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18. 용맹심을 내라

通達無我法者 2007. 12. 7. 16:21

18. 용맹심을 내라

 

 

 

세상의 일들은 그 모양도 볼 수 있고 그 공덕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사람들은 한 가지 일만 얻어도 희귀하다고 찬탄한다. 그러나 우리의 이 마음은 그 형상을 볼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할 수도 없으며 마음으로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악마와 이교도들이 비방과 훼방을 하려 해도 방법이 없고, 하느님과 모든 신들이 칭찬하려 해도 미칠 수가 없다. 그런데 하물며 지식이 얄팍한 보통 인간들이야 어찌 흉내내고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우물 안의 개구리가 어떻게 바다의 넓음을 알며, 여우가 어떻게 사자의 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의 마음이 어지럽고 죄악이 성행하는 말법(末法) 세상에 이 법문을 듣고 희구하다는 생각을 내어 믿고 받아 지닌 사람은 이미 한량없는 세월에 많은 성인들을 섬기어 온갖 선근(善根)을 심었고, 지혜의 바른 인연를 깊이 맺은 최상의 근기임을 알 수 있다. '금강경'에 말씀하시기를 "이 글귀(사구게)에 능히 신심을 내는 이는 한량없는 부처님이 계신 데서 온갖 선근을 심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원컨대 도를 구하는 사람은 미리 겁을 내거나 약한 마음을 내지 말고, 부디 용맹스런 마음을 내야 할 것이니, 지난 세월에 얼마나 착한 인연을 쌓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훌륭한 법문을 믿지 않고 스스로 못났다고 자처하여 어렵다는 생각을 내어 지금 닦지 않으면 비록, 지난 세상에 선근이 있었더라도 지금 그것을 중단하였기 때문에 더욱 어렵고 점점 멀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이미 보배가 쌓인 곳에 왔으니 결코 빈손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한 번 인간의 몸을 잃으면 만겁(萬劫)을 두고도 인간의 몸을 받기가 어렵다. 바라건대 마땅히 삼가라. 어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보배가 있는 곳을 알면서도 구하지 않고 오래도록 가난함만을 원망할 것인가. 만약 보배를 얻고자 한다면 가죽 주머니인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