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禪要)

제이십이편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17:36

대중에게 보이는 말씀 (제이십이편)

 

 만일에 기한내에 깨닫고자 함을 의논할진대 사람이 눈을 가지고 우물을 메우는 것과 같아서

추위와 더위를 꺼리지 않으며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가로도 메우고 세로도 메우며 옭은것도 메우고 그른 것도 메우고 메워오고 메워감에

비록 설사 해가 지나가고 세월이 넘어가서 만겁의 천번을 몸을 바꿔 태어남에 이르더라도

그 중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우물을 메울수 있다는 것을 믿어서

마치고 또박또박 밝은 자리가 편안하며

화두를 잡아서 안정하고 의심을 지어 주인이 되게 하여

일찍이 한생각도 싫어하거나 여위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찍이 한 생각도 해태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찍이 한 생각도 반쯤 믿고 반쯤 의심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찍이 한생각 만족하기를 구하는 마음이 없을지니,

과연 능히 이러한 시절이 있으며 과연 능히 이러한 의지와 절개를 갖출진대

이 속에 이르러서 사람과 법이 함께 잊어지고 마음의 잠재의식의 작용이 함께 없어져서

형상이 죽은 고목나무, 썩은 나무와 같으며

뜻은 갓 태어난 아기, 어린아이와 같아서

홀연히 밀대가 눈 깜짝하는 사이에 끊어지고

눈 깜짝하는 사이에 꺼짐을 취하게 될 것이다.

 

 영가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대천 모래세계가 바다 가운데 거품이요

일체 성현이 번개가 떨침과 같다 하시니

삼십 방망이를 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일에 이 일을 말할진대 참구하매 번뇌가 없는 자리를 참구하며

깨달으며 번뇌가 없는 자리를 깨달으며

설하매 번뇌가 없는 가운데 설하매

행하매 번뇌가 없이 행하며

오매 번뇌가 없이 오며

가며 번뇌가 없이 갈지니

 

그러나 비록 이와 같으나 다시 모름지기 삼십년 노력하여야 비로소 옳다 어쩐 연고인가.

두뿔과 네발은 모두 지내 마쳤거니와 꼬리 꼴은 지내 얻지 못함이니라.

만일 이 일을 의논할진대 만길 되는 깊은 못 가운데에 한덩이 돌을 던짐과 같이 비유하여

최상승선의 화두를 타파하고 일체의 번뇌가 없어서 마침내 털끝만큼의 끊어짐이 없을지니,

진실로 이와 같이 공부에 힘을 쓰며 이와 같이 끊임이 없이하고 일주일 가운데에

만일 화두의심이 타파되어 일체 번뇌가 끊어짐이 없으면

고봉이 영원히 아비지옥에 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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