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達磨語錄)

중도론(中道論)-1. 마음에 머물지 않는 한 모든 것이 완전하다

通達無我法者 2008. 9. 20. 14:51

 

 

마음을 사용해 실체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망상이다. 마음을 사용하지 않고 실체를 찾는 것이야 말로 깨어 있는 것이다. 말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해탈이다. 감각의 먼지에 때묻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 다르마를 지키는 일이다.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것이 집을 떠나는 것이다. 다른 존재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 도(道)에 이르는 것이다. 망상을 피우지 않는 것이 깨달음이다. 무지에 몰두하지 않는 것이 지혜이다.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 곧 열반이다. 그리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곧 피안(彼岸)이다.

치우치지 않은 다르마의 관점에서 보면 중생은 성자와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경에 이르기를 "치우치지 않은 다르마는 중생도 꿰뚫을 수 없고 성자도 행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치우치지 않은 다르마는 오직 위대한 보살들과 부처들만이 행할 수 있다. 삶을 죽음과 다르게 보거나 동(動)을 정(靜)과 다르게 보는 것은 이미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다.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고통을 열반과 다르게 보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 둘의 본질이 본래 텅 빈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고통에 종지부를 찍었다거나 열반에 들어갔다고 상상하므로써 아라한들은 결국 열반이라는 덫에 걸리고 만다.

그러나 보살들은 고통이 본래 텅 빈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텅 빔에 머물기에 그들은 열반에 머문다. 열반은 탄생도 아니고 죽음도 아니다. 그것은 탄생과 죽음을 초월하며 열반이라는 것 자체도 초월한다. 마음이 움직임을 멈출 때 그것은 열반에 들어간다. 열반은 텅 빈 마음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과 같으니 욕심도 성냄도 망상도 없다. 마음이 하나의 허구이며 전혀 실재하는 것이 아님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님을 안다. 중생들은 마음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마음을 만들어 낸다. 아라한들은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마음을 부정한다. 그러나 보살들과 부처들은 마음을 만들어 내지도 않고 부정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마음은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 마음을 중도(中道)라고 부른다. 그대 안에서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때 그대 바깥에서 세상도 일어나지 않는다. 바깥세계와 마음이 둘 다 투명해질 때 이것이 진정한 통찰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가 진정한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