 이었으며 93세에 육왕사(育王寺)에 가서 횡천(橫川)스님의 부도를 지켰다.

그러던 어느 날 평지에서 넘어져 왼쪽 발목을 삐어 걷지 못하게 되자 항상 평상에 앉아 달밝은 밤이면 낭랑히 옛분들의 게송을 읊었는데 제자 환(渙)스님이 물었다.

 

”일생 동안 참선하다가 이제 와서는 그것을 쓰지 못하고 도리어 게송을 읊어 마음을 달래십니까?”

”듣지도 못하였느냐?

대혜(大慧)스님이 병환으로 신음할 때 곁에 있던 사람들이

“일생 동안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하더니만 이제 이처럼 되었습니다' 하자

스님께서는 “어리석은 자의 신음은 이렇지 않더냐?' 하신 말씀을.”

 

환스님은 절을 올렸다.

스님이 입적하여 다비를 하자 남다른 향취가 사람의 코를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