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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처의 근본 성품(佛性)이 현재 이 몸에 있는데 어째서 저는 지금 불성을 보지 못합니까? 다시 자세히 설명하셔서 저로 하여금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답=그대의 몸에 있는데도 그대 스스로가 보지 못할 뿐이다. 그대가 하루 종일 배고프고 목마른 줄 알고, 춥고 더운 줄도 알고, 화를 내고 기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결국 무엇이 있어서 그렇게 하겠는가?
육신은 흙(地)·물(水)·불(火)·바람(風) 등의 네 가지 구성요소가 모여서 된 것이나 그 바탕은 완고하여 감정이 없는 것이므로 어찌 사물을 보고 , 듣고, 알고, 깨달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능히 사물을 보고, 듣고, 알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이 그대의 불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임제(臨濟)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육신을 구성하는 사대(四大)는 진리의 법을 설하지도 듣지도 못한다. 허공 또한 진리의 법을 설하지도 듣지도 못한다. 오직 그대의 눈앞에 뚜렷이 밝은 형상이 없는 한 물건(一物)만이 진리의 법을 설하고, 듣을 줄도 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형상이 없는 한 물건(一物)'이란 바로 모든 부처의 바탕(法印)이며, 또한 그대의 본래 마음이다. 바로 이렇게 부처의 성품(佛性)이 현재 그대의 몸 안에 있는데, 어째서 그것을 밖에서 헛되이 찾으려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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