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대념처경(大念處經)

2-8. 해골과 뼈에 대한 관찰

通達無我法者 2007. 12. 7. 10:37

2-8. 해골과 뼈에 대한 관찰

 

다음으로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는 마치 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피와 살이 힘줄로 연결된 해골인 것을 관찰하듯이, 이 몸을 직시하여 '이 몸이야말로 이런 법' 이렇게 되어진 깃이니,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고 안다.

다음으로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는 마치 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살이 없이 피가 붙어서 힘줄로 연결된 해골인 것을 관찰하듯이, 이 몸을 직시하여 '이 몸이야말로 이런 법, 이렇게 되어진 것이니,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고 안다.

다음으로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는 마치 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관절이 풀려 흩어져서 이곳에 팔뼈가 있고, 저곳에 다리뼈가 있고, 이곳에 무릎뼈, 저곳에 정강이뼈, 이곳에 엉치뼈, 저곳에 등뼈, 저곳에 두개골이 있음을 관찰하듯이, 이 몸을 직시하여 '이 몸이야말로 이런 법, 이렇게 되어진 것이니,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고 안다.

이와 같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뼈를 관찰하듯이, 이 몸을 직시하여 '이 몸이야말로 이런 법, 이렇게 되어진 것이니,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고 안다.

해설
죽어도 뼈는 오래도록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 뼈가 나의 것은 아니다. 살아 있는 내 몸이 아니라는 말이다. 죽으면 다른 사람의 뼈와 내 뼈는 서로 구별이 없어진다. 뼈 역시 영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영원한 자의 것은 있을 수 없다. 뼈가 굳은 것은 네 가지 요소중에서 지(地)의 작용 때문이다. 지, 수, 화, 풍의 네 가지 요소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모든 것이 네 가지 요소로 되어 있으므로 죽으면 네 가지 요소로 돌아간다. 있는 것은 오직 네 가지 요소뿐이다. 이 네 가지 요소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내 몸을 통해서 굳은 뼈가 땅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고 그 요소로 돌아갈 때가지 부지런히 수양해야 한다. 죽으면 뼈만 남는다는 것을 관찰하여 뼈에도 집착하지 않고 되어진 이 몸을 살려야 한다. 몸을 관찰하여 머물면 몸을 살리게 된다.

살아 있으면서 죽음을 보고, 그 후의 버려진 뼈를 본다는 것은 너무도 무서운 관견(觀見)이며, 그 허무감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영원하지 않은 나를 영원하다고 짐짓 꾸며서 생각할 수는 없다. 자기 기만이며 거짓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주체가 없다면 꿈도 의욕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없는 것을 있다고 속여서 자신을 위로하는 것은 환상일 뿐,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해야 그것을 넘어설 수 있다. 붓다도 생로병사를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것을 초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면 괴로움이나 실망이 없다. 사실을 알면 큰 기쁨이 있고, 기쁨은 곧 생명의 신비에 동참하는 체관(諦觀)으로 이어진다. 죽으면 뼈만 남는다는 사실을 알면 오늘 하루가 백년같이 소중하고, 두려움이 없어져 용감해지며, 어떤 괴로움도 참을 수 있고, 남을 위해 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관대함이 생기게 된다.

티벳의 수행자들은 사람의 뼈로 만든 염주를 지니고 다닌다. 또한 승려들은 자기 어머니의 정강이뼈를 베개로 삼기도 한다. 이는 죽음과 함께하는 삶을 보이는 것이다. 항상 죽음을 각오하는 삶은 그 한순간, 한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우리의 몸은 법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니 법의 몸이요, 몸은 죽을 것이니 법의 것이다. 법을 알면 살아 있는 부처가 될 수 있다. 붓다는 법을 알았기에 붓다가 되었고, 이를 설법하였으므로 여래(如來)가 되었다. 여래는 법 그대로 오며〔如來〕법 그대로 간다〔如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