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세 사람의 화답시
부마도위 (駙馬都尉) 이준욱 (李遵勗) 은 석문 총 (石門睛聰) 선사에게 심요 (心要) 를 얻었는데, 게송 두 수를 지어 발운사 (發運使) 인 주정사 (朱正辭) 에게 보낸 적이 있다. 당시 허식 (許式) 이 회남 (淮南) 조운관 (漕運官) 으로 있었는데 주공이 허공에게 이공의 글을 보이고 함께 화답시를 짓자고 청하였다. 이공의 송은 다음과 같다.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며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난다.
學道須是鐵漢 著手心頭便判
여기에 두 사람이 화답했다.
비는 나무꾼을 재촉하여 집으로 가게 하고 (주)
바람은 고기배를 강언덕으로 밀쳐 보낸다 (허)
雨催樵子還家 (走)
風送漁舟到岸 (許)
그들이 부산 원 (浮山法遠) 선사에게도 화운 (和韻) 하기를 청하자 부산스님은 이렇게 읊었다.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며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난다
온 몸이 비록 눈알이라 하여도
또다시 붉은 용광로에 달굼질을 해야하리
저예는 나무에 부딪혀 밀명 (密命) 을 잃고*
예양은 몸을 감추려 숯을 삼켰네*
백로의 그림자 가을 강에 떨어지고
바람은 양 언덕에 갈대꽃을 날려오네.
學道須是鐵漢 着手心頭便判
通身寥是眼睛 也待紅爐再煆
鉏麑觸樹迷封 豫讓藏身呑炭
鷺賑影落秋江 風送蘆花兩岸
여러 사람이 이 송을 보고 크게 존경하였고 이준욱은 스스로 화운하였다.
참선을 하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고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나네
곧장 무상보리로 나아가
일체의 시비를 상관하지 말라.
參禪須是鐵漢 著手心頭便判
直趣無上菩提 一切是非莫管
지금은 오직 뒤에 지은 한 수만 전해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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