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

1. 육즉불 - 2) 무아(無我)의 구조화(構造化)

通達無我法者 2007. 4. 11. 17:24



무아(無我)의 구조화(構造化)




우리가 ‘내가 없는 무아(無我)라’ 이렇게 말하면 보통은 다 본래 나와 남이 구분이 있고 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부처님께서 나가 없다고 그런 말씀은 이웃을 사랑하게 하고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겠지? 이렇게 천박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전문 술어로 본래로 무아(無我)입니다. 인연 따라서 잠시간 모양만 달리 했기 때문에 생명자체에서 본다고 생각할 때에는 본질적으로 본래로 무아의 구조화(構造化)가 되어 있습니다.


본래로 나가 없고 너가 없는 그런 오직 하나의 생명이 다만 현상적으로 모양을 나툰다 하더라도 모양이 실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상(假相)만, 그림자만 나투고 있습니다.


수심결(修心訣)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범부미시(凡夫迷時), 범부는 미혹되어 참다운 지혜가 없어서 거꾸로 본단 말입니다. 범부가 미혹했을 때는 사대위신(四大爲身)이요, 지수화풍 사대로 이루어진 이 몸뚱이 이것을 내 몸, 내 것이라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망상위심(妄想爲心)이라. 잘 못 생각하고 이래저래 스스로 망상하고 무지로운 이것을 내 마음이라 생각한단 말입니다.

우리가 진여불성의 자리, 우리 생명의 고향자리, 그 마음 자리를 증명을 못했을 때는 다 이것은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 거꾸로 뒤바꿔서 보는 것입니다. 실지로 있는 실상은 없다고 보고, 실지로 없는 가상은 있다고 봅니다.


앞서 세 가지 차원으로 소견을 말씀 드렸습니다만 우리 중생은 망견(妄見)으로 보고서 고집(固執)을 합니다. 그러나 성자(聖者)가 되어야 사실을 사실대로 봅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본다고 생각할 때에는 본래로 나와 남이 둘이 아닙니다.

사실 본래 우주 구조 자체가 나라고 내세울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우리 중생들이 바탕을 못 보고서 겉만 보기 때문에 나와 같이 보고 너와같이 보는 것입니다.

우리 이 몸뚱이 한 순간도 머물지 않고 신진대사해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데, 자기라는 존재가 한 순간도 같은 존재가 없는 것인데 그걸 보고 어떻게 우리가 실지로 있다고 하겠습니까?


성자들은 본질을 보기 때문에 욕심을 낼래야 낼 수가 없고 탐심을 낼래야 낼 수가 없고 남하고 싸우래야 싸울 수가 없습니다. 억지로 싸우지 말라, 남한테 베풀어라, 이래서 하는 것이 아니라 벌써 철학적으로 기본적인 도리를 바로 알고 깨달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저절로 남을 사랑하고 남한테 베풀어지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면에서나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자동적으로’ ‘저절로 바로 서는’ 형태가 되어야 참말로 위선이 없는 참다운 화평(和平), 참다운 민주화(民主化) 사회가 되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요약된 이것은 구성이 앞서 말씀드린 연기법을 주로 했습니다. 연기법에서 풀어 나가야 모두가 술술 풀립니다.


부처님이나 도인들이나 과거 선지식들의 비유를 본다 하더라도 우리가 연기법을 바로 안다고 생각할 때에는 여룡득수(如龍得水)라! 용이란 놈이 제 아무리 올라가고 싶어도 물이 없으면 올라갈 수가 없지요. 그러나 연기법을 바로 안다고 생각할 때에는 우리 공부가 순풍에 돛단배나 용이 물을 얻어서 승천하는 거나 같단 말입니다.

호랑이란 놈이 제아무리 힘이 세고 날뛰고 한다 하더라도 역시 언덕이 없으면 하룻밤에 몇 백리고 몇 천리고 갈 수가 없습니다. 언덕이 있어야 기대서 호랑이가 몇 천리를 갈 수 있듯이 이 연기법이 있어야 연기법으로 해서 모두를 술술 순수하게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처님 말씀에도, 조사 어록에도 다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가 되어 있고, 논쟁이 되어 있는 돈오돈수(頓悟頓修)와 돈오점수(頓悟漸修) 문제, 그런 문제를 제가 무엇이 옳다 그러다 해서 여기다 기록을 해 놓은 것이 아니라 조사 스님들 과거의 도인들 또는 경에 있는 중요한 대목을 여기에 소개만 해서 해답은 여러분 스스로가 내리도록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육조단경(六組檀經)이라든가 능엄경(楞嚴經)등 여러 경전 또는 보조국사(普照國師) 어록을 보시면 여러분 스스로 충분히 해답을 내릴 수가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번 3일 동안에 시간이 부족하면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시고 나중에 보셔도 그냥 아실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