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주해12

通達無我法者 2007. 8. 21. 09:47

示衆〈14-26〉

 ≪주해≫

* 1) 작삼종근기단(作三種根器斷) : 상대방의 정신적인 능력과 소질에 따라 방편으로 응하기 위한 세 가지 구분. 단(斷)은 판단(判斷), 판별(判別)의 뜻.

* 2) 중하근기(中下根器) 운운 : 수행자의 정신적인 능력과 소질을 세 가지로 나눈 상중하(上中下)의 근기에서 하근기를 제하고 상중(上中)을 취하되 중(中)을 중상(中上)․중하(中下)로 나누어 삼종근기(三種根器)라고 부른다. 여기에 출격견해인(出格見解人)을 더하면 네 가지가 된다. 일종의 사료간(四料簡)이다. 본문의 내용을 간략히 도시(圖示)하면 다음과 같다.


                        상근(上根) - 경법인구불탈(境法人俱不奪)

 삼종근기(三種根器) -   중근(中根) - 경법구탈(境法俱奪)

                        하근(下根) - 탈경부제법(奪境不除法)

 출격견해인(出格見解人) - 전체작용(全體作用)   

        

* 3) 상상근기(上上根器) : 근기가 날카로운 사람. 선(禪)이 돈오(頓悟)의 기틀만을 접득(接得)한다는 이야기는 달마가 인도에서 중국을 향해 떠나올 때 그의 스승이, 「오직 뛰어난 근기의 사람만을 접득하라〔當往震旦設大法藥直接上根〕」는 가르침을 내렸다는 고사(故事)가 있다.《전등록》3 참조.

* 4) 경법인(境法人) :〈10-1〉의 사료간(四料簡)에서는 인(人)과 경(境)을 나누었으나, 여기서는 경을 인과 경으로 나누었다. 여기서의 법(法)은 이(理)의 측면을 중시한다.

* 5) 출격견해인(出格見解人) :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요사(了事)의 사람. 《보림전》8에 보이는 달마의 법어에는,「과량인(過量人)이여, 대도(大道)를 요달(了達)하였도다. 윤회(輪廻)를 벗어남이여, 부처님의 마음〔佛心〕에 통달하였도다」라고 되어 있다. 대용현전(大用現前)의 사람.

* 6) 학인착력처(學人著力處) : 학인이 전력을 다해서 힘써야 할 곳.

* 7) 불통풍(不通風) : 매우 세밀한 모습. 견고(堅固)함을 나타냄.

* 8) 석화전광(石火電光) 운운 : 번갯불과 부싯돌이 일으키는 빛이 지나는 짧은 순간. 뒤에 나오는 행록(行錄)〈20-3〉에는「부싯돌이 미치지 못하고 번갯불이 통하지 못함」이라는 구절이 있다.

* 9) 안정동(眼定動) : 정동(定動)이란 고요한 움직임이라고 읽혀지긴 하지만 극히 난해한 말이다.《운문광록(雲門廣錄)》안에도 보이며《벽암록》제 1 칙의 평창(評唱)에도,「양무제가 안목정동(眼目定動)의 낙처(落處)를 몰랐다」는 구절이 있다,

* 10) 의심즉차(擬心卽差) 운운 : 한 순간이라도 마음이 허깨비에 끌린다면 바로 지(知)의 순일(純一)함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뜻. 이 구절은《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권 上,《원각경대소초(圓覺經大疏鈔)》3의 下에는 하택신회(荷澤神會)의 법어에도 소개되어 있으며,《전심법요》에도 두 번이나 인용되고 있다.

* 11) 발낭시담자(鉢囊屎擔子) : 반손(飯喰)과 똥자루〔屎袋〕, 육체에 집착하는 것을 경책하는 말.「밥통과 똥자루를 메고 다니며」라는 뜻.


〈14-27〉

 ≪주해≫

* 1) 일찰나간(一刹那間) 운운 : 이하의 구절은〈12-7〉에서 보이는 구절과 완전히 일치한다.

* 2) 토멱심(討覓尋) : 세 글자 모두「찾아 구한다」는 뜻.

* 3) 환화공화(幻化空花) :《신심명》의 구절.《신심명》에는「夢幻空草 何勞把捉 」으로 되어 있다.《전등록》28 조주의 시중(示衆)에도 보인다.


〈14-28〉

 ≪주해≫

* 1) 적적상승(的的相承) : 적적은「분명한」,「정통(正統)」이라는 뜻.《남종정시비론(南宗定是非論)》에는「능(能) 선사는 적적상전(的的相傳) 부촉(付囑)의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 2)종 마곡 화상(從麻谷和尙) : 종(從)은 지금부터 열거하는 사람들의 순서를 하나의 계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이야말로 달마로부터 이어져 오는 선(禪)의 정맥(正脈)을 계승한 사람들이라는 뜻. 마곡 화상은 포주(蒲州) 마곡산에 주석한 선승. 명자(名字)는 미상(未詳), 일반적으로 마조도일의 법제자인 보철(寶徹)이라고 한다.

* 2)단하 화상(丹霞和尙) : 단하는 등주(鄧州) 단하산에 주석한 천연(天然 738~823)선사. 본래는 유가(儒家)였으나 방 거사(龐居士)와 함께 마조․석두(石頭) 두 선사에게 참학(參學)한 선사. 이 단하 화상에게는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이야기가 전해진다.

  「단하가 어느 추운 겨울날, 장안(長安)의 혜림사(慧林寺)에 도착했다. 단하는 법당에 모셔져 있던 목불(木佛)을 내려서 장작 대신 쪼개 불을 피웠다. 불은 눈부시게 타오르고 그 불에 언 몸을 녹이고 있는데 혜림사의 주지가 놀라서 달려왔다.〈아니 부처님을 쪼개서 불을 피우다니!〉주지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놀라서 덜덜 떨고 있었다. 단하는 자연스럽게 재를 뒤적이며 말했다.〈사리(舍利)가 얼마나 나오는지 보고 있는 중입니다.〉〈이 사람이 미쳤군. 목불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다는 말인가?〉〈사리가 없다면 부처가 아니지오. 추우니까 나머지 두 개도 마저 때버립시다〉라고 태연히 말하는 것이었다」(《선문념송(禪門拈頌)》제 321칙). 이 사람의 전기는 《조당집》4,《전등록》14,《송고승전》11에 실려 있다.

* 3) 도일 화상(道一和尙) : 도일은 강서마조(江西馬祖 709~788). 종밀은 그를 가리켜 홍주종(洪州宗)의 조사(祖師)라고 한다.《중화전심지선문사자승습도(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조당집》4,《전등록》6,《송고승전》10,《당문수(唐文粹)》64에 권덕려(權德輿) 찬(撰)의 탑비(塔碑)가 전해진다.

4) 노산(盧山) : 노산 귀종사(歸宗寺)에 주석한 지진지상 선사(至眞智常禪師). 마조의 제자로서 빨간 눈〔赤眼〕의 귀종(歸宗)이라고도 한다. 이 사람의 문하(門下)인 고안대우(高安大愚)에게 청년시대의 임제가 참학(參學)하여 개오(開悟)했다고 한다. 《조당집》15,《전등록》7, 본서의 행록(行錄)〈39-2〉에도 보인다.

* 5) 석공(石鞏) : 이름은 혜장(慧藏), 무주인(撫州人)이다. 그는 본래 사냥을 업으로 삼았다. 어느 날 사슴을 따라 마조가 주석하던 암자까지 갔다가 마조에게 감화를 받고 출가하였다. 이상 앞에서 열거된 선승(禪僧)들의 법계(法系) 는 다음과 같다.

                                        󰠐�麻谷寶徹

            _南 岳 懷 讓_ 馬 祖 道 一 _ 󰠐�㷌宗智常(盧山拽石)

            󰠐� (677~744)  (709~788)     󰠐�石鞏慧藏

六 祖 慧 能-󰠐�                         

(638~713)   󰠐�

             󰠐�_靑 原 行 思_石 頭 希 遷_丹 霞 天 然

               (?~741)    (700~791)  (738~823)

* 6) 무인신득(無人信得) 운운 : 앞에서 나온〈14-6〉의,「옛부터 위대한 선각자들은 항상 박해를 받아왔다〔自古先輩到處人不信……〕」와 같은 내용이다.

* 7) 순일무잡(純一無雜) : 간명직재(簡明直裁)함. 항상 평상심을 지켜 동요가 없음 .《마조어록》에서는 평상심을 강조하고 있다. 원래는《법화경》서품(序品)에 실려 있다.

* 8) 진개불견타의(盡皆不見他意) : 그 누구도 평명(平明)한 마조도일 스님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조당집》16 황벽의 장(章)에는,「그대들은 보지 못했는가?」마조의 문하에 팔십팔 인의 제자가 있었으나 마조의 진정한 법안을 얻은 이는 겨우 한두 사람뿐이었으니 여산(廬山)이 그 중의 한 사람이다」라고 되어 있다.

* 9) 완주은현(翫珠隱顯) 운운 : 손바닥 위의 구슬처럼 마음을 자재하게 다스리는 것.《전등록》30에 단하 화상의 완주음(翫珠吟) 두 편이 실려 있다.

* 10) 향전두상멱인(向箭頭上覓人) : 석공(石鞏)은 수행자가 찾아오면 항상 면전에 화살을 당기며,「화살을 보라」고 소리쳤다. 이와 같이 30년을 하던 중, 하루는  삼평(三平)이 이 소문을 듣고 석공의 좌하(座下)에 이르러 가슴의 옷깃을 헤치고 서니 석공이 문득 화살을 겨누었다, 이에 삼평이,「이것은 살인(殺人)의 화살이거니와 어떤 것이 활인(活人)의 화살인가?」하고 소리쳤다. 이에 석공이 활줄을 세 번 튕기자 삼평이 문득 예배했다. 석공이 이르되,「오늘, 반쯤 되는 성인(聖人)을 쏘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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