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13. 번뇌를 없애는 수행

通達無我法者 2007. 12. 7. 16:15

13. 번뇌를 없애는 수행

 

 

 

번뇌는 두텁고 익힌 버릇은 무거우며, 자기 마음의 본 성품을 밝게 살피는 관행은 약하고 마음은 들떠서 어리석은 무명의 힘은 크고, 지혜의 힘은 약해서, 선과 악의 경계에서 마음이 동요하기도 하고, 고요하기도 하여 서로 헛갈린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얽힌 인연을 잊고 번뇌를 없애는 수행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말했다.
"인식작용의 주체가 되는 여섯 감각기관(六根)이 인식의 대상인 경계를 대하여도 마음이 얽힌 인연을 따르지 않음을 선정(禪定)이라 하고, 마음과 대상이 모두 실체가 없는 공(空)이어서 본래 미혹함이 없는 것을 비추어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
이것이 상(相)을 따르는 수행방법(隨相門)의 선정과 지혜로써 점차로 닦는 점문(漸門)의 하열한 근기의 수행이지만, 대치(對治)함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다. 

만약 망령된 생각으로 들뜸이 심하면 먼저 선정의 수행 방법으로 산란함을 거두어 마음이 얽힌 인연에 따르지 않게 하고, 본래의 고요함에 합당하게 하며, 만약 혼침이 더욱 심하면 지혜의 문으로써 사물을 판단하고 실체가 없는 공을 관하여 비추어 보아 미혹함이 없게 하여 본래의 앎에 합당하도록 해야 한다. 

선정으로써 어지러운 생각을 다스리고, 지혜로써 멍청한 상태(無記)를 다스려 동요하거나 고요한 상태가 없어지고, 대치(對治)하는 노력도 없어지면, 어떤 대상이나 경계를 대하더라도 생각마다 근본으로 돌아간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인연을 만나도 마음마다 도에 합당하여 걸림없이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아야 비로소 모든 것을 깨달아 할 일을 다 마친 무사인(無事人)이 될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하면 참으로 선정과 지혜를 고루 평등하게 가져 불성을 분명하게 본 사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