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송
放逸及失念 散亂不正知 방일급실념 산란부정지
不定謂悔眠 尋伺二各二 부정위회면 심사이격이
이 송문에는 20수번뇌 중 끝으로 4가지 심소와 4부정심소를 밝힌 송구(頌句)이다. 20수번뇌 중 16가지 심소는 이미 전송에서 밝혔고 나머지 4종심소는 상 2구의 방일과 실념·산란과 부정지(不正知) 등이다. 하 2구는 4부정지를 밝힌 송(頌)으로 4부정지는 회(悔)·면(眠)과 심(尋), 사(伺) 등이니 이 이류는 각자 선·악 2성에 통한다.
(해 설)
이 송문에서는 20수번뇌 중 4종번뇌를 밝히고 4부정심을 밝혔다. 이 4종)의 수번뇌 역시 선업을 장애하고 정진을 게을리 하여 마음을 미혹하게 하는 심소이다.
수행이란 선의 마음을 일으키고 악의 마음 곧 번뇌를 극복하는 것이다. 대·소의 번뇌가 비록 6식의 심소라 하지만 6식의 심소를 극복하지 않고 달리 수행하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번뇌를 극복하고자 하는 발심이 우선해야 하고 번뇌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먼저 심소를 규명해야만 한다.
방일의 뜻은 밖으로 경계를 탐착하여 염(染)을 막지 않고, 정(淨)을 소홀히 하여 방종한 마음이니 사람을 방탕하게 하여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게 하는 심소이다.
실념(失念)의 뜻은 과거에 익힌 경계를 기억하지 못하여 연결력이 상실된 마음으로 건망증에 해당된다. 이 심소는 도업을 성취하고자 발심은 하지만 바로 망각하는 습성 때문에 정념을 장애하여 성취할 수 없게 하는 마음자리이다.
산란의 뜻은 바깥 경계에 끌려 정념을 상실하고 유탕한 마음을 일으키는 심소로서 안정감이 없어서 일에 몰두하지 못하게 하므로 도업을 성취할 수 없게 하는 마음자리이다.
부정지(不正知)의 뜻은 바깥 경계에 대해서 그릇된 견해를 일으켜 곡해함으로써 정지를 장애하고 도업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의식이 치우쳐 바른 길을 상실하게 하는 심소이다.
이상에서 밝힌 것은 12송에서부터 말한 20수번뇌의 심소이다. 이미 설명했듯이 수번뇌는 지말적인 번뇌에 해당되지만 끊어 버리기 쉽지 않으며 극복하기가 간단치 않아서 수행자의 수행 관문이라 하겠다.
끝으로 4부정심소를 밝혀 번뇌의 미세함까지 끊어 본래 청정한 마음자리를 회복하고자 한 것이 본송(本頌)의 의미이다. 부정(不定)의 심소는 4종이 있으니 회·면·심·사 등이다. 본송 끝구에 2각2라 한 것은 회면을 1류로 생각하고 심사를 1류로 보아 2류가 되고 류마다 각각 선악이 있다는 뜻이다.
회면(悔眠)의 뜻은 뉘우치고(悔) 수면(眠)을 취하는 선의 측면과 후회하고 침체되는 악의 측면이 있어 각각 선악에 통하고, 심사(尋伺)는 심(尋)은 심구(尋求)의 뜻으로 찾아내는 것을 말하고 사(伺)는 사찰(伺察)의 뜻으로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심사도 역시 선·악에 통하므로 회면과 심사 두 가지 류는 혹은 선이 되고 혹은 악이 되기도 함을 원문 끝에 2각2로 밝힌 것이다.
수행은 모름지기 적은 것을 돌이켜 큰 데로 돌아가고 중생을 돌이켜 성불의 길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송문에서 밝힌 것은 작은 번뇌를 돌이켜 청정법해에 들게 하기 위한 것이니 수행자는 번뇌의 심소를 규명하여 극복하고 열반적정의 묘도(妙道)에 드는 길을 스스로 돌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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