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참선수행방법] 좌선의 자세

通達無我法者 2008. 1. 4. 11:16

좌선의 자세


지혜를 배우는 사람들은 먼저 큰 자비심을 일으키고 넓은 서원(誓願)을 발하여 정미롭게 삼매(三昧)를 닦아야 한다. 중생을 제도하고자 서원하고 내 한 몸만을 위해 해탈을 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연을 놓아 버리고 만사를 쉬어, 몸과 마음이 하나 같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틈이 없어야 한다. 음식의 양을 헤아려 너무 배부르거나 배고프지 않게 하고, 잠을 조절하여 모자라거나 지나치게 하지 말라. ―《좌선의》―

대승불교의 특징은 강력한 서원을 발하는 데 있다. 선불교도 역시 대승불교이다. 그러므로 좌선에 들어가기에 앞서 발원을 해야 한다. 참선의 목적이 견성(見性)에 있다면, '일체중생이 모두 다 견성하여 지이다'라고 하는 것이 좋다. 내가 빨리 깨쳐서, 중생들을 제도하겠습니다 한다면, '나'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오히려 깨달음에서 멀어질 수가 있습니다. 깨친 이의 특징이 아상(我相)의 소멸이라고 할진대, 오직 내가 수행해서 내가 깨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히면, 자칫 아상을 증장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승불교인이라면 마땅히 '일체중생이 모두 다 깨달아 지이다'라고 발원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모든 인연을 놓아버리고 만사를 쉬어, 몸과 마음이 하나같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하면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게 하라!'는 것이다. 몸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마음도 여기에 머물러 있을까? 아니면 집이나 혹은 다른 곳에 가 있지는 않는가? 과거나 미래를 오락가락하고 있지는 않는가?

여기 한 여행자가 있다고 하자. 만일 그 사람이 여행 떠나서는 집 걱정이나 하고, 집에 와서는 여행지에 철저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그는 현명한 것일까? 아니면 집에 있을 때는 그저 집안 일에 충실하고, 여행을 떠나서는 그저 여행지에 충실한 것이 현명한 것일까?

쓸데없는 근심걱정 다 놓아버리고 오직 몸이 있는 이 곳에 마음이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수행의 시작인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라는 말이 있다. 과식(過食)을 하거나 자극성 있고 탁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좌선(坐禪)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갈한 음식을 발우에 약간 적다 싶게 받아서,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정갈한 마음에 도움이 된다. 소화가 잘 되어야 앉아 있기에 거북하지도 않고 졸립지도 않다. 잠도 6시간이면 충분하다. 생각을 적게 하고 언행을 절제하면 심신이 그다지 피곤하지 않은 까닭에 잠을 다소 적게 자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참선수련회의 모든 과정은 이러한 점들이 충분히 배려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잊어버리고 그저 남들 먹을 때에 함께 먹고, 잘 때에 자고, 좌선할 때 좌선하고, 절할 때 절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수행이 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아무쪼록 자기를 드러내려 하지 말고 그저 대중 속에 묻혀 하나가 되십시오. 그것이 무아(無我)를 체험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좌선을 할 때에는 고요한 곳에서 두터운 방석을 깔고 하라. 허리띠는 느슨하게 매고, 몸가짐을 단정히 한 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다. 바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쪽 발을 바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는다. 반(半)가부좌를 하는 것도 무방하지만 이때 왼쪽 발로 바른쪽 발을 누르도록 한다.

다음으로, 바른쪽 손을 왼쪽 발 위에 놓고, 왼쪽 손바닥을 바른쪽 손바닥 위에 놓는다. 두 엄지손가락 끝을 서로 맞대고, 서서히 허리를 편 다음 전후 좌우로 몇 번 움직여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는다.

왼쪽으로 기울거나 바른쪽으로 기울거나 앞으로 구부리거나 뒤로 넘어가게도 하지 말고, 허리와 척추, 머리와 목을 똑바로 세워 그 모양이 부도(浮屠)와 같게 한다. 이때 몸을 너무 긴장시켜 호흡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귀와 어깨는 가지런히 하고, 코와 배꼽을 일직선상에 두며, 혀는 입천장에 대고, 입은 다문다. 눈은 반만 떠서 졸음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이와 같이하여 선정(禪定)을 얻으면 그 힘이 크게 넘칠 것이다.

옛날 선정을 닦던 스님들은 앉아서 항상 눈을 떴으며, 법운원통(法雲圓通)선사도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기를 "깜깜한 산의 귀신 굴이 된다"고 하였다. 여기 깊은 뜻이 있으니 통달한 사람은 알 것이다.

자세가 안정되고 호흡이 조절된 다음에는 아랫배에 지그시 힘을 주고, 일체의 선악을 생각하지 말라. 잡념이 일어나면 거기에서 곧 깨어날 것이니 깨어나면 곧 사라질 것이다. 오래도록 인연을 잊으면 저절로 조금 이루어질 것이니, 이것이 좌선의 요긴한 비법이다.

―《좌선의》―

좌선의 자세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허리와 머리를 곧게 펴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힘을 주어서도 안되고,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눈은 항상 뜨는 것이 수마(睡魔)를 제거하는데 필요하다. 간혹 앉기만 하면 아예 졸려고 작정한 듯이 눈을 감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절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참선인은 항상 성성적적(惺惺寂寂)해야 합니다. 성성히 깨어있으면서도 적적히 고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처음으로 좌선을 하는 사람은 흔히 다리가 아프고 망상이 불같이 일어나 괴로울 정도이다. 다리가 아프면 살며시 바꾸어 놓아도 무방하다. 망념이 일어나면 다만 망념인 줄 알아채면 저절로 사라지니, 절대로 붙들고 씨름할 필요가 없다. 번뇌는 우리가 똑바로 바라보면 도둑처럼 사라진다고 한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것은 육신이 살았다는 증거요, 망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마음이 살았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다리가 아프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고, 망상이 많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평상시에 밖으로만 치달리던 생각이 돌이켜 자신의 몸과 마음을 향하게 된 증거이니, 수행이 조금씩 되어가고 있다는 표시인 것이다.

호흡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나아가 상기병(上氣病) 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복식호흡을 권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