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67. 세 사람의 화답시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07:22
 



67. 세 사람의 화답시



부마도위 (駙馬都尉)  이준욱 (李遵勗) 은 석문 총 (石門睛聰) 선사에게 심요 (心要) 를 얻었는데, 게송 두 수를 지어 발운사 (發運使) 인 주정사 (朱正辭) 에게 보낸 적이 있다. 당시 허식 (許式) 이 회남 (淮南)  조운관 (漕運官) 으로 있었는데 주공이 허공에게 이공의 글을 보이고 함께 화답시를 짓자고 청하였다. 이공의 송은 다음과 같다.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며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난다.

學道須是鐵漢  著手心頭便判



여기에 두 사람이 화답했다.



비는 나무꾼을 재촉하여 집으로 가게 하고 (주)

바람은 고기배를 강언덕으로 밀쳐 보낸다 (허)

雨催樵子還家 (走)

風送漁舟到岸 (許)



그들이 부산 원 (浮山法遠) 선사에게도 화운 (和韻) 하기를 청하자 부산스님은 이렇게 읊었다.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며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난다

온 몸이 비록 눈알이라 하여도

또다시 붉은 용광로에 달굼질을 해야하리



저예는 나무에 부딪혀 밀명 (密命) 을 잃고*

예양은 몸을 감추려 숯을 삼켰네*

백로의 그림자 가을 강에 떨어지고

바람은 양 언덕에 갈대꽃을 날려오네.

學道須是鐵漢  着手心頭便判

通身寥是眼睛  也待紅爐再煆



鉏麑觸樹迷封  豫讓藏身呑炭

鷺賑影落秋江  風送蘆花兩岸



여러 사람이 이 송을 보고 크게 존경하였고 이준욱은 스스로 화운하였다.



참선을 하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고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나네

곧장 무상보리로 나아가

일체의 시비를 상관하지 말라.

參禪須是鐵漢  著手心頭便判

直趣無上菩提  一切是非莫管



지금은 오직 뒤에 지은 한 수만 전해오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