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서장(序章)
[5 장]
5. 영혼같은 것은 없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영혼 같은 것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참 뜻(第一義, 勝義)에 있어서 영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옮겨가는(轉移) 주체(主體)가 있는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생명체(有情)에는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옮겨가는 것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없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자기의 악행(惡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만일,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악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악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남의 망고(菴婆) 과일을 훔쳤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남이 심은 망고 과일과 똑 같은 망고 과일을 훔친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왜 처벌을 받아야 합니까?"
"그 사람이 훔친 망고는 딴 사람이 심은 망고로부터 생긴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명칭, 형태에 의하여 선행이나 악행을 짓고
그 행위에 의하여 다른 명칭, 형태로서 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악행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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