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밀린다판하(Milindapanha)

Ⅱ. 서장(序章) - [7 장]16. 대론을 끝내며

通達無我法者 2008. 11. 3. 21:33

 

 

        Ⅱ. 서장(序章)
      
                [7 장]
      
        16. 대론을 끝내며 장로는 물었다. “대왕이여, 지금 몇 시인지 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초저녁(初更)이 지나고 밤중(中更)으로 접어들었을 뿐입니다. 등불용 횃불이 켜져 있습니다. 네 개의 기가 세워지고 선물이 그대를 위하여 창고로부터 운반되고 있습니다." 요나카 인들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참으로 이 수도승은 현자입니다." "정말 그렇다. 장로는 현자이다. 그 분과 같은 스승이 있고, 나와 같은 제자가 있다면, 현자는 진리를 깨우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장로의 해답에 만족한 왕은 나아가세나 장로에게 10만금의 값어치가 있는 모직 옷을 선사하고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오늘(사흘 째)로부터 8백일 동안 나는 그대에게 식사 공양을 드리겠습니다. 궁정에 있는 것 중에서 그대에게 알맞은 것은 무엇이든 바치겠습니다." "대왕이여, 그만 하십시오. 나는 생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가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옹호하고 또 나를 옹호해 주십시오, 즉 `나아가세나 존자는 밀린다왕에게 청정한 신앙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고 하는 세평이 닥쳐올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선물을 받음으로 그대 자신을 옹호하십시오. 또 `밀린다 왕은 청정한 신앙을 얻었지만, 그러한 신앙을 얻었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세평이 빗발 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선물을 받으심으로 나를 옹호해 주십시오." "그렇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존자여, 사자왕은 금궤에 들어가더라도 얼굴을 밖으로 향합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속가(在家) 생활을 하더라도 출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얼굴을 밖으로 향하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집을 버리고 출가하더라도 출가 생활을 오래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가하려고 생각하자 나의 적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때, 나아가세아존자는 밀린다 왕과의 문답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승방으로 돌아갔다. 나아가세나 존자가 돌아간 뒤 얼마 안 되어 밀린다 왕은 `나는 무엇을 물었던가, 존자는 무엇을 대답 했던가'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밀린다 왕은 `나는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했고 존자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대답했다'고 결론지었다. 승방에 돌아온 나아가세나 존자도 역시 `밀린다 왕은 무엇을 물었던가, 나는 무엇을 대답 했던가'고 생각했다. 그리고 존자는 `밀린다 왕은 똑바로 질문했고, 나는 정확하게 대답했다'고 결론지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아침 옷을 입고 바루(鉢)와 가사를 들고 밀린다 왕의 궁정으로 갔다. 자리에 앉자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인사드리고 한 편으로 앉았다. 그리고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 하지는 마십시오. 즉 `나는 나아가세나에게 질문했다는 즐거움 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존자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에 잠겼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는 무엇을 질문했는가, 존자는 무엇을 바르게 대답 하셨는가'라고. 또 `나는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하고 존자는 모든 것을 바르게 해답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로는 또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아무쪼록 이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즉 `존자는 밀린다 왕의 질문에 대답했다는 즐거움 때문에 뜬 눈으로 새웠다'고 대왕이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즉 '밀린다 왕은 무슨 질문을 했던가, 나는 무슨 해답을 주었던가'고. 또 `밀린다 왕은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하고 나는 모든 것을 바르게 해답했다'고." 이리하여 두 현자는 서로 올바르게 말한 일을 만족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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