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서장(序章)
[7 장]
3. 수행의 목적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들은 과거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하여 노력합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미래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하여 노력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하여 노력합니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
"만일 그대들이 과거의 괴로움이나 미래의 괴로움이나
또 현재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 때문에 그처럼 노력합니까?"
하면 장로는 대답했다.
"대왕이여, 우리들은
이 괴로움은 사라지고 저 괴로움은 생기지 말아 주기를
바라는 소원 때문에 노력합니다."
"존자여, 미래의 괴로움은 있습니까?"
"없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들은 지금 있지도 않는 괴로움을
버리기 위하여 노력한다고 하니 지나치게 슬기롭습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전에 어떤 적국의 왕이 원수나 대항자로서
맞선 일이 있었습니까?"
"있었습니다."
"그대는, 그때에야 비로소 참호를 파고, 보루(堡壘)를 쌓고,
성문을 달고 망탑을 세우고, 양곡을 실어 오게 하였습니다."
"아닙니다. 그것들은 모두 미리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대는 그때에야 비로소 상술을 익히고, 마술을 연습하고,
차술을 훈련하고 궁술을 수련하게 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존자여, 그것들을 미리부터 익혀 두게 하였습니다."
"어떤 목적 때문에 그러했습니까?"
"장차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대왕이여, 미래의 위험이 지금 존재합니까?"
"존재 안합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그런 일을 한다니 지나치게 슬기롭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대는 목이 말랐을때 비로소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여
우물을 파고 저수지를 만듭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모두 미리부터 준비해 둡니다."
"무엇 때문에 그럽니까?"
"장차 목마름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목마름은 지금 존재합니까?"
"존재 안합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의 목마름에 대비한다니
지나치게 슬기롭습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대는 배가 고팠을 때 비로소 무엇이 먹고 싶다고 하여
밭을 갈고 곡식을 심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을 미리부터 준비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럽니까?"
"미래의 공복(空腹)을 막기 위하여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배고픔은 지금 존재합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지금 존재하지도 않은 미래의 공복에 대비한다니
지나치게 슬기롭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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