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증일아함경 제42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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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42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6. 결금품(結禁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공덕이 있으므로 여래는 비구들을 위해 금계(禁戒)를 말하는 것이다.
  열 가지 공덕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성중(聖衆)을 받들어 섬기게 되고, 화합하고 순종하게 하며, 성중을 안온하게 하고, 나쁜 사람을 항복 받으며, 부끄러워하는 비구들을 괴롭히지 않고, 믿지 않는 사람은 신근(信根)을 세우게 하며, 믿음이 있는 사람은 그 믿음을 더욱 더하게 하고,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고 후세의 온갖 번뇌의 병도 모두 없애며, 바른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고, 어떤 방편을 써야 바른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할까 하고 항상 사유하게 된다.
  비구들아, 이것이 열 가지 공덕으로서 여래가 비구들을 위해 금계를 연설하는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부디 방편을 구해 금계를 성취하여 빠뜨림이 없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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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성현이 사는 곳에 열 가지 일이 있어, 3세의 여러 성현들은 항상 그 안에서 사느니라.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곧 비구는 다섯 가지 일을 이미 버렸고, 여섯 가지 일을 성취하며, 한 가지 일을 항상 보호하고, 사부대중을 이끌어 보호하며, 약한 이를 보살피고, 평등하게 가까이 지내며, 번뇌 없는 곳으로 바로 나아가고, 몸의 행을 고요히 하며,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로 잘 해탈하는 것이니라.
  비구가 다섯 가지를 이미 버렸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5결(結)을 이미 끊었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를 이미 버렸다.
  비구가 여섯 가지 일을 성취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여섯 가지 중요한 법2)을 받든다. 이와 같이 비구는 여섯 가지 일을 성취한다.
  비구가 한 가지 일을 늘 보호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마음에서 번뇌 있음과 번뇌 없음, 함이 있음과 함이 없음을 항상 보호하여 열반의 문에 이른다. 이와 같이 비구는 늘 한 가지 일을 보호한다.
  비구가 사부대중을 이끌어 보호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4신족을 성취하여 이렇게 곧 사부대중을 이끌어 보호한다.
  비구가 약한 이를 보살핀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생·사의 모든 행이 이미 없어졌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약한 이들을 보살핀다.
  비구가 평등하게 가까이 지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3결(結)이 이미 없어졌다. 이것을 비구가 평등하게 가까이 지내는 것이라 한다.
  비구가 번뇌 없는 곳으로 바로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교
  
  
1)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권 71번째 소경인 「지법경(知法經)」이 있다.
2) 『증일아함경』 「육중품(六重品)」에 따르면 6근(根)으로 6경(境)을 인식할 때 기뻐하지도 근심하지도 않고 평정한 마음으로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머무르는 것을 여섯 가지 중요한 법[六重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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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을 없애버린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번뇌 없는 곳으로 바로 나아간다.
  비구가 몸의 행을 고요히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무명이 이미 없어졌다. 이와 같이 비구는 몸의 행을 고요히 한다.
  비구가 마음이 잘 해탈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애욕이 이미 다 없어졌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마음이 잘 해탈한다.
  비구가 지혜로 해탈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괴로움에 대한 진리와 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안다. 이와 같이 비구는 지혜로 해탈하느니라.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 일로서 바로 성현들이 사는 곳이다. 옛날의 성현들도 여기서 살았고, 살고 있고 또 장차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다섯 가지 일을 버리고,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며, 한 가지 법을 지키고, 사부대중을 이끌어 보호하며, 약한 이를 보살피고, 평등하게 가까이 지내며, 번뇌 없는 곳으로 바로 향하고, 몸의 행을 고요히 하며,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10력(力)을 성취하고 스스로 집착이 없음을 알아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면서 위없는 법 바퀴를 굴려 중생들을 제도하느니라.
  이른바 '이것은 색(色)이요, 이것은 색의 발생[色集]이며, 이것은 색의 소멸[色盡]이요, 이것은 색에서 벗어남[色出要]이다. 통(痛;受)·상(想)·행(行)도 마찬가지며, 이것은 식(識)이요, 이것은 식의 발생이며, 이것은 식의 소멸이요, 이것은 식에서 벗어남이다'고 관찰한다. 이것으로 인해 이것이 있
  
  
3)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14권 348번째 소경인 「십력경(十力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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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것이 생기면 이것이 생기느니라. 즉 무명(無明)을 인연해 행(行)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識)이 있으며, 식을 인연해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6입(入)이 있으며, 6입을 인연해 접촉[更樂]이 있고, 접촉을 인연해 느낌[痛]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해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해 집착[受]이 있으며, 집착을 인연해 존재[有]가 있고, 존재를 인연해 죽음[死]이 있으며, 죽음을 인연해 근심·걱정·괴로움·번민이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이 5음(陰)의 몸으로 인하여 이러한 법들이 발생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멸하면 곧 멸하고 이것이 없으면 곧 없다. 즉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며, 6입이 멸하면 접촉이 멸하고,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며,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하고, 애욕이 멸하면 집착이 멸하며, 집착이 멸하면 존재가 멸하고, 존재가 멸하면 죽음이 멸하며, 죽음이 멸하면 근심·걱정·괴로움·번민이 모두 없어지느니라.
  비구들아, 알라. 내 법은 매우 넓고 커서 끝이나 밑이 없으며 모든 의심을 끊고 바른 법에 안온히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선남자와 선여인은 부지런히 마음을 써서 빠뜨림이 없게 하고, 설사 몸이 마르고 무너진다 하더라도 정진하는 행을 버리지 말며, 마음을 잡아매어 잊지 않도록 하라. 괴로운 법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라. 지금 여래가 현재 범행을 잘 닦듯이 한적한 곳을 즐겨 고요히 생각하면서 두타의 행을 버리지 말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관찰할 때에는 그 미묘한 법을 깊이 사유하고 또 두 가지 뜻을 살피며, 게으름 없이 행해 결과를 성취하여 감로와 같은 완전한 소멸의 경지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비록 남에게서 의복·음식·침구·병에 맞는 의약품 등의 공양을 받더라도 그들의 수고를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로 하여금 그 보답을 얻게 하는 것이고,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예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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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10력(力)을 성취하고, 4무소외(無所畏)5)를 얻어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느니라.
  10력이란 무엇인가? 이에 여래는 옳은 것도 사실 그대로 알고 그른 것도 사실 그대로 안다. 또 여래는 어디서나 다른 중생들이 인연에 의하여 받는 그 과보를 안다. 또 여래는 여러 가지 계(界)와 여러 가지 지(持)과 여러 가지 입(入)을 사실 그대로 안다. 또 여래는 여러 가지 해탈과 한량없는 해탈을 사실 그대로 안다. 또 여래는 다른 중생들의 지혜의 많고 적음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또 여래는 다른 중생들의 마음속 생각을 사실 그대로 안다. 즉 욕심이 있으면 욕심이 있는 줄을 알고,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는 줄을 안다. 성내는 마음이 있으면 성내는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성내는 마음이 없으면 성내는 마음이 없는 줄을 안다. 어리석은 마음이 있으면 어리석은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어리석은 마음이 없으면 어리석은 마음이 없는 줄을 아느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안다.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집착하는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면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안다. 어
  
  
4)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26권 684번째 소경인 「십력경(十力經)」과 『잡아함경』 제 26권 701번째 소경인 「여래력경(如來力經)」, 당(唐) 시대 물제제서어(勿提提犀魚)가 한역한 『불설십력경(佛說十力經)』, 송(宋) 시대 시호(施護) 등이 한역한 『불설불십력경(佛說佛十力經)』, 송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신해지력경(佛說信解智力經)』이 있다.
5) 4무외(無畏)라고도 하며, 설법함에 있어 두려움이 없게 하는 네 가지로서 "나는 일체법을 깨달았다"고 자신하는 일체지무소외(一切智無所畏), "나는 일체의 번뇌를 완전히 끊었다고"고 자신하는 누진무소외(漏盡無所畏), "수행의 장애를 이미 다 설하였다"고 자신하는 설장도무소외(說障道無所畏), "고통을 벗어나는 길을 이미 다 설하였다"고 자신하는 설진고도무소외(說盡苦道無所畏)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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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러운 마음이 있으면 어지러운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어지러운 마음이 없으면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줄을 안다. 흐트러지는 마음이 있으면 흐트러지는 마음이 있는 줄을 알고, 흐트러지는 마음이 없으면 흐트러지는 마음이 없는 줄을 안다. 마음이 좁으면 마음이 좁은 줄을 알고, 마음이 좁지 않으면 마음이 좁지 않은 줄을 안다. 마음이 넓으면 마음이 넓은 줄을 알고, 마음이 넓지 않으면 마음이 넓지 않은 줄을 안다. 한량없는 마음이면 한량없는 마음인 줄을 알고, 한량이 있는 마음이면 한량이 있는 마음인 줄을 안다. 안정된 마음이면 안정된 마음인 줄을 알고, 안정되지 않은 마음이면 안정되지 않은 마음인 줄을 안다. 해탈한 마음이면 해탈한 마음인 줄을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면 해탈하지 않은 마음인 줄을 아느니라.
  또 여래는 나아가는 모든 마음의 길을 안다. 1생·2생·3생·4생·5생·10생·50생·1백 생·천 생·억백천 생·한량없는 생과 이루어지는 겁·무너지는 겁을 알며, 한량없이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 동안에 '나는 옛날 저기서 태어났다. 이름은 이러했고, 자는 이러했으며, 어떤 음식을 먹었다.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겪었으며, 수명은 얼마나 길고 짧았으며, 여기서 죽어 저기서 태어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서 태어났다'는 등 이러한 무수한 전생 일을 스스로 기억하느니라.
  또 여래는 중생들의 나고 죽는 곳을 안다. 천안(天眼)으로 중생들을 관찰하여 심은 행에 따른 좋은 몸과 나쁜 몸,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를 다 아느니라. 즉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성현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의 업을 지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고 성현을 비방하지 않으며 항상 바른 소견을 행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이것이 이른바 천안이 청정하여 중생들이 나아가는 행을 관찰한다는 것이니라.
  다시 여래는 번뇌가 없어지고 번뇌가 없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삶과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이것이 이른바 '여래는 10력이 있고, 집착이 없으며, 네 가지 두려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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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얻어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쳐 법륜을 굴린다'는 것이니라.
  여래가 얻은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이란 무엇인가? 여래는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다고 말하려 하는데, 만일 어떤 중생이 그저 지식이 있는 자라고 말하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또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하늘이나 혹은 하늘의 악마가 찾아와 번뇌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 자라고 말하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그것이 잘못이기 때문에 여래는 곧 안온을 얻느니라.
  또 내가 연설하는 법은 성현들이 괴로움을 벗어나는 길로서 사실 그대로 괴로움을 끝까지 다하는 것인데,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하늘이나 하늘의 악마가 찾아와 괴로움을 끝까지 다하지 못한다고 말하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그것이 잘못이기 때문에 여래는 곧 안온을 얻느니라.
  또 내가 말하는 안의 법[內法]이란 나쁜 세계에 떨어뜨리는 것인데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찾아와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니라.
  만일 어떤 외도 이학이 '저 사문 구담은 어떤 힘이 있고 어떤 두려움이 없기에 스스로 집착이 없는 가장 높은 이라고 일컫는가'고 말하거든 너희들은 이 10력을 가지고 그들에게 대답하라.
  또 만일 어떤 외도 이학이 다시 '우리도 10력을 성취하였다'고 말하거든 너희 비구들은 다시 그들에게 '너는 어떤 10력을 가졌느냐'고 물어보아라. 그 때 그 외도 이학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결국 의혹만 더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여래를 제외하고는,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었다고 스스로 일컬을 수 있는 어떤 사문 바라문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10력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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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라의 일을 가까이 하면 열 가지 잘못[非法]이 있다.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에 어떤 이가 나라를 모반할 마음을 일으켜 국왕을 죽이려 하고, 그 음모로 말미암아 국왕이 죽는 일이 생긴다고 하자. 그러면 그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문 도사가 자주 내왕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대신이 반역을 일으켰다가 왕에게 붙잡혀 모두 죽게 되면 그 백성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문 도사가 자주 내왕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두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에 간섭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나라에서 재물이나 보배를 잃어버리면 재물을 맡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보물은 내가 늘 지키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여기 들어온 일이 없다. 반드시 저 사문이 가져갔을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에 간섭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나이가 한창 젊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국왕의 딸이 마침 아이를 배게 되면 그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곳에 다른 사람은 내왕한 일이 없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네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국왕이 중병을 앓다가 다른 사람의 약에 중독이 되면 그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곳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다섯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국왕과 대신들이 서로 다투게 되면 그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저 대신들이 본래는 서로 화합하였는데 지금은 서로 다툰다. 이것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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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소행이 아니다. 반드시 저 사문 도사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여섯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국왕이 본래는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백성들과 재물을 나누었는데 뒤에 갑자기 인색해져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국왕은 본래 보시하기를 좋아하였는데 지금은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보시할 마음이 없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여덟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국왕이 항상 올바른 법도로 백성들로부터 재물을 거두다가 뒤에 다시 잘못된 법도로 백성들의 재보(財寶)를 거두면 그 백성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국왕은 본래 법도에 따라 백성들로부터 재보를 거두었는데 지금은 잘못된 법도로 백성들의 재보를 거둔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소행일 것이다.'
  이것이 아홉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또 그 나라 인민들이 모두 역병을 앓게 된다면 그것은 모두 전생의 인연인데, 그 백성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전에는 병이 없었는데 지금은 모두 병에 걸려 시체가 길에 넘친다. 이것은 반드시 저 사문의 주술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열 번째 잘못으로서, 나라 일을 가까이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 잘못으로서, 나라 일에 간섭할 때 생기는 재앙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나라 일에 가까이할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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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국왕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하고 또 도적이 많을 것이다.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때로 국왕이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조그만 일로도 곧 화를 내고 의리(義理)를 살피지 않는 것이다. 만일 왕이 이 첫 번째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하고 나라에 도적이 넘칠 것이다. 또 그 왕이 재물을 탐착하여 보시하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국왕이 두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람 됨됨이가 포악하여 자애로운 마음이 없다면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그 왕이 인민들을 억눌러 함부로 가두고 그들이 감옥에서 나올 기약이 없다면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법도가 없고 대신들 또한 바른 행을 살피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다섯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남의 여자를 탐하고 제 아내를 멀리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그 왕이 여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술을 좋아하고 즐겨 나라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일곱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노래와 춤과 놀이를 좋아하여 나라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덟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늘 병에 시달리며 건강한 날이 없다면 이것이 이른바 아홉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국왕이 충성스럽고 효성스런 신하를 믿지 않아 심복이 적고 튼튼한 대신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국왕이 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는 것이니라.
  이제 비구들도 그와 같다. 만일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선의 근본인 공덕이 늘지 않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만일 비구가 계율을 지키지 않고 또 공경하고 정성스러운 마음도 없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첫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이르러야할 궁극적 존재를 얻지 못할 것이다. 또 비구가 부처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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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 섬기지 않고 진실한 말을 믿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두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또 비구가 법을 받들어 섬기지 않고 여러 가지 계율을 빠뜨린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세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또 비구가 성중을 받들어 섬기되 항상 제 뜻을 낮추어 그들의 받아들임을 믿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네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또 비구가 이양(利養)에 탐착하여 마음에서 지워버리지 못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다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또 비구가 많이 배우지 않으며 부지런히 읽고 익히고 외우지도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여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비구가 착한 벗과 사귀지 않고 항상 나쁜 벗과 사귄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일곱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비구가 항상 일하기만 좋아하고 좌선할 생각을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덟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비구가 산수에 집착하여 길을 돌이켜 세속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법을 익히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의 아홉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또 비구가 범행 닦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더러운 것에 탐착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의 열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반드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니라.
  만일 국왕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에 국왕이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성을 내지 않으며 또 조그만 일로 해치려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첫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신하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그 말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두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해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법도에 맞게 재물을 거두고 잘못된 법도로 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남의 여자를 탐하지 않고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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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 자기 아내를 보호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다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술을 마시지 않아 마음이 거칠거나 어지럽지 않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실없이 웃으며 놀지 않고 외적을 항복 받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일곱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가 있다. 또 국왕이 법을 살펴 다스리며 끝내 왜곡시키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덟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신하들과 화목하며 다투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아홉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 국왕이 병이 없고 기력이 왕성하다면 이것이 이른바 열 번째 법으로서, 그는 오래 보존할 수 있느니라.
  만일 국왕이 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오래 보존할 것이요, 아무도 그를 어쩌지 못하리라.
  비구들도 그와 같아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천상에 태어날 것이니,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에 비구가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계율의 덕을 완전히 갖추어 바른 법을 범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첫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여래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두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법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하나도 범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세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성중을 공경히 받들며 게으른 마음이 없다면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아 이양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다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제 마음대로 하지 않고 항상 계법(戒法)을 따른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섯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사무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좌선하기를 좋아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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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한적한 곳을 좋아해 사람들 틈에서 살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여덟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나쁜 벗과는 사귀지 않고 항상 착한 벗과 사귄다면 이것이 이른바 아홉 번째 법을 성취한 것으로서, 그는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또 비구가 항상 범행을 닦으며 나쁜 법을 떠나고 많이 듣고 이치를 배워 그 차례를 잃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열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지옥에 들어가게 하는 열 가지 법답지 못한 행은 부디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열 가지 바른 법의 행을 받들어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6)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열성으로 걸식하러 들어가고 있었다. 이 때 그들은 생각하였다.
  '우리가 성에 들어가 걸식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 우리 저 외도 이학들을 찾아가 변론하자.'
  이 때 비구들은 외도 이학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 외도 이학들은 멀리서 이 사문들이 오는 것을 보고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모두 조용히 하라. 떠들지 말라. 사문 구담의 제자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 그리고 사문의 법에서는 고요한 사람을 칭찬한다. 우리의 바른 법을 저들
  
  
6)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17권 486번째 소경인 「일법경(一法經)」①, 487번째 「일법경」②, 488번째 「일법경」③, 489번째 「일법경」④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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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알도록 난잡하게 굴지 말자."
  그 때 비구들은 외도 이학들에게 가서 서로 문안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 외도들이 비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의 사문 구담이 제자들을 위해 그 미묘한 법을 말하면 너희 비구들은 그 모든 법을 이해하고 스스로 즐거이 노닐지 않는가? 우리도 제자들을 위해 이 미묘한 법을 설명하면서 스스로 즐거이 노닌다. 우리말과 너희들 말은 무엇이 다르며 어떤 차별이 있는가? 설법과 훈계는 꼭 같아서 다름이 없지 않는가?"
  이 때 비구들은 외도 이학들의 말을 듣고 좋다고 칭찬하지도 않고 나쁘다고 말하지도 않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이 때 비구들은 그들끼리 말하였다.
  "우리 이 문제를 가지고 세존께 가서 여쭈어 보자.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면 우리는 기억하여 받들어 행하자."
  그 때 비구들은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이 때 비구들은 있었던 일을 모두 세존께 아뢰었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 외도 이학들이 그런 문제로 묻거든 너희들은 이런 말로 대답하라.
  '하나의 주장·하나의 이치·하나의 연설에서 열의 주장·열의 이치·열의 연설이 있다. 이런 말을 할 때 여기에는 어떤 뜻이 있는가?'
  만일 너희들이 이런 말로 물으면 그들은 능히 대답하지 못하고, 그 외도 이학들은 결국 의혹만 더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이것은 그들이 가진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나는 여래와 나로부터 들은 여래의 제자를 제외하고는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어떤 하늘이나 사람·악마·하늘의 악마·제석·범천왕도 보지 못하였다. 그들은 이것을 논하지 못한다.
  하나의 주장·하나의 이치·하나의 연설이라고 나는 그 이치를 설명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즉 일체 중생은 음식[食]으로 말미암아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므로 비구가 평등하게 싫어하고 평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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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하며 평등하게 관찰하고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이것은 꼭 같은 이치로서 둘이 아니다. 하나의 주장·하나의 이치·하나의 연설이라고 내가 설명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둘의 주장·둘의 이치·둘의 연설이라고 나는 그 이치를 설명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명(名)과 색(色)이 있다. 명(名)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느낌[痛;受]·생각[想]·기억[念]·접촉[更樂]·사유(思惟)이니, 이것을 명(名)이라 한다. 그 어떤 것을 색(色)이라 하는가? 4대와 4대로 만들어진 색이니, 이것을 색(色)이라 한다. 이런 이유로 색이라고 하는 것이다. 둘의 주장·둘의 이치·둘의 연설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내가 지금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만일 비구가 평등하게 싫어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평등하게 관찰하고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무슨 이유로 셋의 주장·셋의 이치·셋의 연설이라고 그 이치를 설명하는가? 이른바 세 가지 느낌[痛]이 있으니, 세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다. 어떤 것이 즐거운 느낌인가? 이른바 마음속에 즐거운 생각이 떠오르고 또 혼란스럽지도 않은 것이니 이것이 즐거운 느낌이다. 어떤 것이 괴로운 느낌인가? 이른바 마음속이 어지러워 전일하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을 사유하는 것이니 이것이 괴로운 느낌이다. 어떤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인가? 이른바 마음속에 괴로운 생각도 즐거운 생각도 없으며, 또 전일(專一)한 것도 아니요 어지러운 생각도 아니며, 법이나 법 아닌 것도 사유하지 않고 항상 스스로 고요하여 마음의 활동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라 한다. 이것을 세 가지 느낌이라 하느니라.
  만일 비구가 평등하게 싫어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평등하게 관찰하고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셋의 주장·셋의 이치·셋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무슨 이유로 넷의 주장·넷의 이치·넷의 연설이라고 그 이치를 또 설명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진리를 말한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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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란 무엇인가? 이른바 태어나는 괴로움·늙은 괴로움·병드는 괴로움·죽는 괴로움·근심과 슬픔과 번민의 괴로움·원수와 만나는 괴로움·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구하여 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集諦]인가? 이른바 애욕의 근본이 욕심과 어울리는 것이니 이것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이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盡諦]인가? 이른바 애욕이 남김없이 완전히 다하고 다시는 생기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이다. 어떤 것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苦出要諦]인가? 이른바 현성의 8품도이다. 즉 바른 소견·바른 다스림·바른 말·바른 생활·바른 업·바른 방편·바른 기억·바른 삼매이니 이것을 8품도라 한다.
  만일 비구가 평등하게 싫어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하고 평등하게 관찰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니라. 이것이 이른바 넷의 주장·넷의 이치·넷의 연설로서 내가 설명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지금 무슨 이유로 다섯의 주장·다섯의 이치·다섯의 연설을 말하는가? 이른바 5근(根)이니라.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신근(信根)·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이다.
  신근(信根)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현성의 제자[賢聖弟子]로서 여래의 도법을 믿고, 그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중우(佛衆祐)라고 하는 이가 세상에 출현한 것을 믿는 것이니, 이것을 신근이라 하느니라. 정진근(精進根)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몸과 마음과 뜻이 모두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여 선하지 않은 법은 없애고 선한 법은 더욱 자라게 하여 항상 마음에 잡고 있는 것이니, 이것을 정진근이라 한다. 염근(念根)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염근이란 외운 것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두어 모두 지녀 잃어버리지 않으며, 함이 없는 법이나 번뇌 없는 법을 끝내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염근이라 한다. 정근(定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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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정근이란 마음속에 어지러움이 없고 여러 가지 생각이 없으며 언제나 그 뜻이 전일한 것이니, 이것을 삼매근(三昧根)이라 한다. 지혜근(智慧根)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괴로움을 알고 그 발생을 알며 그 소멸을 알고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아는 것이니, 이것을 지혜근이라 한다. 이것을 5근이라 하느니라.
  비구가 이 가운데서 평등하게 해탈하고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니라. 내가 설명하는 다섯의 주장·다섯의 이치·다섯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무슨 이유로 여섯의 주장·여섯의 이치·여섯의 연설을 말하는가? 이른바 여섯 가지 중요한 법이니라. 여섯 가지란 무엇인가? 이에 비구는 항상 몸으로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여 혹 고요하고 깨끗한 방안에 있더라도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이어서 높일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며, 늘 남과 화합한다. 이것이 비구의 첫 번째 중요한 법이다. 또 입으로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여 마침내 거짓이 없고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면 이것은 두 번째 중요한 법이다. 또 뜻으로 자애로움을 행하여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면 이것이 세 번째 중요한 법이다. 또 만일 법다운 이양을 얻어 발우에 남은 것이 있으면 여러 범행인(梵行人)들에게 평등한 마음으로 베풀어준다. 이것이 네 번째 중요한 법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한 것이다. 또 계율을 받들어 지키고 빠뜨림이 없어 성인이 귀히 여길 만하면 그것은 다섯 번째 중요한 법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한 것이다. 또 바른 소견으로 성현들의 벗어나는 길을 얻어 괴로움을 벗어나고 뜻이 어지럽지 않으며 여러 범행인들과 같이 그 행을 닦으면 이것이 여섯 번째 중요한 법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한 것이니라.
  그 때 비구가 평등하게 싫어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평등하게 그 이치를 분별한다면 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여섯의 주장·여섯의 이치·여섯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무슨 이유로 일곱의 주장·일곱의 이치·일곱의 연설을 말하는가? 이른바 식(識)이 머무르는 일곱 곳이니라.
  일곱 가지란 무엇인가?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생각에 여러 가지 몸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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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고 있으니 이른바 하늘과 사람들이다. 또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몸에 한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범가이천(梵迦夷天)으로 맨 처음 태어났을 때이다. 또 어떤 중생은 한 가지 생각에 한 가지 몸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광음천(光音天)이 바로 그들이다. 또 어떤 중생은 한 가지 몸에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변정천(遍淨天)이 바로 그들이다. 또 어떤 중생은 허공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공처천(空處天)이 바로 그들이다. 또 어떤 중생들은 식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식처천(識處天)이 바로 그들이다. 또 어떤 중생은 아무 것도 없는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불용처천(不用處天)이 바로 그들이다. 또 어떤 중생은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한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유상무상천(有想無想天)이 바로 그들이니라.
  비구들아, 이것이 식(識)이 머무르는 일곱 곳이다. 비구가 거기서 평등하게 해탈하고……(내지)……평등하게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일곱의 주장·일곱의 이치·일곱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여덟의 주장·여덟의 이치·여덟의 연설이라고 설명하는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말하는가? 이른바 세상의 여덟 가지 법으로서 그것은 세상을 따라 윤회하게 하는 것이니라.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이익·손실·헐뜯음·찬양·칭찬·꾸짖음·괴로움·즐거움이니, 이것이 세상을 따라 윤회하게 하는 세상의 여덟 가지 법이니라. 만일 비구가 거기서 평등하게 해탈하고……(내지)……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여덟의 주장·여덟의 이치·여덟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아홉의 주장·아홉의 이치·아홉의 연설이라고 설명하는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말하는가? 이른바 중생이 사는 아홉 곳이니라.
  아홉 곳이란 무엇인가?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몸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하늘과 사람들이다.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몸에 한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범가이천으로 맨 처음 태어났을 때이다. 어떤 중생은 한 가지 생각에 한 가지 몸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광음천이 바로 그들이다. 어떤 중생은 한 가지 몸에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변정천이 바로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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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어떤 중생은 허공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공처천이 바로 그들이다. 어떤 중생은 식(識)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식처천이 바로 그들이다. 어떤 중생은 아무 것도 없는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불용처천이 바로 그들이다. 어떤 중생은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유상무상천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생각이 없는 중생과 거기서 태어나는 중생들을 합해 식(識)이 머무르는 아홉 곳이라 하느니라.
  거기서 비구가 평등하게 해탈하고……(내지)……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아홉의 주장·아홉의 이치·아홉의 연설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무슨 이유로 열의 주장·열의 이치·열의 연설을 말하는가? 이른바 열 가지 생각이다. 즉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비구스님들을 생각하고, 계율을 생각하며, 보시를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며, 휴식을 생각하고, 호흡을 생각하며, 몸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생각이라 하느니라.
  만일 비구가 평등하게 해탈하고……(내지)……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비구들아, 열의 주장·열의 이치·열의 연설이란 이와 같으니, 이처럼 비구들아, 하나에서 열까지 이르느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만일 외도 이학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얼굴빛을 자세히 보지도 못하겠거늘 하물며 대답하려 하겠는가? 이런 이치를 이해하는 비구가 있다면 그는 현세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될 것이다. 또 만일 비구·비구니가 이 이치를 10년 동안 사유한다면 그는 반드시 두 가지 과위를 성취할 것이니 아라한이 되거나 아나함이 될 것이다.
  비구가 10년은 고사하고 1년 동안만이라도 이 이치를 사유한다면 그도 반드시 두 과위를 성취하여 마침내 중간에 물러남이 없을 것이다. 비구가 1년 동안 사유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사부대중이 열 달이나 혹은 한 달 동안만이라도 이 이치를 사유한다면 그들도 반드시 두 과위를 성취하고 중간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한 달은 고사하고 만일 사부대중이 이레 동안만이라도 이 이치를 사유한다면 그들도 반드시 두 과위를 성취하여 마침내 의심이 없을 것이다."
  
[1149 / 1393] 쪽
  그 때 아난이 부처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치고 있다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은 너무도 심오합니다. 만일 어디에 머물건 이 법을 가진 자가 있다면 곧 여래를 만나는 것인 줄 알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열 가지 법의 진리'이니 이렇게 기억하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난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 열 가지 생각을 수행하면 곧 번뇌를 없애 신통을 얻고, 몸으로 증득하여 차츰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흰 뼈라는 생각[白骨想]·시퍼런 어혈덩어리라는 생각[靑瘀想]·썩어서 부풀어오른다는 생각[膖脹想]·소화되지 않은 음식이라는 생각[食不消想]·핏덩어리라는 생각[血想]·뜯어 먹힌다는 생각[噉想]·영원하고 영원하지 않다는 생각[有常無常想]·탐욕스럽게 먹는다는 생각[貪食想]·죽는다는 생각[死想]·모든 세상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一切世間不可樂想]이니라.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 생각을 닦으면 번뇌가 없어져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니라.
  또 비구들아, 이 열 가지 생각 중에서 '모든 세상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가장 제일이다. 왜냐 하면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수행하는 사람과 믿음을 가지고 법을 받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두 종류의 사람은 반드시 차례를 뛰어넘어 진리를 증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1150 / 1393] 쪽
  그러므로 비구들아, 만일 나무 밑이나 고요한 곳이나 한데 앉게 되거든 이 열 가지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오늘 비구들을 위하여 열 가지 생각[十想]이란 법을 말씀하시고 '그것을 능히 닦는 사람은 모든 번뇌를 끊고 번뇌가 없는 행을 성취할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저와 같은 사람은 그런 생각을 닦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욕심이 많아 몸과 마음이 불꽃같아서 고요히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깨끗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더럽다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영원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상하다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나[我]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가 없다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즐거워할 만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왜냐 하면 만일 비구가 깨끗하다는 생각을 사유하면 곧 욕심이 불꽃처럼 일어나고, 더럽다는 생각을 사유하면 곧 욕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욕심은 똥 무더기처럼 더럽고, 욕심은 앵무새처럼 말이 많으며, 욕심은 저 독사처럼 은혜를 갚을 줄 모르고, 욕심은 햇볕에 녹는 눈처럼 허망하다. 그러므로 시체를 무덤 사이에 버리듯 그것을 버려라. 욕심은 독을 품은 뱀처럼 스스로를 해치고, 욕심은 짠물을 마셨을 때처럼 싫어할 줄을 모르며, 욕심은 강물을 삼켜버리는 바다처럼 채워지기 어렵고, 욕심은 나찰의 마을처럼 매우 두려운 것이며, 욕심은 마치 원수와 같으니 항상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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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이 그래도 맛있는 것은 칼에 발린 꿀과 같고, 욕심은 사랑할만한 것이 못되는 것은 길에 버려진 해골과 같으며, 욕심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뒷간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고, 욕심이 참되지 못한 것은 속에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찬 화병이 겉은 번듯한 것과 같으며, 욕심이 튼튼하지 못한 것은 거품덩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야, 마땅히 탐욕을 멀리 떠날 것을 생각하고, 더럽다는 생각을 깊이 사유해야 하느니라. 이제 너는 기억하라. 너는 옛날 가섭 부처님 밑에서 열 가지 생각을 받들어 행했었다. 지금 거듭 열 가지 생각을 깊이 사유하면 번뇌에서 곧 마음이 해탈할 것이니라."
  그 때 비구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였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려 발 아래에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랫동안 어리석고 미혹하였습니다. 여래께서 친히 열 가지 생각을 말씀해 주시니 이제야 멀리 여의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제 스스로 참회하오며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무거운 죄를 살피시고 미치지 못했던 것을 용서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의 참회를 들어 준다. 다시는 범하지 말라. 여래가 너를 위해 열 가지 생각을 설명하였는데 너는 그것을 기꺼이 받들어 가지려하지 않았었느니라."
  이 때 그 비구는 세존의 교훈을 듣고 한적한 곳에서 자신을 이겨내며 사유하였고, 족성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위없는 범행을 닦는 목적대로 그 소원을 이루고자 하였고, '삶과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래서 그 비구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결금(結禁)과 성현거(聖賢居)와
  이력(二力)과 십념(十念)에 대해 설하셨고
  친국(親國)과 무가애(無罣礙)와
  십륜(十輪)과 관상(觀想)에 대해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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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생각[十念]이 있다. 그것을 자세히 분별하여 수행하면 욕계의 욕망·색계의 욕망·무색계의 욕망·교만·무명을 모두 끊을 것이다.
  열 가지 생각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비구스님을 생각하고, 계율을 생각하며, 보시를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며, 지관을 생각하고, 호흡[安般]을 생각하며, 몸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어떤 중생이든 이 열 가지 생각을 수행하면 욕계의 욕망·색계의 욕망·무색계의 욕망·일체의 무명·교만을 모두 끊어 없앤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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