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서장(序章)
[7 장]
14. 영혼과 정신 작용의 구별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식별(識)과 지혜(慧)와 생명체의 정신(命, 즉 정신적 자아 또는 영혼)등
세 가지는 본질(義)과 말(語)이 각기 다른 것입니까,
아니면 본질은 같고 말만이 다릅니까?"
"대왕이여, 식별은 분별해 아는 지각을 특징으로 하고,
지혜는 이성으로 식별해 아는 것을 특징으로 하지만,
생명체의 정신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정신과 같은 것이 없다면,
무엇이 눈으로 형상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고, 마음(意)으로 사물(法)을 식별합니까?"
"만일 정신 같은 것이 있어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식별한다면,
눈의 문이 제거될때 정신(個我)은 머리를 밖으로 뻗고 더 큰 공간을 통하여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형상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귀나 코나 혀나 피부가 제거될 때에도 마찬가지로,
그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알고,
감촉을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육신 안에 정신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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