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보훈(禪林寶訓)

선림보훈/30 납자는 총림을 보호하고 총림은 도덕을 보호한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3. 17:15
30  납자는 총림을 보호하고 총림은 도덕을 보호한다  불지 단유(佛智端裕)스님 / 1085∼1150 
 

  1. 힘차게 달리는 준마가 실족하지 않는 것은 재갈과 고삐 때문이며, 아무리 억지 센 소인이라 할지라도 감히 제 뜻대로 다 못하는 것은 형벌이 막아주기 때문이듯, 치달리는 알음알이〔意識〕가 감히 경계를 반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선정을 닦은〔覺照〕의 힘이다.
슬프다. 납자에게 선정을 닦은 힘이 없다면 준마에게 고삐가 없고 소인에게 형벌이 없는 것과 같으리니, 무엇으로 탐욕을 끊고 망상을 다스리겠는가. 『여정거사법어(與鄭居君法語)』

2. 불지스님이 수암(水庵)스님에게 말하였다.
"주지의 기본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도덕·언행·인의·예법이다. 도덕·언행은 가르침의 근본이며, 인의·예법은 그 지말이다. 그러므로 근본이 없으면 우선 자립하지 못하고, 지말이 없으면 완성되지 못한다.
옛 성인께서는 납자들이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것을 보셨다. 그래서 총림을 세워 그들을 안주시키고 주지를 뽑아 통괄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총림의 존귀가 주지를 위한 것이 아니며, 앞서 말한 네 가지 아름다운 근본은 납자만을 위한 것도 아니라 모두 불조의 도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훌륭한 주지는 무엇보다도 도덕을 존중하고 언행을 조심하는 한편, 납자된 이는 무엇보다도 인의를 간직하고 예법을 지켰다. 그러므로 주지는 납자가 아니면 존립할 근거가 없고, 납자는 주지가 아니면 덕을 완성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마치 몸과 팔, 머리와 발이 크기가 알맞아 거슬리지 않고 서로가 의지하며 가는 것과도 같다.
그러므로 `납자는 총림을 보호하고 총림은 도덕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이니 주지된 사람이 도덕이 없다면 총림은 폐지되고 말 것이다." 『실록(實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