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65. 병에 맞게 약을 쓴다면 / 대혜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22:02
 

65. 병에 맞게 약을 쓴다면 / 대혜스님



엄양 (嚴陽) 존자는 조주 (趙州從) 선사를 친견한 사람인데 한 스님이 그에게 물었다.

ꡒ무엇이 부처입니까?ꡓ

ꡒ흙덩이다.ꡓ

ꡒ무엇이 불법입니까?ꡓ

ꡒ지진 〔地動〕 이지.ꡓ

ꡒ무엇이 스님입니까?ꡓ

ꡒ죽 먹고 밥 먹는 사람이다.ꡓ

ꡒ무엇이 신흥원 (新興院) 의 물입니까?ꡓ

ꡒ앞에 보이는 강물이다.ꡓ

이에 대하여 스님 (대혜) 이 말하였다.

ꡒ이런 법문은 마치 아이들의 장난처럼 보이지만 이런 법문에 들어갈 수 있어야만이 안락을 얻은 자이다. 진정스님*이 고금의 화두를 들어 말한 경지는, 설두선사보다 못하지 않은데도 그의 후손들은 전수받아 익혀오는 동안 도리어 궁색한 말꾼이 되고 말았다. 그저 한결같이, 옛사람은 어떻게 했을까? 진여 (眞如慕喆) 스님은 무어라고 한 마디를 던졌으며 양기 (楊岐方會) 스님은 무어라고 한 마디 했을까를 물을 뿐이다. 너희들은 쓸모없는 숱한 일에 신경쓰고 있지만 병을 고치는 데에는 당나귀나 낙타 등에 실은 많은 약이 필요치 않다. 병에 맞게 약을 쓴다면 울타리 밑에서 주운 한줄기의 약뿌리로 병을 고칠 수 있는데, 주사 (朱砂) 니, 부자 (附子) 니, 인삼이니, 백구 (白求)  따위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ꡓ